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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오른쪽 얼굴 저림… 안면저림 원인 무엇일까요?

기흥 신경과

by 콕 선생님


지난주에 한 환자분이 진료실에 들어오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오른쪽 얼굴이 뭔가 불편하고 아픈데,


제가 몇 년 전에 대상포진을 앓았거든요.


그거 때문인가 싶어서 파스 붙이고 참았는데... 점점 심해져서 왔어요.



환자분 표정을 보니 정말 걱정이 많으신 것 같더라고요.



사실 얼굴 저림이나 통증으로 병원을 찾으시는 분들 중


상당수가 이렇게 며칠씩 참다가 오세요.



그냥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 스트레스 때문인가 보다,


예전에 앓았던 병 후유증인가 보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거죠.



하지만 제가 신경과 전문의로서 10년 넘게 진료하면서 느낀 건,


얼굴 저림은 절대 가볍게 넘길 증상이 아니라는 거예요.



안녕하세요.



얼굴이 저리거나 감각이 이상하다고 하시는 분들께


"괜찮을 거예요"라고 안심시켜드리고 싶지만,


정확한 원인을 찾기 전까지는 함부로 안심시킬 수 없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분들이 본인의 저림 원인을 확실하게 알고 가실 수 있도록,


작은 증상 하나 허투루 보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콕통증의학과 신경과 전문의 조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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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제가 최근 진료실에서 만났던 두 분의 환자분 사례를 중심으로,


안면 저림이 왜 위험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말씀드리려고 해요.



진료실에서 만난 첫 번째 환자분



환자분은 우측 얼굴이 불편하고 아프면서


약간 붓는 느낌이 있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눈도 무겁고 뻐근한 게 계속된다고요.



처음에 환자분은 예전에 우측 이마 쪽으로


대상포진을 앓으셔서 그거 때문인가 싶었다고 하셨어요.



사실 이런 경우가 정말 많아요.



과거에 어떤 질환을 앓으셨던 분들은


새로운 증상이 생겨도 그 병의 후유증이라고 생각하시는 거죠.



하지만 저는 환자분 말씀을 듣는 순간,


좀 더 정밀한 검사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얼굴 통증이나 저림은 원인이 정말 다양하거든요.



✅ 뇌신경인 삼차신경의 문제일 수도 있고


✅ 목 문제가 연관통으로 나타날 수도 있고


✅ 대상포진 후 신경통일 수도 있고


✅ 더 나아가 뇌종양 같은 구조적 문제일 수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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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Tauranga Plastic Surgery







그래서 환자분께 이렇게 말씀드렸어요.


정확한 검사가 필요하니 당일 MRI 검사를 해 보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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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분은 처음에 조금 놀라셨어요.



MRI요?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요?



네, 해야 합니다.



특히 안면 증상은 단순해 보여도 뇌신경과 직접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는 게 정말 중요해요.



MRI 촬영을 할 때는 뇌신경을


더욱 정밀하게 평가하기 위해 조영제를 사용했어요.



조영제를 쓰면 뇌줄기 부분을 더 상세하게 관찰할 수 있거든요.



그리고 검사 결과가 나왔을 때... 제 예감이 맞았습니다.



우측 삼차신경을 누르고 있는 뇌수막종이 발견된 거예요.


환자분의 증상과 정확히 일치하는 위치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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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도 비교적 컸고요.



환자분께 결과를 설명드리는 순간이 참 조심스러웠어요.



이 종양 때문에 신경이 눌려서 통증과 불편감이 생긴 거니,


감마나이프 수술이 필요할 것 같다고…



환자분은 정말 놀라셨지만,


동시에 안도하시는 표정도 지으셨어요.



그냥 대상포진 후유증이려니 하고 넘어갔으면 정말 큰일 날 뻔했네요...



맞아요.



만약 그냥 단순 부종이나 근육통으로만 생각하고 넘어갔다면,


종양은 계속 자라면서 더 큰 문제를 일으켰을 거예요.



다행히 저희가 연계하고 있는 대학병원으로 빠르게 연결해드렸고,


환자분은 감마나이프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으셨습니다.



지금은 경과도 좋으시고, 증상도 많이 호전되셨어요.



이 케이스를 통해 제가 꼭 말씀드리고 싶은 건 이거예요.



과거 병력이 있다고 해서 모든 증상을


그 병의 후유증으로만 생각하면 안 된다는 거예요.



특히 얼굴 저림이나 통증은 뇌신경과 직접 관련이 있기 때문에,


정밀 검사를 통한 감별 진단이 정말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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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별 진단이 정말 중요하다는 사실을 매일 실감하고 있습니다. 잘못된 병명으로 골든타임을 놓치는 일 없게 매일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진료실에서 만난 두 번째 환자분







이번엔 완전히 다른 케이스예요.



환자분이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났는데 입이 한쪽으로 돌아가 있더래요.


거울을 보고 정말 놀라셨다고 하시더라고요.



사실 이 환자분은 몇 년 전에 반대쪽 얼굴에도 안면마비가 왔었던 분이에요.



그때 경험으로 3일 안에 빨리 치료받아야 한다는 걸 알고 계셔서,


증상 나타나자마자 바로 저희 병원으로 달려오셨어요.



이분 케이스는 정말 모범적인 대응이었어요.


안면마비는 골든타임이 정말 중요하거든요.



뇌 문제가 아닌 경우, 발병 후 3일 이내에


스테로이드 치료를 시작해야 예후가 좋아요.



환자분께서 바로 오신 덕분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치료를 시작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앞서 말했듯 안면마비라고 해서


무조건 단순 벨마비인 건 아니에요.


아무리 병력이 있어도 이걸 배제하는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그래서 환자분께 말씀드렸어요.



혹시 다른 위험한 병 때문에 마비가 온 건 아닌지 확인해야 합니다.


뇌 MRI 검사도 하시죠.



환자분은 그 말씀 듣고 좀 무서워하셨어요.


종양 같은 거면 어떡하죠...?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해요.


하지만 정확히 알아야 정확한 치료를 할 수 있으니까요.



다행히 검사 결과, 뇌종양이나 다른 이차적 원인은 발견되지 않았어요.


전형적인 벨마비로 진단할 수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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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분이 정말 안도하시더라고요.



바로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 고용량 스테로이드 치료


✔️ 안면신경 자극 재활치료


✔️ 도수치료 병행



그리고 한 가지 더 중요한 게 있어요.



안면마비가 생기면 눈이 잘 안 감기잖아요.


그러면 각막이 건조해지고, 심하면 각막염이 생길 수 있어요.


이게 방치되면 시력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고요.



그래서 환자분께 인공눈물을 처방해드리고,


눈 관리 방법도 자세히 설명드렸어요.



지금 환자분은 많이 호전되셔서 표정도 거의 자연스럽게 돌아오셨고,


일상생활도 가능하세요.



이 케이스의 핵심은 조기 진단과 빠른 치료예요.



만약 환자분이 며칠 참다가 오셨다면,


예후가 이렇게 좋지 않았을 거예요.







왼쪽 오른쪽 안면 저림, 언제 병원에 가야 할까요?







제가 환자분들께 항상 강조하는 게 있어요.


이런 증상이 있다면 즉시 병원에 오세요.



✅ 갑자기 한쪽 얼굴이 마비되거나 입이 돌아간 경우


✅ 얼굴 저림과 함께 말이 어눌해지거나 팔다리 힘이 빠지는 경우


✅ 얼굴 통증이나 저림이 3일 이상 지속되는 경우


✅ 눈이 잘 안 감기거나 침이 자꾸 흐르는 경우


✅ 얼굴 한쪽이 붓거나 무거운 느낌이 계속되는 경우



특히 갑자기 발생한 안면마비는 3일이 골든타임이에요.


이 시기를 놓치면 회복이 어려워질 수 있어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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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뇌졸중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의심된다면?


주저하지 말고 119 부르세요.



제가 뇌신경센터를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뭐냐면,


"놓치지 않는 것"


이에요.



첫 번째 환자분처럼 대상포진 후유증이려니 하고


넘어갈 수 있는 증상에서 뇌종양을 찾아내는 일.



두 번째 환자분처럼 단순 안면마비처럼 보이지만


다른 원인을 배제하기 위해 정밀 검사를 하는 일.



이런 꼼꼼함이 환자분의 예후를 결정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희는 영상의학과 전문의와 협진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서,


MRI 촬영부터 판독, 치료까지 빠르게 진행할 수 있어요.



이런 병원에 가면 훨씬 도움이 될 거예요.


(꼭 저한테 오는 게 아니더라도 말이에요. ^^)



오늘 두 분의 환자분 사례를 말씀드렸는데요.


한 분은 뇌종양이 원인이었고, 한 분은 벨마비였어요.



똑같이 얼굴 저림과 통증으로 오셨지만, 원인은 완전히 달랐죠.


그래서 제가 항상 강조하는 게 ‘자가 진단은 위험하다’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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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 스트레스 때문이겠지,


예전 병 때문이겠지...


이렇게 넘기다가 정말 큰일 날 수 있어요.



특히 얼굴 저림은 뇌신경과 직접 연결된 증상이기 때문에,


원인이 다양하고 때로는 심각할 수 있습니다.



얼굴 저림 증상이 나타난다면 빨리 신경과 전문의를 찾아가세요.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해요.



정확한 진단이 빠른 회복의 첫걸음입니다.



감사합니다.


조성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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