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머리가 너무 아파요” 깨질듯 두통 온다면

<뇌MRI> 찍어도 답 안 나오던 이유 찾았어요

by 콕 선생님


지난주에 만난 한 환자분이 계속 머리에 남아있습니다.

30대 초반의 여성분이었는데, 오른쪽 뒤통수와 귀 쪽을 감싸며

"선생님, 정말 머리가 깨질 것 같아요... 이게 정상인가요?"

하며 힘들어하고 계시더군요.

사실 두통으로 응급실을 찾는 환자분들을 정말 많이 봐왔지만,

이분의 표정에서는 뭔가 다른 절망감이 느껴졌어요.

왜 이분은 일반 진통제로 낫지 않았을까요?

안녕하세요.


매일 신경과에는 많은 두통 환자분들이 옵니다.

이분들이 전부 다 같은 원인의 통증이면 좋겠지만…

신경과의 세계는 무궁무진하더라고요. ㅎㅎ

그래서 저는 그런 분들에게 희망과 진짜 치료법을

알려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강합니다.


블로그로는 처음 인사드리네요.

콕통증의학과 신경과 전문의 문주선입니다.


그림8.png

오늘은 제가 최근에 경험한 흥미로운 두통 사례 하나를

여러분과 공유해보려 합니다.

사실 이런 글을 쓰는 건 처음인데...

이 환자분의 이야기가 비슷한 고통을 겪고 계신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싶어서요.

원래 두통이 있던 사람이 더 위험하다?

그 환자분은 원래부터

두통이 자주 있는 편이라고 하셨어요.

"어릴 때부터 머리가 아픈 날이 많았는데,

그냥 제 체질인 줄 알았어요"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아, 이거 정말 위험한 생각입니다 ㅜㅜ

기존에 두통이 있던 분들이

오히려 더 조심해야 하는 이유가 있어요.

바로 '변화'를 놓치기 쉽기 때문이거든요.

이분도 마찬가지였어요.

몇 달 전부터 오른쪽 뒤통수와 귀 쪽 두통이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으로 심해지기 시작했다고 하시더라고요.

✅ 기존 두통: 전체적으로 조이는 듯한 느낌

✅ 새로운 두통: 오른쪽만 콕콕 찌르는 듯한 날카로운 통증

✅ 지속시간: 이전엔 하루 정도면 괜찮아졌는데, 이제는 며칠씩 계속

✅ 강도: 진통제를 먹어도 전혀 효과 없음

"선생님, 처음엔 그냥 스트레스 때문인 줄 알았어요.

회사 일이 많아져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통증은 더욱 심해졌고,

결국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가 되어서야

저희 병원을 찾아오신 거였어요.


그림9.jpg [저에게 사명은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환자분들의 통증 원인을 확실하게 파악하는 것. 그게 유일한 답이죠.]

뇌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사실 저도 처음 이분을 봤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이 그거였어요.

기존 두통 패턴이 갑자기 바뀌고,

특히 한쪽으로 집중되는 두통이 나타났다면...

당연히 뇌 문제를 배제해야죠.

"혹시 뇌에 뭔가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요?

인터넷에서 찾아보니까 뇌종양도... 그런 것도..."

환자분도 같은 걱정을 하고 계시더라고요.

가족분들도 얼굴 표정이 이상하게 굳어있다며

빨리 정밀검사를 받아보라고 재촉하셨다고 하고요.

그래서 저는 주저하지 않고 뇌 MRI를 권했어요.

"일단 가장 무서운 것부터 확인하고 넘어가죠.

걱정하는 것보다는 확실히 아는 게 낫잖아요?"

다행히 뇌 MRI 결과는 정상이었습니다.

뇌종양도, 뇌출혈도, 뇌경색도 없었어요.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죠.

뇌가 정상이라는 건 좋은 소식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두통 원인이 사라진 건 아니니까요.

이제 진짜 탐정 놀이가 시작된 거죠 ;;

저는 환자분의 두통 양상을 다시 한번 자세히 분석해봤어요.

✔️ 오른쪽 후두부(뒤통수)에서 시작

✔️ 귀 쪽으로 방사되는 통증

✔️ 목을 돌리거나 숙일 때 더 심해짐

✔️ 아침에 일어날 때 특히 심함

"혹시 목이 뻣뻣하거나 아픈 적 있으세요?"

"아... 그러고 보니 요즘 목이 좀 뻣뻣하긴 해요.

컴퓨터 작업을 많이 해서 그런 줄 알았는데..."

바로 이거였어요!


그림10.png

저는 곧바로 목 MRI를 추가로 촬영했고,

결과를 보는 순간 '아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부 경추(목뼈 윗부분)에서 디스크가 살짝 튀어나와 있었고,

주변 근육들이 심하게 경직되어 있었거든요.

목이 나쁘면 머리가 아플 수 있다고요?

"네? 목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는 말씀이세요?"

환자분이 정말 의외라는 표정으로 물어보시더라고요.

사실 이런 반응이 너무나 당연해요.

일반인들이 보기엔 목과 머리가 별개인 것처럼 느껴지잖아요?

하지만 의학적으로는 전혀 별개가 아닙니다.

우리 목 윗부분(상부 경추)에는

뇌로 가는 중요한 혈관들과 신경들이 지나가거든요.

여기서 문제가 생기면 뇌로 가는 혈류에 영향을 주고,

주변 근육들의 긴장이 머리까지 전달되면서

두통이 발생하게 되는 거죠.

특히 이분처럼 한쪽으로만 치우친 두통이 나타나는 경우,

목 문제를 반드시 의심해봐야 해요.

"그런데 선생님, 목은 별로 아프지 않았는데요?"

이것도 흔한 일이에요.

목 디스크 초기에는 목 자체의 통증보다는

두통이나 어깨 결림으로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놓치기 쉬운 거고요.

그림11.jpg

주사 치료가 도움이 될까요?

이제 원인을 찾았으니 치료해야죠.

저는 이분께 SI(초음파 유도하) 주사치료를 제안했어요.

"주사라고 하니까 무섭게 들리시죠?

하지만 초음파로 정확한 위치를 보면서 하는 거라

생각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이에요"

통증의학과 원장님 협진을 통해,

당일에 바로 받으실 수 있었죠.


그리고 일주일 정도 지나서,

추가로 약을 타러 오신 환자분은 웃고 계셨어요.


"선생님, 며칠 동안에 정말 오랜만에 푹 잤어요.

머리 아픈 거 때문에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있었는데..."

이런 순간이 있어서 의사 하는 거 같아요.

정말 뿌듯하더라고요 ㅜㅜ

왜 다른 곳에서는 못 찾았을까?

사실 이분은 저희 병원 오기 전에

다른 곳에서도 검사를 받아보셨대요.

"두통 전문 클리닉이라고 해서 갔는데,

스트레스성이라고 하면서 진통제만 주더라고요"

"편두통 약을 처방해줬는데

전혀 효과가 없었어요"

이게 현실이에요.

두통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정확한 원인 찾기인데,

많은 경우 증상만 보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림12.jpg 출처: Pain away Clinic



✅ 한쪽 머리 아픔 = 편두통?

✅ 스트레스 많음 = 긴장성 두통?

✅ MRI 정상 = 별 문제없음?

이런 단순한 공식으로 접근하면

진짜 원인을 놓치기 쉽습니다.

여러 전문의들이 함께 협진하면서

몸 전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봅니다.

머리만 보는 게 아니라 목도 보고,

목만 보는 게 아니라 어깨와 등도 함께 보는 거죠.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 중에도

비슷한 증상으로 고생하고 계신 분들이 있을 텐데요.

특히 이런 증상이 있다면 목 문제를 한번 의심해보세요.

1️⃣ 한쪽으로만 치우친 두통

2️⃣ 목을 돌리거나 숙일 때 더 심해지는 두통

3️⃣ 아침에 일어날 때 특히 심한 두통

4️⃣ 기존 두통 패턴이 갑자기 바뀐 경우

5️⃣ 어깨나 목 결림이 함께 있는 경우

물론 모든 두통이 목 때문은 아니에요.

하지만 의외로 많은 경우가 경추성 두통인데도

제대로 진단받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그림13.jpg

그 환자분이 마지막에 하신 말씀이 계속 기억에 남아요.

"선생님, 정말 감사해요.

뇌에 문제가 있는 줄 알고 얼마나 무서웠는데...

이렇게 간단히 해결될 줄 몰랐어요"

'간단히' 해결됐다고 하셨지만,

사실 그 뒤에는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있었던 거죠.

두통으로 고생하고 계신 분들께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냥 참지 마세요.

'원래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지 마세요.

분명히 원인이 있고, 해결방법도 있어요.

다만 정확한 진단을 받을 수 있는 곳에서,

경험 많은 의료진에게 제대로 된 검사와 치료를 받으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의 소중한 일상이 두통 때문에

무너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오늘도 건강하세요 :)

문주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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