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무거워요 멍해요 스트레스 때문일까요?
신경과 전문의는 다르게 생각합니다
진료실에서 환자분을 만나다 보면 이런 말씀을 정말 자주 들어요.
머리가무거워요, 머리가멍해요...
그런데 병원 가면 다들 스트레스 때문이라고만 하시더라고요.
지난주에도 30대 여성 환자분이 오셨는데요.
이미 정신건강의학과에서 몇 달째 치료받고 계신 분이었어요.
근데 약도 먹고 상담도 받고 있는데, 증상이 계속되니까 불안하신 거예요.
특히 두통이 심해서 '혹시 뇌에 무슨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하는
걸림돌이 있으셨죠.
안녕하세요.
오늘은 머리가무겁고멍해요 증상으로 고생하시는 분들,
특히 치료를 받고 있는데도
증상이 지속되어 답답하신 분들께
꼭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 글을 씁니다.
콕통증의학과 신경과 전문의 조성호입니다.
잘 부탁드려요. ^^
정신과 약 먹고 있는데도 머리가 무겁고 멍하다면
사실 이런 케이스가 생각보다 많아요.
불안장애나 우울증 진단받고 치료 중인데,
머리가무거워요, 머리가멍해요 같은 신체 증상이 계속되는 경우요.
그러면 대부분 이렇게 생각하세요.
'아, 내가 아직 덜 나은 거구나.'
'좀 더 치료받으면 나아지겠지.'
근데 시간이 지나도 증상이 계속되면...
이제 불안해지는 거죠.
'혹시 뇌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뇌종양은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불안감은 더 심해지고,
그러면 또 두통도 더 심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돼요 ㅜㅜ
실제 사례 기립성빈맥증후군이었던 환자분
앞서 말씀드린 30대 여성 환자분 이야기를 좀 더 자세히 해볼게요.
이분은 어느 순간부터 머리가 아프고 어지러운 게 너무 심해졌대요.
게다가 가슴도 답답하고 심장이 두근두근거리고,
밤에는 잠도 제대로 못 자시고...
당연히 불안한 마음이 자꾸 들어서 정신건강의학과 찾아가셨죠.
[다른 병원에서 찾지 못한 원인을 찾는 게 저의 특기입니다.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신경과 전문의가 되겠습니다.]
정신과 선생님께서 불안장애 진단하시고 약 처방해주셨는데,
먹으면 좀 나아지는 것 같다가도 증상이 계속 반복되더래요.
그래서 이분이 계속 의문을 가지신 거예요.
'이게 정말 마음의 문제만일까?'
특히 두통이 심하니까 뇌에 무슨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너무 걱정되셨대요.
저희 병원 신경과가 잘 봐준다는 말 듣고 오셨는데요.
제가 환자분 증상 들어보니까,
일단 뇌에 기질적인 문제가 있는지부터 확인해야겠더라고요.
불안 때문일 수도 있지만,
혹시라도 뇌종양이나 뇌혈관 문제가 있으면 큰일이니까요.
그래서 뇌 MRI랑 MRA 검사를 권해드렸어요.
환자분이 검사받는 동안 정말 떨리셨대요.
'혹시 뭐가 나오면 어떡하지...'
근데 다행히 검사 결과는 정상이었어요.
뇌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어요.
그 말씀드리니까 환자분이 정말 안도의 한숨을 쉬시더라고요;;
뇌는 정상인데, 증상은 계속되잖아요?
그럼 이제 다른 원인을 찾아야죠.
저는 환자분 증상들을 자세히 다시 들어봤어요.
✅ 머리가 무겁고 멍해요
✅ 어지러움 (특히 일어설 때)
✅ 심장이 두근두근
✅ 가슴 답답함
✅ 불면증
이 증상들을 보니까...
자율신경계 문제가 의심되더라고요.
특히 '일어설 때 어지럽다'는 게 포인트였어요.
그래서 자율신경계 기능 검사를 해봤는데요.
결과가 나왔어요.
'기립성빈맥증후군'
기립성빈맥증후군이 뭔가요?
처음 듣는 병명이시죠?
환자분도 처음 들으신다고 하셨어요.
간단히 설명드리면,
일어서면 심장이 과도하게 빨리 뛰는 증상이에요.
정상적으로는 일어설 때 심박수가 약간 올라가는데,
이 질환이 있으면 심박수가 비정상적으로 많이 올라가요.
그러면서 여러 증상이 나타나는 거죠.
✔️ 어지럼증
✔️ 두통
✔️ 심장 두근거림
✔️ 가슴 답답함
✔️ 피로감
✔️ 집중력 저하
✔️ 불안감
이런 증상들이 '마음의 문제'처럼 보일 수 있어요.
실제로 불안장애와 증상이 겹치는 부분이 많거든요.
그래서 정신과에서 치료받는 경우가 많은데,
정작 원인은 자율신경계에 있는 거예요.
출처: Lurie Children’s
왜 정신과 약만으로는 안 나았을까요?
환자분이 정신과에서 받으신 치료가 잘못된 건 아니에요.
불안장애 자체도 있으셨을 거고,
기립성빈맥증후군이 스트레스나 불안을 악화시키기도 하니까요.
근데 문제는,
'불안'만 치료해서는 '기립성빈맥증후군' 자체는 안 나아요.
이건 자율신경계의 기능 이상이거든요.
그래서 정신과 약을 먹어도
심장 두근거림, 어지럼증 같은 신체 증상은 계속 남아있었던 거예요.
이게 환자분을 더 불안하게 만들었고,
그러면서 증상이 악순환되는 거죠 ㅠㅠ
저는 환자분께 기립성빈맥증후군에 맞는 약을 처방해드렸어요.
그리고 몇 주 후에 다시 오셨는데...
정말 많이 좋아지셨더라고요!
심장 두근거림이 확 줄어들었고,
어지럼증도 거의 없어졌고,
잠도 훨씬 잘 주무신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뇌에 이상이 없다'는 걸 확인하신 게 큰 위안이 되셨대요.
그 불안감이 사라지니까
머리가무겁고멍해요 증상도 훨씬 덜하다고 하시더라고요.
머리가 무겁고 멍한 증상, 원인은 다양해요
사실 머리가무거워요, 머리가멍해요 같은 증상의 원인은 정말 다양해요.
✅ 스트레스, 불안장애, 우울증 같은 정신과적 문제
✅ 만성피로증후군
✅ 자율신경계 이상
✅ 갑상선 기능 이상
✅ 빈혈
✅ 수면무호흡증
✅ 뇌종양, 뇌혈관 질환
이렇게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정말 중요해요.
특히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데도 증상이 계속된다면,
신경과적 평가를 한번 받아보시는 게 좋아요.
언제 신경과를 가야 할까요?
이런 질문 많이 하세요.
정신과 다니고 있는데 신경과도 가야 하나요?
제 대답은 이거예요.
"이런 증상이 있다면 꼭 가보세요."
✔️ 정신과 치료 중인데 신체 증상(두통, 어지럼증 등)이 계속될 때
✔️ 두통이 점점 심해질 때
✔️ 갑자기 시작된 심한 두통
✔️ 의식 변화나 기억력 저하가 동반될 때
✔️ 팔다리 마비나 감각 이상이 있을 때
✔️ '혹시 뇌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클 때
마지막 항목이 정말 중요해요.
불안감 자체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거든요.
그럴 땐 검사 한 번 받아보시고 '뇌는 정상'이라는 확인을 받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뇌 검사, 너무 무서워하지 마세요
MRI 검사 권하면 환자분들 중에 무서워하시는 분들 계세요.
'혹시 뭐가 나오면 어떡하지...'
근데 대부분은 정상으로 나와요.
그리고 설령 뭔가 나온다 해도,
일찍 발견하는 게 훨씬 좋잖아요?
모르고 지나가는 것보다
아는 게 백 배 낫죠.
특히 뇌종양이나 뇌혈관 질환은
조기 발견이 정말 중요하거든요.
그리고 검사 결과가 정상으로 나오면,
그것만으로도 큰 안심이 돼요.
환자분들 보면,
'뇌는 괜찮다'는 말 듣고 나서
증상이 확 좋아지는 경우도 많아요.
불안이 줄어드니까
실제 증상도 줄어드는 거죠.
저는 신경과 전문의로서 매일 이런 환자분들을 만나요.
머리가무거워요, 머리가멍해요...
이런 증상 때문에 고생하시는 분들이요.
그런데 안타까운 건,
많은 분들이 '그냥 스트레스겠지' 하고 넘어가시거나,
정신과 치료만 받다가 시간을 보내신다는 거예요.
물론 스트레스나 불안이 원인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닐 수도 있어요.
특히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데도
신체 증상이 계속된다면,
반드시 다른 원인이 있는지 확인해봐야 해요.
그리고 '혹시 뇌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크다면,
검사 한 번 받아보세요.
대부분은 정상으로 나오고,
그것만으로도 큰 위안이 될 거예요.
만약 뭔가 발견된다면,
그건 오히려 다행이에요.
일찍 찾아서 치료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한 가지 더.
본인의 증상을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내가 예민해서 그런가?'
'내가 나약해서 그런가?'
아니에요.
증상은 증상일 뿐이고,
원인이 있어요.
그 원인을 찾아서 치료하면
분명히 나아질 수 있어요.
증상은 몸이 보내는 신호예요.
그 신호를 잘 듣고,
적절한 검사와 치료를 받으시길 바랍니다.
여러분 모두 건강하고
머리 맑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조성호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