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면 골든타임 놓쳐요ㅠ
며칠 전,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오신 50대 남성 환자분이 계셨어요.
"원장님, 어깨가 너무 아파서 3개월째 치료받고 있는데
도통 나아질 기미가 안 보여요."
손에는 타 병원에서 받은 어깨 치료 기록지가 한가득.
물리치료, 도수치료, 주사까지... 받을 건 다 받으셨더라고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환자분이 호소하는 증상을
듣다 보니 뭔가 석연치 않았습니다.
어깨만의 문제라기엔...
팔의 힘이 빠지는 양상이 너무 특이했거든요.
안녕하세요.
어깨 통증으로 고생하시는 분들 중 절반 이상이
'엉뚱한 곳'을 치료받다 시간을 낭비하고 계신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저는 그런 분들이 제대로 된 진단과 치료를 받으실 수 있도록
매일 진료실에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글이라도 써서 꼭 알려드리고 싶었네요. ^^
저는 콕통증의학과 통증 전문의 김환희입니다.
잘 부탁드려요 ^^
오늘은 제가 직접 경험한 진료실 뒷이야기를 통해,
목 신경차단술이 정말 필요한 순간이 언제인지,
그리고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비용 이야기까지
솔직하게 풀어보려고 합니다.
"어깨가 아프다고 해서 다 어깨 문제는 아니에요"
다시 그 환자분 이야기로 돌아가 볼게요.
내원 당시 환자분은 팔을 들어올릴 때마다
힘이 쭉 빠지는 느낌이 든다고 하셨어요.
어깨 통증도 심했고요.
오십견이라고 생각하셨대요.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실 만했죠.
그런데 제가 진찰을 하면서 느낀 건,
이게 단순한 어깨 문제가 아니라는 거였어요.
팔의 특정 부위에만 힘이 빠지는 패턴, 특정 각도에서만 심해지는 통증...
이건 전형적인 '신경 증상'이었거든요.
"혹시 목도 불편하신 적 있으세요?"
"음... 가끔 뻐근하긴 한데, 그냥 어깨 때문에 그런 줄 알았어요."
네. 바로 이겁니다.
많은 분들이 놓치는 부분이에요.
정확한 진단을 위해 MRI 검사를 권유드렸고,
환자분은 흔쾌히 동의해서 진행하였습니다.
네.
결과는 명확했습니다.
목디스크와 경추 협착증.
디스크가 신경을 누르고 있었고,
그로 인해 팔로 가는 신경이 압박받고 있었던 거예요.
환자분께서는 깜짝 놀라셨죠.
"목디스크가 어깨 통증을 일으킬 수도 있나요??"
네, 가능합니다. 아니 흔합니다.
목에서 나온 신경은 어깨를 거쳐 팔 전체로 뻗어나가요.
이 신경이 목 부위에서 눌리면 어깨 통증은 물론이고,
팔 저림, 힘 빠짐까지 전부 나타날 수 있어요.
그래서 '감별진단'이 이렇게 중요한 겁니다.
목디스크 신경차단술, 언제 필요한가요?
이 환자분처럼 신경 압박으로 인한 증상이 명확할 때,
우리는 CI(C-arm Intervention) 주사 치료, 즉 신경차단술을 시행합니다.
쉽게 말하면, 눌린 신경 바로 그 자리에
약물을 정확히 주입하는 치료예요.
"주사 치료면 그냥 주사 아닌가요? 뭐가 다른 거죠?"
이 질문, 정말 많이 받아요ㅜㅜ
사실 '신경차단술'이라는 이름은 같아도, 방법은 천차만별이에요.
그냥 목 주변 근육에 놓는 주사도 있고,
통증 부위 주변에 대충 놓는 주사도 있고,
정말로 문제가 되는 신경 바로 옆에 정밀하게 놓는 주사도 있죠.
저희가 하는 건 마지막 방법이에요.
C-arm이라는 실시간 영상 장비를 보면서,
바늘이 정확히 목표 지점에 도달했는지 확인하면서 약물을 주입합니다.
<앞선 환자분의 치료 영상인데요. 이렇게 C-arm을 보면서 진행하기 때문에 영상까지 남을 수 있게 된답니다. ^^>
1mm만 어긋나도 효과가 확 떨어지거든요.
그래서 아무 병원에서나 할 수 있는 시술이 아니에요.
"주사 맞고 바로 나아지나요?"
환자분께서 가장 궁금해하시는 부분이죠.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주사 맞자마자 "와, 완전 나았어요!" 이렇게 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신경이 눌려서 이미 손상된 상태였다면, 그 신경이 회복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해요.
보통은 시술 후 2-3일 정도 지나면서 통증이 줄어들기 시작하고,
1-2주 사이에 "아, 확실히 좋아졌네요" 하는 반응이 나와요.
물론 개인차는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정말 빠르게 좋아지시고,
어떤 분들은 2-3회 시술이 필요하기도 해요.
중요한 건, '제대로 된 곳에' 약물이 들어갔느냐예요.
아무튼 그 환자분 이야기로 돌아가 보면…
첫 시술 후 일주일 뒤에 다시 오셨을 때, 표정이 확 달라져 있었어요.
"원장님, 팔에 힘이 들어가요."
어깨 통증도 절반 이상 줄었고,
무엇보다 팔을 들어올릴 때 그 '힘 빠지는 느낌'이 거의 사라졌다고 하셨어요.
3개월간 어깨 치료받으며 답답했던 시간이 무색할 정도로요.
"진작 목을 봤어야 하는 건데..." 하시더라고요.
네, 맞아요.
하지만 이건 환자분 잘못이 아니에요.
정확한 감별진단을 못 한 게 문제였던 거죠.
목 신경차단술, 정확히 어떻게 진행되나요?
많은 분들이 시술 과정 자체를 두려워하시는데요.
실제로는 생각보다 간단해요.
✅ 정확한 위치 확인
실시간 영상을 보면서 바늘이 들어갈 경로를 확인해요.
어느 높이의 신경이 문제인지 MRI 결과를 바탕으로 정확히 파악하죠.
✅ 약물 주입
가느다란 바늘을 천천히 진입시켜요.
목표 지점에 도달하면 조영제를 먼저 주입해 약물이 퍼지는 경로를 확인하고,
그 다음 치료 약물을 주입합니다.
✅ 시술 후 안정
시술 자체는 10-15분 정도면 끝나요.
이후 20-30분 정도 안정을 취한 후 귀가하실 수 있습니다.
전신마취도 필요 없고,
입원도 필요 없어요.
다만 시술 당일은 무리한 활동은 피하시는 게 좋습니다.
"비용이 부담스러울 것 같은데..."
네, 솔직하게 말씀드릴게요.
신경차단술 비용은 병원마다,
그리고 시술 종류마다 천차만별이에요.
저희가 하는 C-arm을 이용한 신경차단술은,
일반 신경 주사보다 조금 더 비싸요.
가격이 부담스러우실 수 있겠죠.
하지만 3개월간 효과 없는 치료받으면서 쓴 비용이랑 비교해보세요.
그 환자분도 이미 어깨 치료로 수십만원을 쓰셨거든요.
정확한 진단 한 번, 제대로 된 시술 한 번이
시간과 비용을 모두 아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신경차단술은 상황에 따라 건강보험이 적용되기도 해요.
진단명과 증상에 따라 달라지니,
진료 시 상담받아보시는 게 정확합니다.
"모든 목디스크가 신경차단술로 나아지나요?"
아니요.
이것도 솔직하게 말씀드려야죠.
신경차단술은 '신경 염증과 부종을 가라앉혀'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예요.
✔️ 디스크가 약간 돌출되어 신경을 누르는 경우
✔️ 협착증으로 신경 공간이 좁아진 경우
✔️ 염증 반응으로 신경이 부어있는 경우
이런 상황에서는 효과가 아주 좋아요.
하지만,
1️⃣ 디스크가 완전히 터져서 파열된 경우
1️⃣ 신경이 이미 심하게 손상되어 마비가 온 경우
1️⃣ 척추 자체의 구조적 문제가 심한 경우
이런 상황에서는 신경차단술만으로 부족할 수 있어요.
PEN 시술이 요구될 수도 있고,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분명 있습니다.
그래서 정확한 진단이 먼저예요.
MRI 결과, 증상의 정도, 환자분의 전반적인 상태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어깨인 줄 알았는데 목이라니... 저도 그럴 수 있나요?"
가능성이 충분해요.
실제로 제가 진료하면서 만나는 환자분들 중 상당수가
✅ 어깨 통증인 줄 알았는데 목디스크
✅ 팔 저림인 줄 알았는데 경추 협착증
✅ 손목터널증후군인 줄 알았는데 목 신경 압박
이런 경우들이에요.
특히 이런 증상이 있다면 꼭 목도 함께 확인해보셔야 해요.
� 팔을 특정 각도로 들 때만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
� 어깨뿐 아니라 팔이나 손까지 저린 경우
� 팔에 힘이 잘 안 들어가는 느낌이 드는 경우
� 목을 뒤로 젖히면 팔 쪽으로 전기 오는 느낌이 있는 경우
이런 증상들은 단순 어깨 문제가 아니라 신경 문제일 가능성이 높거든요.
요즘 환자분들 보면 안타까운 게,
너무 오래 참다가 오시거나,
이 병원 저 병원 떠돌다가 지쳐서 오시는 경우가 많아요.
"이 정도면 그냥 참을 만해요."
"나이 들면 다 아픈 거 아닌가요?"
아니에요.
통증은 우리 몸이 보내는 신호예요.
특히 신경 증상은 방치하면 점점 악화될 수 있어요.
신경이 오래 눌려 있으면 회복이 더 어려워지거든요.
목 신경차단술이 만능은 아니에요.
하지만 정확한 진단 아래, 적절한 시기에 시행한다면
수술 없이도 충분히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치료법입니다.
그 50대 환자분처럼,
3개월간 다른 곳 치료하느라 고생하지 마시고,
처음부터 정확한 진단부터 받아보세요.
어깨가 아프다고 무조건 어깨만 보지 말고,
팔이 저리다고 무조건 손목만 보지 말고,
몸 전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봐야 합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또 다른 진료실 이야기로 찾아뵐게요.
김환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