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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때 한쪽 어깨 팔저림 시작됐다면?

<왼쪽 오른쪽> 통증 호소하는 환자 90%의 공통점

by 콕 선생님

새벽 3시, 또 팔이 저려서 깨셨나요?


잠들기 전까지만 해도 괜찮았는데,

자다가 한쪽 팔이 저려서 벌떡 일어나는 일.


처음엔 '베개가 안 맞나?' '잘못 잤나?' 싶어서 자세만 바꿔봤는데

며칠, 몇 주가 지나도 똑같이 반복되면 진짜 불안해지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병원 가면 대부분 이렇게 말씀하세요.


"목이 아픈 건 아닌데... 그냥 팔만 저려요"

"목디스크는 아닐 것 같은데요?"


안녕하세요.

매일 아침 진료실에서 이런 말씀을 듣고,

그 속에 숨겨진 진짜 원인을 찾아내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팔저림으로 고생하시는 환자들에게

정밀한 진료라는 선물을 드리고 싶은 저는,

콕통증의학과 통증 전문의 김환희입니다.



그림4.png



오늘은 많은 분들이 오해하고 계신

'잘때 팔저림'의 진실에 대해 말씀드리려 합니다.



정말 유익한 내용이라고 생각하니

딱 3분만 집중해서 읽어 주세요. ^^


목은 안 아픈데 팔만 저리면 목디스크가 아니다?


20대 후반 여성분이었습니다.

내원 당시 표정부터 지쳐 보이셨어요.


"밤에 잘 때 한쪽 팔이 너무 저려서

잠을 제대로 못 잔 지 한 달이 넘었어요…"



어느 순간부터

팔만 이상하게 저리고 아프다고 하셨어요.


진료실에서 이런 증상을 들을 때마다 느끼는 건데요.


환자분들은 대부분 '목이 아파야 목디스크'라고 생각하세요.


근데 사실은 정반대입니다;;


목디스크가 있어도 목은 안 아프고

팔만 저린 경우가 훨씬 많거든요.


왜냐하면 목뼈 사이의 디스크가 튀어나와서 누르는 건

'목 근육'이 아니라 '팔로 가는 신경'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정작 본인은 목은 멀쩡한데

어깨팔저림만 심하다고 느끼는 거죠.


특히 잘때 팔저림이 심해지는 이유는 누워있을 때

목뼈의 각도가 바뀌면서 신경이 더 눌리기 때문인데요.


베개를 바꿔도, 자세를 바꿔도 소용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림5.jpg



그런데 이 환자분은 이미 다른 병원에서

목 주사 치료를 받으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럼 나아지셨어야 하는데 왜 안 나으셨을까요?


"주사 맞을 때는 조금 나은 것 같았는데 며칠 지나니까 다시 똑같았어요

선생님이 그러시더라고요, 원래 이런 거라고...”


아... 이 말 들으면 항상 마음이 좀 무겁습니다ㅠㅠ

환자분 잘못이 아니에요.


그냥 정확한 진단이 안 됐던 거거든요.


저는 일단 정밀 검사부터 진행했습니다.


✔️ 경추 MRI - 목디스크 위치와 정도 확인

✔️ 상지 근전도 검사 - 신경 손상 여부와 위치 파악

✔️ 자율신경계 검사 - 신경병증성 통증 동반 여부 확인



그리고 결과를 보는 순간, '역시' 싶었습니다.

MRI상으로는 목디스크가 있긴 한데 생각보다 심하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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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문제는 근전도 검사에서 나왔습니다.


경추 5번, 6번 신경근에 급성 신경근병증이 확인된 거예요.


쉽게 말하면, 디스크 자체는 심하지 않은데

그 디스크가 눌러서 생긴 '신경 손상'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던 겁니다.


게다가 자율신경계 검사에서도 이상 소견이 나왔어요.

이건 신경병증성 통증이 동반됐다는 신호였습니다.


이 부분이 정말 중요한데요.

많은 환자분들이 MRI 찍고 "별로 안 심하네요"라는 말 듣고 안심하시거든요.


근데 실제 통증은 MRI 소견과 꼭 비례하지 않습니다.


대표원장님7.png



디스크 탈출이 조금만 있어도 신경이 예민하게 반응하면 극심한 통증이 올 수 있고

반대로 디스크가 많이 나와 있어도

신경이 덜 눌리면 증상이 약할 수도 있어요.


그래서 저는 항상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영상은 '구조'만 보여줍니다.

하지만 통증의 진짜 원인은 '기능'에 있어요"


이 환자분도 MRI만 봤다면

"이 정도로 이렇게 아플 리 없는데?"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하지만 근전도 검사를 통해 신경 자체가 손상되어 있다는 걸 확인하면서

비로소 '왜 이렇게 아픈지' '왜 주사를 맞아도 안 나았는지'가 명확해졌죠.


가끔 왜 이런 검사까지 받아야 해요?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는데,

이 이유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PEN 시술, 그리고 예상 밖의 즉각 반응


진단이 명확해지면 치료 방향도 명확해집니다.

저는 PEN(Percutaneous epidural Neuroplasty) 시술을 권해드렸어요.



그림7.jpg


1️⃣ 가느다란 카테터를 신경 주변까지 직접 넣어서

2️⃣ 염증과 유착을 풀어주고

3️⃣ 약물을 정확한 위치에 주입하는 방식입니다


기존에 받으셨던 '목 주사'는 아마 근육이나

경추 주변에 약물을 넣는 방식이었을 거예요.


물론 그것도 효과가 있지만,

신경근 자체가 손상된 경우엔 직접 접근하지 않으면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습니다.


시술은 약 30분 정도 소요됐고

시술 직후 환자분이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어? 팔이 가벼워요. 저림이 확 줄었어요"


사실 이 반응은 저도 좀 놀랐습니다;;

보통은 시술 후 2~3일 지나야 효과가 확실히 느껴지거든요.


그만큼 신경이 눌려 있던 압박이 심했고,

그게 풀리니까 즉각 반응이 온 거였어요.


근데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시술 받으면 끝 아니에요?"라고 물어보시는데

아니에요. 시술은 '문 여는 것'이고, 진짜 치료는 그 다음부터입니다.


이 환자분의 경우 자율신경계 이상으로 인한

신경병증성 통증이 동반되어 있었기 때문에


✅ 신경병증성 통증 약물 치료

✅ 운동 재활 치료

✅ 자세 교정 및 생활습관 개선


이 세 가지를 함께 진행했습니다.


대표2.gif


재활 치료를 통해 목 주변 근육의 균형을 잡아주고

잘못된 자세로 인해 다시 신경이 눌리지 않도록 교육도 병행했습니다.


약 3개월간 꾸준히 치료를 이어간 결과

밤에 팔 저려서 깨는 일이 완전히 사라졌고

어깨팔저림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 수준까지 회복되셨어요.


제가 이 케이스에서 느낀 점


이 환자분을 치료하면서 다시 한번 느낀 건데요.

'증상이 심한데 검사는 별로'일 때, 그냥 넘어가면 안 됩니다.


MRI만 보고 "괜찮네요"라고 하는 건

마치 차 엔진에 빨간 경고등 켜졌는데

"겉은 멀쩡한데요?"라고 하는 것과 같아요.


통증의학과 전문의로서 제가 하는 일은

단순히 아픈 곳에 주사 놓는 게 아니라


'왜 아픈지' '어디가 문제인지' '어떻게 치료해야 재발하지 않는지'

이걸 정확히 찾아내는 겁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선 여러 검사를 종합적으로 봐야 하고

환자분의 생활 패턴, 증상의 변화,

이전 치료 이력까지 꼼꼼히 들여다봐야 해요.



그림8.jpg [환자분들을 진료할 수 있다는 의지를 가지고 항상 콕에 출근하고 있습니다. 믿어 주신 만큼 보답하겠습니다.]

만약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 중에


✔️ 밤에 자다가 한쪽 팔이 저려서 자주 깬다

✔️ 목은 안 아픈데 어깨나 팔만 저리고 아프다

✔️ 주사 맞았는데 며칠 지나면 다시 아프다

✔️ 팔 저림이 점점 심해지는 것 같다


이런 증상이 있으시다면


그냥 "나이 들어서 그런가 보다" 하고 넘기지 마시고

정확한 검사를 통해 신경 상태를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특히 근전도 검사는 MRI에서 보이지 않는 신경 손상을 찾아낼 수 있어서

한쪽 팔 저림이 지속되는 경우 꼭 필요한 검사예요.


요즘 같은 시대에 목 안 쓰고 사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스마트폰 보고, 컴퓨터 하고, 책 읽고...

다들 목을 혹사시키며 살고 있죠.


그래서 잘때 팔저림, 어깨팔저림 같은 증상이

점점 더 흔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흔하다고 해서 가볍게 봐선 안 됩니다.


신경은 한번 손상되면 회복이 더딜 수 있고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거든요.



그림9.png

그러니 내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마시고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으시길 바랍니다.


저는 오늘도 진료실에서 한 분 한 분의 이야기를 듣고

그 속에 숨은 진짜 원인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언제든 도움이 필요하시면 찾아주세요.


감사합니다.

김환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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