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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 손떨림? 손근육 저림 증상 노화가 맞을까요?

알아내는 <신경과 의사 비법> 공개

by 콕 선생님


커피잔을 들 때마다 물이 흔들리고,


젓가락질할 때마다 반찬이 떨어지고,


글씨 쓸 때마다 손이 제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면...



이건 단순히 '나이 들어서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갈 문제가 아닐 수 있어요.



안녕하세요.



진료실에서 환자분들의 떨리는 손을 붙잡고


"괜찮아질 거예요"라고 말할 때마다,


그 손을 통해 전해지는 불안과 두려움을 고스란히 느끼고 있어요.



환자분들에게 단순히 ‘괜찮을 거예요’라고 말하는 것보다


웃음을 되찾아드리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저는 콕통증의학과 신경과 전문의 조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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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최근 제가 직접 진료했던 60대 초반 환자분의 이야기를 통해,


파킨슨병 손떨림에 대해 설명해 주고,


왜 정확한 진단이 중요한지 솔직하게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60대 초반, 마트 계산원으로 일하시던 분의 이야기







얼마 전, 60대 초반의 여성 환자분이 콕병원에 오셨어요.


처음 내원하신 이유는 허리 통증과 다리 저림 때문이었습니다.


통증의학과 원장님 진료를 받으셨다고 했죠.



마트에서 계산원으로 오래 일하셨던 분이라,


오랜 시간 서 있고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하면서


허리가 많이 상하신 상태였죠.



허리 치료를 진행하면서 증상이 많이 좋아지셨는데...


진료 중에 통증의학과 원장님 눈에 들어온 게 하나 있으셨대요.



환자분의 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고…


처음엔 긴장해서 그런가 싶었는데,


진료가 끝날 때까지 계속 떨림이 유지되셨대요.



그래서 조심스럽게 여쭤보셨대요.


혹시 손떨림이 언제부터 시작되셨냐고요.



환자분은 잠시 생각하시더니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백신 맞고 나서부터 왼손이 좀 떨리기 시작했다고요.



처음엔 백신 부작용이거나 일 때문이겠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셨대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왼손에서 시작된 떨림이 점점 오른손으로도 번지고,


나중엔 다리까지 영향을 받으면서 걷기도 힘들어지셨다는 거예요.



그래서 바로 저한테 인계됐습니다. ㅎㅎ




당일 파킨슨병 검사 가능한

콕통증의학과 오시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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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분은 이미 몇 군데 병원을 다녀오신 상태였어요.


다른 병원에서 뇌 MRI, MRA 검사도 받으셨고,


손떨림에 대한 약도 처방받아서 드셨다고 하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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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병원에서 통증의 원인을 찾지 못했을 때 본인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환자분의 탓이 아니라는 말과 함께 진실된 진료를 보여드릴게요.]







그런데 검사에서는 별다른 이상이 안 나왔고,


약을 먹어도 효과가 거의 없었다고요.


그래서 환자분은 그냥 이렇게 사는 건가 싶어서 체념하고 계셨대요 ;;



이런 경우, 정말 많습니다.


단순 MRI 검사만으로는 파킨슨병 같은 질환을 진단하기가 어렵거든요.



파킨슨병은 뇌의 특정 부위에서 도파민을 만드는


신경세포가 손상되면서 생기는 질환인데,



초기에는 영상 검사만으로 확인이 안 되는 경우가 많아요.


오히려 임상 증상과 신경학적 검사가 훨씬 중요하죠.







손떨림의 종류, 알고 계셨나요?







여기서 잠깐, 중요한 이야기를 하나 하고 넘어갈게요.



손떨림이라고 다 같은 손떨림이 아니에요.


크게 세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 본태성 떨림


가장 흔한 손떨림으로, 주로 행동할 때 떨립니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많고, 나이가 들면서 심해질 수 있어요.



✅ 생리적 떨림


긴장했을 때, 카페인을 많이 섭취했을 때,


피곤할 때 일시적으로 생기는 떨림이에요.


원인을 제거하면 대부분 좋아집니다.



✅ 파킨슨병 손떨림


가만히 있을 때 떨리는 게 특징이에요.


'안정 시 떨림'이라고 하죠.


주로 한쪽 손에서 시작해서 반대쪽으로 진행되고,


걷기 어려움, 근육 경직 같은 다른 증상들이 동반됩니다.



이 환자분의 경우, 증상을 자세히 살펴보니...



1️⃣ 왼손에서 시작해서 양손으로 진행되었고


2️⃣ 다리까지 영향을 받아 보행이 어려워졌으며


3️⃣ 쉬고 있을 때도 손이 떨리는 증상이 있었어요



이건 명백히 파킨슨병을 의심해봐야 하는 소견이었습니다.



✔️ 신경학적 검사


✔️ Brain MRI 재검


✔️ 임상 증상 종합 평가



를 진행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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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네, 파킨슨병이었어요.


환자분께 진단 결과를 말씀드렸을 때, 표정이 굳어지시더라고요.



누구라도 그럴 거예요.


파킨슨병이라는 진단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소식이니까요.



하지만 동시에 환자분은 이렇게도 말씀하셨어요.


그래도 원인을 알게 되어서 다행이라고요.



몇 년 동안 이유도 모르고 손떨림과 보행 장애로 고생했는데,


이제라도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제대로 된 치료를


시작할 수 있게 되어서 오히려 안도가 된다고 하셨어요.



감동이었습니다. ㅜㅜ







치료 시작, 그리고 변화







파킨슨병은 완치되는 병은 아니지만,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통해 충분히 증상을 조절하고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는 질환이에요.



환자분께는 파킨슨병 약물치료를 시작했고,


허리 통증에 대한 통증의학과 치료도 병행했습니다.



그리고 몇 주 후...



환자분이 다시 병원에 오셨을 때,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손떨림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걸음걸이도 훨씬 안정적이었으며,


무엇보다 표정이 밝아지셨더라고요.



환자분 본인도, 주변 사람들도 많이 좋아졌다고


이야기해준다며 기뻐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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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밥 먹을 때도 손이 떨려서


국이 흔들리고 반찬을 떨어뜨리는 일이 많았는데,


이제는 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시더라고요.






파킨슨병, 빨리 발견할수록 좋은 이유






파킨슨병은 초기에 발견해서 치료를 시작하는 게 정말 중요해요.



왜냐하면,



1️⃣ 초기에는 약물 치료 반응이 좋고


2️⃣ 증상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으며


3️⃣ 일상생활 기능을 최대한 오래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 환자분처럼 몇 년 동안 진단받지 못하고 지내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아요.



손떨림을 그냥 나이 탓으로만 돌리거나,


단순한 검사만 받고 이상 없다는 말에 안심하시는 경우가 많거든요.



하지만 파킨슨병은 전문의의 세심한 관찰과 임상 판단이 필수예요.







혹시 이런 증상들이 있으신가요?






✅ 가만히 있을 때 손이나 다리가 떨린다


✅ 한쪽 손에서 시작된 떨림이 점점 반대쪽으로 번진다


✅ 걸을 때 팔을 자연스럽게 흔들지 못한다


✅ 보폭이 점점 짧아지고 걷기가 힘들어진다


✅ 얼굴 표정이 굳어지고 말이 어눌해진다


✅ 글씨가 점점 작아진다


✅ 근육이 뻣뻣해지고 움직임이 둔해진다



이 중 3개 이상 해당된다면, 파킨슨병을 의심해봐야 해요.


특히 60대 이상에서 이런 증상들이 나타난다면 더욱 주의 깊게 봐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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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떨림, 혼자 고민하지 마세요







많은 분들이 손떨림을 부끄럽게 생각하시거나,


나이 들면 다 그런 거라고 체념하시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그게 파킨슨병의 초기 증상일 수도 있고,


다른 치료 가능한 질환의 신호일 수도 있어요.



제가 이 환자분을 진료하면서 느낀 건,


'조금만 더 일찍 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었어요.



2021년부터 증상이 시작되었으니까,


거의 4년 넘게 제대로 된 진단과 치료를 받지 못하고 고생하신 거잖아요.



그 시간 동안 환자분이 느꼈을 불안과 답답함이 얼마나 컸을지...


의사로서 참 안타까웠습니다 ㅠㅠ



파킨슨병 진단을 받으면 많은 분들이 절망하세요.


'이제 내 인생 끝났구나' 하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하지만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파킨슨병이 있어도 충분히 좋은 삶을 살 수 있다는 거예요.



이 환자분처럼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서


증상을 잘 조절하고,


일상생활을 유지하실 수 있어요.



물론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긴 해요.


정기적인 진료와 약물 조절,


그리고 적절한 운동과 재활이 중요하죠.



하지만 그런 관리를 통해서


증상의 진행을 늦추고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노인 손떨림, 손근육떨림이 있으시다면,


그냥 나이 탓으로만 돌리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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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파킨슨병 손떨림의 특징인


'가만히 있을 때 떨리는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시길 바랍니다.



조금만 더 일찍,


조금만 더 정확하게 진단받았더라면


훨씬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을 환자분들을 많이 봤어요.



여러분도 그런 경우가 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손떨림은 단순한 노화 현상이 아닐 수 있어요.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마시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세요.



감사합니다.


조성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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