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초신경병증 증상? 완치 가능할까요

휠체어 타고 들어온 환자의 <치료방법> 독점 공개

by 콕 선생님

벌써 몇 달이 지났는데도

그 날의 기억이 선명합니다.


휠체어를 타고 진료실에 들어오셨던 70대 환자분이

3개월 후, 스스로의 발로 걸어 들어오셨을 때

솔직히 저도 깜짝 놀랐거든요.


신경과를 전공하고,

10년 가까이 말초신경병증 환자분들을 만나오면서


가끔씩 이런 순간들이 있습니다.

어쩌면 의학적으로는 당연한 결과인데

환자분과 가족들에게는 기적 같은 순간들 말이죠.


저는 더 많은 기적을 환자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콕통증의학과 신경과 전문의 조성호입니다.


그림8.png


오늘은 그 환자분의 이야기를 통해서

말초신경병증이 정말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치료할 수 있는지

진료실에서 겪었던 경험을 솔직하게 풀어보려 합니다.


진료실에 휠체어 타고 들어오신 환자분


그분이 처음 오셨을 때는 정말 힘들어 보이셨어요.


췌장암으로 항암치료를 9차까지 받으신 상황에서

체중은 10kg 이상 빠지고

손발에는 전혀 힘이 들어가지 않는 상태였거든요.


환자분이 직접 말씀하시길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조차 혼자서는 불가능하고

집에서도 가족이 항상 부축해야만 움직일 수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진료실 문을 여는 것부터 직원들이 도와드려야 했을 정도니까

상태가 얼마나 안 좋았는지 짐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많은 분들이 이런 증상을 그냥 항암치료의 부작용이려니

포기해 버린다는 점입니다.


아니에요. 절대 그냥 넘어가면 안 되는 신호입니다.


일단 정확한 진단부터 해야겠더라고요.

MRI 촬영하고, 근전도검사까지 시행했는데

예상했던 대로 다발성 말초신경병증이 확진됐습니다.


그림9.jpg 촬영 일시: 2025.04.11

<Fig 1. 허리 MRI>


쉽게 말해서 항암제가 암세포만 공격하는 게 아니라

우리 몸의 정상적인 신경세포까지 손상시킨 거예요.


특히 손가락 끝과 발가락 끝의 가는 신경들이

거의 마비 수준으로 기능을 잃어버린 상태였습니다.


근전도 수치를 보면서도

'이 정도면... 정말 심각하네'

속으로 탄식이 나올 정도였어요 ;;


하지만 그래도 희망은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완전히 끊어진 건 아니고


손상된 신경이었거든요.

손상된 신경은 회복 가능성이 있어요.


치료 계획을 세울 때

환자분께 솔직하게 말씀드렸습니다.


시간이 좀 걸릴 거라고,

하지만 포기하지 말고 함께 해보자고.


1단계: 통증 조절

먼저 SI(초음파유도하) 주사치료로

극심한 저림과 통증부터 잡았습니다.

통증 때문에 재활치료 자체가 불가능했거든요.


2단계: 약물치료 병행

신경재생을 돕는 약물들과

신경병성 통증을 조절하는 약들을

환자분의 상태에 맞게 조합했어요.


3단계: 집중 재활치료

전기자극치료(EST)로 신경 회복을 촉진하고

물리치료사 선생님과 함께

근력 강화 운동을 단계적으로 진행했습니다.


그림10.jpg


솔직히 처음 한 달은 변화가 거의 없었어요.

환자분도, 가족분들도

'정말 나아질 수 있을까' 하는 표정이셨죠.


저도 내심 걱정했습니다.

혹시 너무 낙관적으로 본 건 아닐까 하고요.


그런데 2개월째부터

서서히 변화가 보이기 시작했어요.


기적 같은 변화의 순간들


가장 먼저 발목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정말 미세한 변화였어요.


발가락을 살짝 움직일 수 있는 정도?

그 다음 주에는 손가락 저림이 조금씩 줄어들더라고요.

환자분이 너무 신기해 하시는데 마음이 찡하더라고요 ㅜㅜ


그리고 3개월째가 되니까

정말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어느 날 오후 진료시간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는데

휠체어 소리가 안 들리는 거예요.


문이 열리면서 그분이

스스로 걸어서 들어오시는 모습을 봤을 때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환자분이 그러시더라고요.

이 날이 자신의 두 번째 생일이라고.


그림11.png


그 말을 들었을 때

왜 제가 이 일을 하고 있는지

다시 한 번 확실해졌어요.


말초신경병증, 정확히 알아야 이길 수 있다


이 환자분의 사례를 통해서

몇 가지 중요한 점들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첫째, 조기 진단이 핵심입니다.

많은 분들이 손발 저림을 단순한 혈액순환 장애로 생각하세요.

아니면 나이 때문이라고 포기해 버리시고요.


하지만 말초신경병증은


✔️ 당뇨병

✔️ 항암치료

✔️ 알코올 중독

✔️ 자가면역질환

✔️ 비타민 결핍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둘째, 포기하지 말아야 합니다.


신경은 다른 조직보다 회복이 느려요.

보통 한 달에 1mm씩 자란다고 보거든요.

그래서 최소 3-6개월은 꾸준히 치료해야 해요.


셋째, 다학제 접근이 중요해요.


신경과에서 정확한 진단을 내리고

통증의학과에서 통증을 조절하고

도수재활팀에서 기능 회복을 도와야 합니다.


혼자서는 한계가 있어요.

여러 전문과가 협력해야 최고의 결과를 낼 수 있습니다.


그림12.png [긴 진료 시간을 함께 해 주신 환자분입니다. ^^ 두 번째 생일을 축하해 줄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 뿐입니다.]



그 환자분이 걸어서 퇴원하시던 날

가족분들이 모두 울고 계시더라고요.


기쁨의 눈물이었겠지만

그동안 얼마나 힘드셨을지 생각하니

저도 덩달아 울컥했습니다.


지금은 직장에도 복귀하시고

예전 생활을 되찾으셨다고 연락 주시더라고요.


말초신경병증은 분명 어려운 질환입니다.

하지만 포기할 질환은 절대 아니에요.


정확한 진단과 체계적인 치료,

그리고 환자분의 꾸준한 의지가 만나면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 질환입니다.


만약 지금 손발 저림으로 고생하고 계시다면

혼자 끙끙 앓지 마시고

전문의와 상담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여러분도 다시 걸을 수 있습니다.

다시 일상을 되찾을 수 있어요.


그 순간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조성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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