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I 찍어 보셨을까요
오늘도 진료실 문을 열자마자 들려온 첫 마디.
"선생님... 옆구리가 너무 아파서 잠을 못 자겠어요."
벌써 오늘만 세 번째 듣는 말이었습니다.
안녕하세요.
매일 아침 진료실에서 환자분들의
다양한 통증 이야기를 듣다 보니,
정말 많은 분들이 옆구리 통증으로 고생하고 계시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됩니다.
원인 모를 옆구리 통증은 없습니다.
통증 질환이 맞다면, 허리를 쭉 펼 수 있을 때까지
도움을 드리고 싶은 저는,
콕통증의학과 통증 전문의 한예름입니다.
특히 요즘 들어서는 왼쪽 옆구리 뒤 통증,
오른쪽 옆구리 뒤 통증을 호소하시는 분들이 부쩍 늘었는데요.
그중에서도 옆구리가 찌릿하다며
응급실을 전전하다 저희 병원을 찾아오시는 분들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 이분들이 정말 알고 싶어하는 건 단순한 의학 정보가 아니구나.'
진료실에서 만난 30대 여성 환자 이야기
얼마 전 제가 만났던 한 환자분 이야기를 해드리고 싶어요.
30대 여성분이셨는데, 갑자기 심한 등통증과
옆구리통증으로 저희 병원을 찾아오셨어요.
사실 이분은 1년에 한 번씩 디스크 재발로
저희 병원을 찾아오시던 단골(?) 환자분이셨거든요 구구
그런데 이번엔 뭔가 달랐습니다.
환자분께서 하시는 말씀이,
"선생님, 평소 디스크가 아플 때는
왼쪽 다리가 저렸는데 이번에는 다리는 전혀 안 저려요.
대신에 등이랑 옆구리가 뻐근하고
근육통처럼 아파서 견딜 수가 없어요."
환자분도 본능적으로 느끼고 계셨던 거예요.
평소 디스크 통증과는 뭔가 다르다는 걸 말이죠.
정확한 진단을 위해 X-ray와 MRI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결과를 보는 순간, 저도 약간 의외였어요.
MRI상에서는 디스크 상태가 그렇게 심하지 않았거든요.
대신 후관절에 관절염 소견이 명확하게 보였습니다.
환자분께 결과를 설명해드렸을 때 반응이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아, 그래서 다리는 안 저리고 옆구리만 아팠구나!"
바로 이해하시더라고요.
사실 환자분들도 몸의 신호를 정말 정확하게 느끼고 계시거든요.
의사인 저보다도 더 섬세하게 말이에요.
디스크만 알고 있으면 놓치는 것들
대부분의 분들이 척추 통증 = 디스크라고 생각하시는데,
실제로는 훨씬 다양한 원인이 있어요.
✅ 후관절염 같은 관절 문제
✅ 근막통증증후군
✅ 늑간신경염
✅ 심지어는 내장기관 문제까지
특히 후관절염의 경우, 디스크처럼 다리 저림은 없지만
옆구리 뒤쪽으로 심한 통증을 유발할 수 있어요.
마치 누군가 옆구리를 꽉 조이는 것 같은,
뻐근하면서도 찌릿한 그런 통증 말이에요.
특히 진료실에서 왼쪽 옆구리 뒤 통증을 호소하시는 분들을 보면,
몇 가지 공통적인 패턴이 있어요.
1️⃣ 아침에 일어날 때 더 심해진다
밤새 같은 자세로 누워있다가 갑자기 움직이려고 할 때
통증이 확 치밀어 오르는 경우가 많아요.
2️⃣ 기침하거나 재채기할 때 찌릿하다
이때는 늑간신경 관련 문제를 의심해볼 수 있어요.
3️⃣ 특정 자세에서 통증이 심해진다
앞으로 숙이거나, 반대로 뒤로 젖힐 때
유독 아픈 경우가 많습니다.
치료 후 달라진 환자분의 모습
다시 그 30대 여성 환자분 이야기로 돌아가면,
후관절염에 맞는 치료를 시행한 후
정말 놀라울 정도로 호전되셨어요.
특히 CI(C-arm Intervention) 주사치료와 물리치료를 병행하니까
일주일 만에 통증이 확연히 줄어들더라고요.
지금은 경과관찰 중인데,
본인도 너무 만족해하시면서
"역시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네요"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사실 이런 순간들이 의사로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때예요.
환자분이 고통에서 벗어나시는 모습을 볼 때
"아, 내가 하는 일이 의미가 있구나" 싶거든요.
제가 이 이야기를 길게 풀어드린 이유는
정확한 진단이 얼마나 중요한지 말씀드리고 싶어서예요.
똑같은 옆구리 뒤 통증이라도
원인에 따라 치료법이 완전히 달라지거든요.
디스크인 줄 알고 디스크 치료만 받다가는
시간만 낭비할 수도 있어요 ;;
저희 콕병원에서는 영상의학과 전문의와 통증의학과 전문의가
함께 협진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내리고 있어요.
환자분 한 분 한 분의 증상을 꼼꼼히 들여다보고,
필요한 검사를 시행해서
가장 적합한 치료 방향을 찾아드리고 있습니다.
언제 병원에 가야 할까요?
진료실에서 자주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언제 병원에 가야 하나요?"예요.
제 경험상 이런 증상이 있으시면
미루지 마시고 병원에 오시는 게 좋아요.
� 3일 이상 지속되는 심한 통증
� 움직이기 힘들 정도의 통증
� 통증과 함께 발열이나 오한
� 다리 저림이나 힘빠짐이 동반되는 경우
특히 갑자기 시작된 심한 통증은
절대 가볍게 여기시면 안 돼요.
앞서 말씀드린 환자분도 처음에는
"며칠 참으면 나아지겠지" 하셨다가
결국 견디지 못해서 오셨거든요.
일찍 오셨다면 더 빨리, 더 쉽게 치료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어요.
그래도 잘 치료받으셔서 다행이지만요. ^^
오늘도 진료를 마치고 나니
참 많은 생각이 들어요.
환자분들이 아파서 오시는 걸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도 들고,
동시에 도움을 드릴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도 들고요.
무엇보다 환자분들이
본인의 몸에 대해 정확히 알고 계시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이런 글도 쓰게 되는 것 같고요.
혹시 지금 옆구리 뒤 통증으로 고생하고 계신다면,
혼자서 끙끙 앓지 마시고
전문의와 상의해 보시길 바라요.
정확한 진단만 내려진다면
생각보다 치료는 어렵지 않을 수도 있거든요.
앞서 소개해 드린 환자분처럼
"아, 이래서 아팠구나!" 하며
시원하게 해결될 수도 있으니까요.
건강한 하루하루 되시길 바라며,
오늘 글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