강아지 번역가, 숨만 쉬는 날들 15

너만 행복하면

by 강아지 번역가


고양이는 이부자리를 탈탈 털며 볼멘소리를 했다.

"완전 일개미네, 일개미야."


일하고 집에 들어오면

고목나무처럼 침대에 누워 있다가

아침이 되면 다시 일터로 향하는

자신의 처지에 한숨을 푹 내쉰다.


백수 중의 상백수인 강아지는

그런 고양이를 안쓰러운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고양이한테 도움이 되어야 할 텐데.'

강아지는 애꿎은 손가락만 만지작거린다.


다음 날 이른 아침.

강아지는 꿈나라에서 방방곡곡을 헤매고 다녔다.

갑자기 강아지 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운다.

다시 밤인가.

강아지는 눈을 비벼본다.


아침 일찍부터 밖에 나갈 채비를 마친 고양이가

강아지를 내려다보며 속삭였다.




"그래, 너만 행복하면 됐지."




고양이가 슬쩍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