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가 <대학병원> 인계받기까지
지난주 금요일 오후 4시쯤이었나요.
평소보다 유독 조용했던 진료실에
한 젊은 남성이 들어왔습니다.
신경계 통증은 여러 사유로 발생하다 보니,
20, 30대여도 저희 병원에 방문하시는 분이 많은 듯해요.
안녕하세요, 차분하게 환자분들을 돌보며
10년 넘게 신경계 질환과 씨름해 왔네요.
콕병원 신경과 전문의 조성호입니다.
오늘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얼굴경련현상, 왼쪽얼굴경련, 얼굴경련증상...
이런 키워드로 밤늦게 검색하고 계실 분들께
제가 실제 진료실에서 만난 환자분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들려드리고 싶어서입니다.
특히 이번 케이스는... 정말 인상 깊었거든요;;
처음엔 그냥 스트레스인 줄 알았는데
30대 직장인 환자분이 처음 저희 병원을 찾았을 때는
그냥 평범한 얼굴저림 환자인 줄 알았습니다.
며칠 전부터 왼쪽 얼굴과 혀, 잇몸이 저리고
감각이 둔해진다는 증상이었거든요.
처음 들었을 때 저도 솔직히
'아, 요새 젊은 사람들 스트레스 받아서 오는 그런 거구나'
싶었어요.
근데... 이게 아니더라고요 ㅠㅠ
환자분 말씀을 자세히 들어보니
혀의 감각이 많이 사라져서 음식 맛을 느끼기도 어렵고,
말하는 것도 불편해졌다고 하시는 거예요.
이 순간 제 머릿속에서 경고등이 켜졌죠…
일단 기본적인 검사들을 싹 돌렸습니다.
✅ 뇌 MRI
✅ MRA (뇌혈관 검사)
✅ 목 X-ray
그런데 결과가... 정상이더라고요.
이럴 때가 제일 난감해요.
환자는 분명히 증상이 있는데 검사상으로는 아무것도 안 나오니까요.
그래서 우선 약물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일단 증상부터 완화시켜보자는 생각이었죠.
근데 며칠 후에 환자분이 다시 오셨는데
표정이... 정말 심각하더라고요.
약 먹고도 증상이 나아지기는커녕
오히려 더 심해졌다는 거예요.
이제 잇몸까지 저림이 퍼졌다고 하시고,
왼쪽 얼굴과 혀의 감각이 70% 정도 사라졌다고...
발음도 어눌해졌다고 하셨어요.
이때 저는 확신했습니다.
'이건 단순한 말초신경 문제가 아니야'
10년 넘게 신경과 의사 해오면서 키운 직감이랄까요?
뭔가 더 큰 문제가 숨어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추가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 혈액 검사
✔️ 뇌 MRI CE (조영제 검사)
드디어 발견된 진짜 원인
추가 검사 결과를 보는 순간
제 등골이 오싹했습니다.
왼쪽 소뇌의 삼차신경 부위에서
이상 신호가 확인된 거예요.
이건... 중추신경계 문제나
심지어 종양 가능성까지 시사하는 소견이었습니다.
그 순간 환자분께 어떻게 설명드릴지
머릿속이 복잡해지더라고요 ㅠㅠ
이런 케이스는 저희 병원에서 단독으로 처리하기엔
너무 복잡하고 위험한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바로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로
긴급 의뢰를 진행했습니다.
환자분께는 솔직하게 말씀드렸어요.
지금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할 수 있으니
더 정밀한 검사와 치료가 필요하다고요.
얼굴경련현상, 단순하지 않은 이유들
이번 케이스를 통해서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얼굴경련증상이라고 해서 다 똑같은 게 아니라는 것을요.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얼굴경련현상은
✅ 스트레스성 안면경련
✅ 말초성 안면마비
이 정도인데...
실제로는 훨씬 다양하고 복잡한 원인들이 숨어있어요.
✔ 뇌혈관 질환
✔ 뇌종양
✔ 다발성경화증
✔ 삼차신경통
특히 왼쪽얼굴경련이 갑자기 시작되면서
감각 이상까지 동반된다면
반드시 정밀 검사를 받아보셔야 합니다.
사실 이런 케이스를 만날 때마다
의사로서 책임감이 무겁게 다가와요.
환자는 단순한 얼굴 저림 정도로 생각하고 오셨는데
실제로는 훨씬 심각한 문제가 숨어있을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항상 환자분들께 이렇게 말씀드려요.
"증상이 단순해 보여도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마세요"
특히 젊은 분들일수록
'설마 내가?' 하는 마음에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나이가 젊다고 해서 중한 병이 안 생기는 건 절대 아니거든요
언제 병원에 가야 할까?
실제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말씀드리면,
이런 증상들이 나타날 때는 꼭 병원에 오세요.
✔️ 갑자기 시작된 얼굴 한쪽의 감각 이상
✔️ 혀나 입술의 감각이 사라지는 느낌
✔️ 말하기가 어눌해지는 증상
✔️ 음식 맛을 못 느끼게 되는 경우
✔️ 며칠 지나도 나아지지 않는 얼굴 저림
특히 이런 증상들이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가 함께 나타난다면
더욱 빨리 병원을 찾아주세요.
검사는 왜 여러 번 해야 할까?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부분이에요.
처음 검사에서 정상으로 나왔는데
왜 또 검사를 해야 하냐고요.
이번 케이스가 정확히 그 답을 보여줍니다.
질병이라는 게 처음부터 검사에서
확연히 드러나는 경우만 있는 게 아니거든요.
특히 신경계 질환은
초기에 미미한 변화만 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명확해지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증상이 지속되거나 악화되면
추가 검사가 꼭 필요한 거죠.
저도 처음 검사에서 아무것도 안 나왔을 때
'혹시 제가 놓친 게 있나?' 하고
계속 신경이 쓰였거든요.
얼굴경련현상으로 고생하고 계시는 모든 분들께
증상이 가볍다고 해서 방치하지 마세요.
특히 왼쪽얼굴경련이나 감각 이상이 동반된
얼굴경련증상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한 분 한 분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진료할 것이고
혹시라도 놓칠 수 있는 부분은 없는지
항상 세심하게 살펴보겠습니다.
환자분의 빠른 회복을 위해
오늘도 최선을 다하는
콕병원 신경과 조성호였습니다.
P.S.
해당 환자분은 현재 상급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고 계시며
다행히 증상이 많이 호전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정말 다행이에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