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초신경병증으로 못 걷던 환자가 3개월 후 다시 걷기까지
왼쪽 오른쪽 발목저림 힘빠짐…
말초신경병증으로 못 걷던 환자가 3개월 후
다시 걷기까지 <미금역 신경과> 기적 같은 치료여정
올해 3월의 어느 날,
저는 진료실에서 평생 잊을 수 없는 순간을 마주했습니다.
휠체어를 타고 들어오시던 70대 남성 환자분이
3개월 만에 스스로 걸어서
진료실 문을 여는 모습을 보았을 때의 그 감동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안녕하세요.
발목 힘빠짐과 저림으로 고생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희망을 드리고 싶은 마음으로 이 글을 씁니다.
저는 제가 맛본 기적이 특이한 케이스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같은 기적을 보이고 싶은 거니까요.
저는 콕통증의학과 신경과 전문의 조성호입니다.
오늘은 특별한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단순히 의학적 정보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진료실에서 일어난 놀라운 회복 과정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어서요.
휠체어에서 시작된 여정
그날도 평소와 다름없이 진료를 보고 있었는데,
직원이 휠체어를 밀며 한 분을 안내해 들어왔습니다.
첫인상부터 심상치 않았어요.
70대 남성분이셨는데, 체중이 많이 빠져 보이시고
무엇보다 표정에서 깊은 절망감이 느껴졌습니다.
환자분이 입을 여시자마자 나온 첫 마디가
"선생님, 저는 이제 정말 끝인 것 같아요"였습니다.
자세히 들어보니 상황이 더욱 심각했어요.
췌장암으로 항암치료를 9차까지 받으신 상태였고,
그 이후부터 손발에 힘이 완전히 빠져버렸다고 하셨습니다.
✅ 침대에서 혼자 일어나는 것조차 불가능
✅ 가족의 부축 없이는 한 걸음도 움직일 수 없음
✅ 10kg 이상의 급격한 체중 감소
✅ 손발 저림과 함께 완전한 근력 상실
이런 상태로 몇 달을 지내오셨다고 하니,
환자분 뿐만 아니라 가족분들도 모두 지쳐 보이셨어요.
<Fig 1. 허리 MRI>
정확한 진단이 희망의 시작
우선 정확한 검사부터 시작했습니다.
항암치료 후 나타나는 신경 손상은
생각보다 복잡하고 다양한 양상을 보이거든요.
MRI와 근전도검사를 통해 확인된 결과는
'다발성 말초신경병증'이었습니다.
쉽게 말해서, 항암제가 암세포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손발 끝까지 이어지는 가느다란 신경들도
함께 손상을 받게 된 상황이었던 거죠.
환자분께 검사 결과를 설명드릴 때,
"그럼 이제 정말 나을 수 없는 건가요?"라고 물으시는
그 간절한 눈빛을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요.
그때 저는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아닙니다.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입니다."
체계적인 치료 계획, 그리고 작은 변화들
발목 힘빠짐과 저림을 동반한 말초신경병증은
단순히 한 가지 방법으로만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저희는 다음과 같은 단계별 접근을 시작했어요.
1️⃣ 통증 조절
우선 SI(초음파유도하) 주사치료로 극심한 통증을 줄여드렸습니다.
아픈 곳을 정확히 찾아서 직접 약물을 주입하는 방식이죠.
2️⃣ 약물 치료 병행
신경 재생을 돕는 약물과 함께 통증 조절 약물을 처방했습니다.
환자분의 전체적인 컨디션을 고려한 맞춤형 처방이었어요.
3️⃣ 전기 자극 치료(EST)
손상된 신경을 깨우는 전기 자극 치료를 병행했습니다.
처음에는 반응이 미미했지만, 점점 변화가 보이기 시작했어요.
4️⃣ 체계적인 재활 프로그램
가장 중요한 단계였습니다.
잃어버린 근력과 균형감각을 되찾는 과정이었거든요.
첫 주에는 정말 변화가 거의 없었어요.
환자분도, 가족분들도, 솔직히 저도
'과연 될까?'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2주차부터 작은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선생님, 어제 발가락을 조금 움직일 수 있었어요!"
환자분이 말씀하시던 그 순간,
저도 모르게 가슴이 뛰었습니다.
3월, 그가 말한 '두 번째 생일'
3개월이 지나는 동안 변화는 점진적이었지만 확실했습니다.
✔️ 1개월 차: 발가락 움직임 시작
✔️ 2개월 차: 발목에 조금씩 힘이 들어가기 시작
✔️ 2개월 반: 보조 기구를 잡고 몇 걸음 걷기 성공
그리고 3월의 어느 날,
환자분이 휠체어 없이 스스로 걸어서
진료실 문을 여는 모습을 보았을 때...
정말 눈물이 날 뻔했습니다.
환자분이 그때 하신 말씀이 지금도 생생해요.
해당 환자분과 찍은 사진입니다 ㅎㅎ
"선생님, 다시 걷기 시작한 이 3월이
제 생일 같은 날이에요.
정말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기분입니다."
그 순간 저는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위해 매일 진료실에 앉아 있는지
다시 한 번 확실하게 깨달았습니다.
이 환자분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는 중요한 점들이 있습니다.
� 포기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아무리 심각한 상태라도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충분히 회복 가능성이 있습니다.
� 정확한 진단이 치료의 출발점입니다
단순히 '나이 때문',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포기하지 말고 정확한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
�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통증 조절, 약물 치료, 재활 치료가
함께 이루어져야 최적의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 시간이 걸리더라도 꾸준히 해야 합니다
신경 재생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치료받는 것이 중요해요.
그런데 진료를 하다 보면 많은 분들이
"한쪽만 아픈데 왜 그럴까요?"라고 물어보십니다.
실제로 말초신경병증은
좌우 대칭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지만,
때로는 한쪽이 더 심하거나
한쪽에서만 시작되는 경우도 있어요.
이는 개인의 생활 패턴, 기존 질환,
신경 손상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한쪽 발목에만 증상이 있다고 해서
가볍게 넘기면 안 된다는 점입니다.
조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하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거든요.
지금 이 글을 읽는 분들께
발목 힘빠짐과 저림으로 고생하고 계신 분들,
그리고 가족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절망하지 마세요.
제가 직접 경험한 이 사례는
결코 특별한 경우가 아닙니다.
적절한 시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고,
체계적인 치료를 받으시면
충분히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습니다.
그 환자분은 지금도 정기적으로 병원에 오십니다.
이제는 건강 체크 차원에서 말이죠.
올 때마다 환한 웃음으로
"선생님 덕분에 제2의 인생을 살고 있어요"라고
말씀해 주시는데,
그럴 때마다 이 일에 대한 보람을 느낍니다.
여러분도 포기하지 마시고,
전문의와 함께 치료 계획을 세우시길 바랍니다.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콕통증의학과 신경과 전문의 조성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