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씀드릴게요
"아침에 일어났는데 목이 안 돌아가요"
"그냥 자고 일어났는데 갑자기 이렇게 됐어요"
"어제까지만 해도 멀쩡했는데..."
진료실에서 정말 많이 듣는 말입니다.
목 담은 예고 없이 찾아옵니다.
어제까지 아무렇지 않았던
목이 어느 날 갑자기 돌이 된 것처럼 굳어버리고,
조금만 움직여도 찌릿한 통증이 목 전체를 타고 올라오죠.
특히 오른쪽으로 담이 걸리면 고개를 돌리는 것조차 고역이 되어버립니다.
안녕하세요.
목 담으로 응급실까지 가셨다가
결국 저희 병원을 찾아주시는 분들을 많이 뵙는,
콕통증의학과 통증 전문의 윤은장입니다.
오늘은 실제로 제가 진료했던 한 분의 이야기를 통해,
목 담이 왜 이렇게 심하게 아픈지,
그리고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환자분이 2일 만에 다시 찾아오신 이유
얼마 전 40대 남성분이 오셨어요.
목이 완전히 굳어서 정면만 보고 계시더라고요.
몸 전체를 돌려서 저를 보시는데,
그 모습만 봐도 얼마나 불편하실지 짐작이 갔습니다.
"선생님, 목에 담 걸린 것 같은데... 너무 아파서 왔어요"
검사를 해보니 오른쪽 목 근육이 심하게 경직되어 있었고,
조금만 움직여도 통증이 심했어요.
제가 CI치료를 권해드렸는데요.
"그게... 주사 맞는 거 익숙하지 않아서요. 좀 무섭기도 하고..."
이런 반응, 사실 처음이 아닙니다 ㅠㅠ
특히 C-arm이라는 영상 장치를 이용한다고 하면
더 긴장하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그래서 우선 진통제 처방과 물리치료만 시행했습니다.
그런데 2일 뒤.
같은 환자분이 다시 오셨어요.
표정이... 많이 지쳐 보이셨습니다.
"선생님, 너무 힘들어요. 그 치료... 해주세요"
당일 CI 주사 치료 가능한
콕통증의학과 오시는 길
2일 동안 약을 먹고 물리치료를 받으셨지만,
통증은 거의 나아지지 않았다고 하시더라고요.
밤에 잠도 제대로 못 주무셨고,
운전할 때 사각지대를 확인하려고 고개를 돌리는 게
너무 힘들어서 결국 마음을 정하셨다고 하셨습니다.
[병원에 다시 찾아오시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그만큼 믿음을 주었던 거라고 확신하며 더 열심히 진료하겠습니다.]
왜 목 담은 이렇게 안 낫는 걸까요?
사실 목 담은 단순히 '근육이 뭉친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실제로는 훨씬 복잡합니다.
목 주변의 근육이 갑자기 수축하면서 경직되면,
그 부위에 염증 반응이 일어나요.
이 염증이 신경을 자극하면서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건데요.
문제는 이 염증이 약이나 물리치료만으로는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 진통제는 일시적으로 통증을 줄여줄 뿐, 염증 자체를 해결하지는 못합니다
✅ 물리치료는 근육 이완에 도움이 되지만, 이미 생긴 염증에는 한계가 있어요
✅ 시간이 지날수록 근육은 더 굳어지고, 통증은 더 심해집니다
그래서 저는 급성기 목 담에는 CI치료를 권해드리는 편입니다.
CI 주사 치료, 대체 뭐길래?
CI(C-arm Intervention) 주사 치료는,
쉽게 말하면 경추 경막외 주사 치료입니다.
C-arm이라는 특수 영상 장치로 실시간으로 보면서,
염증이 생긴 경막 외 공간에 정확하게 약물을 주입하는 방법이에요.
[환자분의 목에 CI 주사 치료를 하는 장면입니다. C-arm이라는 장비를 통해 보고 있는 덕에 더 확실하게 병변 부위를 찾아 놓을 수 있죠.]
"그냥 주사 맞는 거랑 뭐가 달라요?"
이렇게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일반적인 주사는 아픈 부위 주변 근육에 약을 넣는 방식이라면,
CI치료는 염증의 '근원'에 직접 약물을 전달합니다.
1️⃣ C-arm으로 실시간 영상을 보면서 정확한 위치를 확인합니다
2️⃣ 경막 외 공간에 직접 약물을 주입해 염증을 씻어냅니다
3️⃣ 신경 주위의 부기와 염증이 빠르게 가라앉습니다
대학병원에서는 기본적으로 시행하는 치료법인데,
일반 병원에서는 장비나 숙련도 문제로 쉽게 접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에요.
저희 콕은 서울대병원에서 트레이닝을 받은
통증의학과 전문의가 직접 시술하고 있답니다. ^^
그 환자분, CI 주사 치료를 받으신 후 어땠을까요?
치료 직후부터 "어? 좀 나은 것 같은데요?"라고 하시더니,
다음 날 오셔서는 표정이 완전히 달라져 계셨어요.
"선생님, 깜짝 놀랐어요. 진작 할걸 그랬네요"
목을 좌우로 돌리시는데,
처음 오셨을 때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부드럽게 움직이시더라고요.
통증도 거의 없다고 하셨습니다.
현재는 재발 방지를 위해 도수치료만 받으시면서
경과를 지켜보고 있는데요.
"처음엔 너무 아파서 어떻게 될까 싶었는데,
이렇게 빨리 좋아질 줄 몰랐어요. 너무 신기해요"
이런 말씀을 들을 때마다 이 일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목 담 걸렸을 때, 어느 병원을 가야 할까요?
사실 목 담으로 응급실에 가시는 분들도 많아요.
밤늦게 갑자기 아프기 시작하면 응급실밖에 갈 데가 없으니까요.
하지만 응급실에서는 대부분 진통제 처방과
간단한 주사 정도만 시행하고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응급실은 말 그대로 '응급' 상황을 다루는 곳이니까,
전문적인 통증 치료까지 받기는 어렵죠.
그래서 목 담으로 병원을 찾으실 때는
이런 점들을 확인해보시면 좋습니다.
✔️ 통증의학과 전문의가 있는지
✔️ C-arm 같은 영상 장비가 있는지
✔️ 신경차단술 주사를 시행하는지
"그냥 동네 정형외과 가면 안 되나요?"
물론 가벼운 담이라면 일반 치료로도 좋아질 수 있어요.
하지만 2~3일 지나도 나아지지 않거나,
통증이 너무 심해서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다면
전문적인 치료를 받으시는 게 맞습니다.
치료 후에는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요?
CI 주사 치료로 통증이 좋아졌다고 해서 끝이 아닙니다.
재발을 막으려면 평소 관리가 중요해요.
그 환자분도 지금은 도수치료를 받으시면서
목 주변 근육의 균형을 잡아가고 계십니다.
1️⃣ 올바른 자세 유지하기
→ 모니터는 눈높이에 맞추고, 턱을 당기는 자세를 유지하세요
2️⃣ 규칙적인 스트레칭
→ 1시간마다 한 번씩 목을 천천히 좌우로 돌려주세요
3️⃣ 적절한 베개 높이
→ 너무 높은 베개는 목에 부담을 줍니다
4️⃣ 스트레스 관리
→ 스트레스는 근육을 긴장시키는 주요 원인입니다
"이런 거 지키기 쉽지 않은데요..."
네, 저도 압니다;;
그래서 진료실에서는 환자분들께 현실적으로
실천 가능한 방법들을 알려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완벽하게 지키려고 하지 마시고,
하나씩 천천히 습관을 만들어가시면 됩니다.
목 담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흔한 증상이지만,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일상생활이 정말 힘들어집니다.
2~3일 기다려봐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참지 마시고 전문적인 치료를 받으시길 권해드립니다.
그 환자분처럼 "진작 할걸"이라고 후회하지 마시고요.
목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일,
통증 없이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일.
너무 당연해서 평소엔 느끼지 못하지만,
잃어봐야 그 소중함을 알게 되는 듯합니다.
저는 앞으로도 통증으로 힘들어하시는 분들이
빠르게 일상으로 돌아가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은장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