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S 검사 결과 점수 이렇게 나왔으면 치매일까요?

신경과 전문의가 판독한 결과는요

by 콕 선생님

지난주 금요일 오후였습니다.


70대 환자분께서 보호자와 함께

조심스럽게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오셨어요.


"선생님... 요즘 자꾸 깜빡하고 헷갈려서

가족들이 걱정이 많아서요..."


이런 호소로 찾아오시는 분들이

요즘 정말 많아졌습니다.


안녕하세요.

최근에는 유독 가까운 곳뿐 아니라 전국, 전세계에서

다양한 신경과 질환 환자분들이 저를 찾아 주시는 것 같아요.



그런 상황에 만족하지 않고, 매일 발전 방향을 찾으며

묵묵히 어르신들의 기억을 지켜드리고 있는

저는 콕병원 신경과 전문의 조성호입니다.



그림12.png


오늘은 제가 진료실에서 가장 자주 사용하는

GDS 검사에 대한 이야기를

실제 치료 사례와 함께 나눠보려고 합니다.


이 검사 하나로 환자분의 인생이

완전히 달라지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봐왔거든요.


진료실에서 벌어진 실제 이야기


앞서 말씀드린 70대 환자분 사례를 좀 더 자세히 말씀드려볼게요.


이분은 원래 저희 병원에서

허리 치료를 받으시던 분이셨는데


어느 날 갑자기

인지기능 관련 증상으로 다시 찾아오신 거였어요.


보호자 말씀으로는


✅ 밤에 잠을 못 주무시고

✅ 평소보다 자주 헷갈려 하시고

✅ 걷기도 예전만 못하시고


이런 변화들이 갑자기 나타났다는 거였죠.


첫 진료에서 제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뇌 MRI와 GDS 검사였습니다.



뇌 MRI에는 연령에 비해 약간 위축 소견이 나왔어요.

이 정도로 치매를 확정하기는 힘들지만,

유의미한 결과물이기는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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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많은 분들이 치매 검사라고 하면

복잡하고 어려운 검사만 생각하시는데


GDS는 정말 간단하면서도

비교적 정확한 검사거든요.


GDS 검사, 도대체 뭐가 그렇게 특별한가요?


GDS는 Global Deterioration Scale의 줄임말

쉽게 말해서 인지기능 저하 정도를 7단계로 나누어 평가하는 도구입니다.


제가 이 검사를 애용하는 이유는

단순명료하면서도 임상적으로 정말 유용하기 때문이에요.


� GDS 7단계 분류

1단계: 정상 (인지기능 저하 없음)

2단계: 매우 경미한 인지저하

3단계: 경미한 인지저하

4단계: 중등도 인지저하

5단계: 중증도 인지저하

6단계: 중증 인지저하

7단계: 매우 중증 인지저하


앞서 말씀드린 환자분의 경우

처음 GDS 검사 결과가 4단계로 나왔어요.


이게 무슨 의미냐면


"일상생활에서 복잡한 업무 수행이 어려워지고

기억력 문제가 명확히 드러나는 단계"라는 뜻이거든요.



그림14.jpg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도 처음에는 좀 놀랐습니다 ㅠㅠ


겉보기에는 그냥 "요즘 깜빡해서" 정도의

가벼운 호소였는데


막상 체계적으로 평가해보니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던 거죠.


MMSE, CDR과 뭐가 다른 건가요?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부분이에요.


치매 검사라고 하면 보통 MMSE를 많이들 아시잖아요?


✅ MMSE (Mini-Mental State Examination)

30점 만점의 간이 인지기능 검사

시간과 장소 지남력, 계산능력, 기억력 등을 평가

점수로 결과가 나와서 이해하기 쉬움

하지만 초기 치매는 놓치는 경우가 많음


✅ CDR (Clinical Dementia Rating)

기억력, 지남력, 판단력, 사회기능 등을 0.5점 간격으로 평가

일상생활 능력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음

가족들의 관찰이 매우 중요함


그럼 GDS는 뭐가 다르냐고요?


GDS의 가장 큰 장점은

"병의 진행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GDS 3단계에서는

"가족들은 변화를 느끼지만

아직 일상생활에는 큰 지장이 없는 상태"


GDS 4단계에서는

"복잡한 일 처리가 어려워지고

금전 관리 등에서 실수가 늘어나는 상태"


그림15.jpg


이런 식으로 구체적인 생활상의 변화를

기준으로 평가하거든요.


실제로 앞서 말씀드린 환자분의 경우도


MMSE 점수는 24점으로

"경미한 치매 의심" 정도였는데

GDS로 평가해보니 실제 일상생활 능력은

훨씬 더 떨어져 있었던 거였어요.


그래서 치료 결과는 어땠나요?


이 환자분께 저는

조기 진단의 중요성을 강조드리며

적극적인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1️⃣ 약물 치료

2️⃣ 비약물적 치료



나눠서 꼼꼼히 진료드렸죠.



그 결과...


3개월 후 재검사에서

놀라운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어요


GDS 점수가 4단계에서 3단계로 개선되었고

무엇보다 가족분들이 말씀하시길


"확실히 예전보다 기억력이 좋아지신 것 같아요"

"밤에도 훨씬 잘 주무시고요"


이런 긍정적인 변화들을 보고해주셨습니다.



그림16.jpg [긍정적으로 바뀐 환자분들을 보면 안심이 되기도 하고, 기쁘기도 합니다.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진료 보겠습니다.]


제가 느낀 점들...


이런 케이스를 겪으면서

매번 느끼는 게 있어요.


조기 진단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과

정확한 평가 도구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


만약 이 환자분께서

"그냥 나이 들어서 그런 거겠지" 하고

넘어가셨다면?


혹은 다른 병원에서

"아직 괜찮으니까 지켜보자" 했다면?

지금처럼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려웠을 거예요.


실제로 저희 병원에

늦게 오시는 분들을 보면

안타까운 경우가 정말 많거든요 ;;


이미 GDS 5-6단계까지 진행되어서

치료 효과를 보기 어려운 상황들...


만약 기억이 깜빡깜빡한다면,

GDS 검사를 받아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제 개인적인 기준으로는



✔️ 50세 이후부터는 정기적으로

✔️ 가족이 변화를 느꼈을 때는 즉시

✔️ 본인이 불안감을 느낄 때



바로 받아 보는 게 도움될 것 같습니다.



특히 GDS의 장점은

추적 관찰이 용이하다는 점이에요.


6개월, 1년 간격으로 재검사하면서

병의 진행 정도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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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치매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치매 = 불치병"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만 제가 진료실에서 만나는 환자분들을 보면


조기에 정확히 진단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으시는 분들은


충분히 좋은 경과를 보이시거든요.

앞서 소개해드린 환자분처럼 말이죠.


지금도 정기적으로 외래 진료 받으시면서

가족분들과 함께 건강한 일상을 보내고 계세요.


혹시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 중에

"우리 부모님도 요즘 좀 이상하신 것 같은데..."

하고 걱정되시는 분이 계시다면

너무 오래 망설이지 마세요.


GDS 검사는 복잡하지도 않고

부담스럽지도 않으니까요.


무엇보다 조기 진단이 가져다주는 희망이

정말 크다는 걸

매일매일 진료실에서 확인하고 있거든요.


오늘도 어르신들의 기억과

가족들의 행복을 지켜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조성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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