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인 분들 우선 <이 글부터 읽어보세요>
진료실에서 환자분들을 만나다 보면
참 안타까운 순간들이 있습니다.
특히 귀밑 통증으로 몇 달씩 고생하다 오신 분들을 볼 때면요.
"왜 진작 오시지 않으셨어요?"
이렇게 묻고 싶지만, 사실 그분들도 나름의 이유가 있었겠죠.
파스 붙이고, 찜질하고,
한의원 다니고, 물리치료 받고...
그런데 귀밑이 찌릿하고 저린 증상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이야기를 품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10년 넘게 신경과 전문의로 일하면서
수많은 얼굴 통증 환자분들을 만나왔습니다.
어떤 분은 골든타임 내 방문하여 빠르게 호전하는 반면,
어떤 분은 방치하다가 회복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될 때도 있었죠.
오늘은 그런 분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
이렇게 글을 작성해 봅니다.
저는 콕통증의학과 신경과 조성호입니다. ^^
오늘은 최근 제가 만난 한 환자분 이야기를 통해
귀밑 통증이 왜 위험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솔직하게 풀어보려 합니다.
한의원 치료 2주... 그런데 점점 더 심해졌다는 그분
40대 중반 여성분이셨습니다.
처음엔 오른쪽 귀밑이 뻐근하더니
어느새 찌릿찌릿한 통증으로 바뀌었고
2주가 지나자 왼쪽까지 번지기 시작했다고 하셨어요.
한의원에서 침 치료를 받으셨답니다.
"선생님, 거기선 담이 결렸다고 하더라고요."
처음엔 조금 나아지는 것 같았대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은 오히려 악화됐죠.
귀밑뿐 아니라 혀까지 얼얼해지기 시작했고
얼굴 전체가 무겁게 처지는 느낌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제야 뭔가 심상치 않다는 생각이 드셨대요.
진료실에서 환자분 얼굴을 보는 순간
저는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이건 안면신경 문제구나.'
오른쪽 귀밑을 중심으로 통증이 시작됐지만
실제로는 안면신경 전체에 문제가 생기고 있었던 거죠.
환자분께 여쭤봤습니다.
"혹시 입 한쪽이 잘 안 다물어지거나,
물을 마실 때 흘리신 적 있으세요?"
"아... 그러고 보니 며칠 전부터 물 마실 때 자꾸 흘렸어요.
그냥 제가 급하게 먹어서 그런 줄 알았는데..."
바로 그겁니다.
귀밑 통증의 90% 이상은
단순히 근육이 뭉쳐서 생기는 게 아닙니다.
✅ 안면신경이 문제일 때
✅ 삼차신경이 자극받을 때
✅ 뇌혈관에 이상이 생겼을 때
이럴 때 귀밑 찌릿, 저림, 얼얼함이 나타나는 거예요.
특히 안면신경마비는 골든타임이 정말 중요한 질환입니다.
초기 대응이 늦어지면
안면 비대칭, 눈 감김 장애 같은 후유증이
평생 남을 수 있거든요 ;;
저는 주저 없이 당일 뇌 MRI 촬영을 결정했습니다.
https://blog.naver.com/kok_hospital2/223975417188
"MRI요? 그게 필요할까요..."
환자분은 조금 놀라셨지만
안면신경마비는 뇌의 구조적 문제와 연결될 수 있어
반드시 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드렸죠.
MRI 결과를 기다리는 그 30분이
저도 늘 긴장되는 시간입니다.
다행히 이분은 뇌에 기질적 문제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안면신경 자체에는
명확한 염증 반응이 관찰됐어요.
"선생님, 그럼 이거 어떻게 치료하나요? 입원해야 하나요?"
제가 답했습니다.
"지금부터 3개월간 집중 약물 치료를 시작할 겁니다.
스테로이드와 신경재생 약물을 병행하면서
신경 회복을 최대한 빠르게 유도해야 해요."
3개월의 기록 - 약물 치료가 답이었던 이유
1주차
오른쪽 귀밑 찌릿함이 70% 정도 줄었습니다.
혀 얼얼함도 서서히 개선되기 시작했어요.
환자분이 말씀하셨죠.
"선생님, 그동안 뭘 한 거죠? 벌써 이렇게 좋아지다니..."
1개월차
왼쪽 귀밑 통증도 거의 사라졌습니다.
얼굴 무거운 느낌도 많이 개선됐고요.
2개월차
신경학적 증상은 거의 정상 수준으로 회복됐습니다.
간헐적으로 피곤할 때 귀밑이 약간 뻐근한 정도?
마지막 진료 때 환자분이
제 손을 꼭 잡으시며 말씀하시더라고요.
"만약에 여기 안 왔으면... 생각만 해도 아찔해요."
네, 이런 말들이 제 보람이 되곤 합니다.
귀밑 통증, 왜 신경과여야 할까
솔직히 말씀드리면
귀밑이 아프다고 신경과를 먼저 찾는 분은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이비인후과, 정형외과, 한의원을 먼저 가시죠.
근육 문제인 줄 알고요.
하지만 귀밑 통증의 본질은
대부분 '신경'에 있습니다.
1️⃣ 안면신경마비와 삼차신경통의 감별
귀밑이 찌릿한 증상만으로는
환자분들이 두 질환을 구별하기 어렵습니다.
안면신경마비는 근력 저하가 주 증상이고
삼차신경통은 감각 이상이 주 증상이에요.
정확한 신경학적 검진 없이는
치료 방향 자체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2️⃣ 뇌 MRI 당일 촬영 가능 여부
안면신경 증상이 있을 때
뇌의 구조적 문제를 배제하는 건 필수입니다.
특히 뇌졸중, 뇌종양 같은 위험 신호일 수도 있거든요.
저희 콕병원처럼 당일 MRI가 가능한 곳이어야
빠른 진단과 치료가 가능합니다.
3️⃣ 신경과 전문의의 판단
귀밑 통증은 단순히 통증을 줄이는 게 목표가 아닙니다.
신경 자체의 기능을 회복시켜야
후유증 없이 완치할 수 있어요.
이건 신경계 질환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신경과 전문의만이 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놓치면 안 되는 신호들
제가 환자분들께 늘 강조하는 부분입니다.
귀밑 통증이 있으면서
이런 증상 중 하나라도 있다면
즉시 신경과 진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 한쪽 얼굴이 저리거나 감각이 둔해짐
✔️ 입이 한쪽으로 돌아가는 느낌
✔️ 눈을 완전히 감기 어려움
✔️ 혀가 얼얼하거나 맛을 잘 못 느낌
✔️ 귀밑 찌릿함이 2주 이상 지속됨
✔️ 물을 마실 때 자꾸 흘림
이런 증상들은
'조금 더 지켜보자'는 태도로 넘어가면 안 됩니다.
신경은 한번 손상되면
회복이 매우 더디거나 불가능할 수도 있거든요.
진료실에서 자주 듣는 질문들
"선생님, 귀밑 통증에 파스 붙여도 되나요?"
→ 파스는 근육통에만 효과가 있습니다.
신경 문제라면 전혀 도움이 안 돼요.
"침 치료 받으면 안 되나요?"
→ 침 치료가 나쁜 건 아니지만
안면신경마비 같은 질환은 약물 치료가 우선입니다.
침만으로는 신경 염증을 조절할 수 없어요.
"MRI 꼭 찍어야 하나요? 비싸잖아요..."
→ 뇌에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지 않고
치료를 시작하는 건 위험합니다.
초기 검사 비용을 아끼다가
나중에 더 큰 치료비를 쓰게 될 수 있어요.
안면신경마비는 발병 후 72시간 이내 치료를 시작하면
회복률이 90% 이상입니다.
하지만 2주가 지나면
회복률이 60%대로 떨어지고
1개월이 지나면
후유증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집니다.
결론적으로, 귀밑 통증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신호입니다.
단순히 목이 뻐근하거나
근육이 뭉쳐서 생기는 게 아니에요.
오른쪽 귀밑 통증이든 왼쪽 귀밑 통증이든
2주 이상 지속되거나
다른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된다면
반드시 신경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으시길 바랍니다.
골든타임을 지키는 것.
그것이 후유증 없는 완치로 가는 유일한 길입니다.
감사합니다.
조성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