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측 통증> 환자들을 위해 쓰는 글
"선생님, 누우면 허리가 더 아픈데... 이게 정상인가요?"
진료실에서 정말 자주 듣는 질문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누우면 편해질 거라고 생각하시거든요.
그런데 막상 침대에 눕는 순간,
왼쪽 허리가 찌릿하거나 뻐근하게 아파오면...
'내가 뭔가 크게 잘못된 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밀려오시죠.
안녕하세요.
매일 아침 진료실 문을 열면서
"오늘은 또 어떤 통증으로 고생하시는 분을 만나게 될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틀에 박힌 진료가 아닌,
진짜 원인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싶습니다.
저는 콕통증의학과 통증 전문의 김환희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오늘은 최근 제가 직접 진료했던 한 환자분의 이야기를 통해,
누울 때 허리 통증, 특히 왼쪽 허리 통증이 왜 생기는지,
그리고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솔직하게 풀어보려고 합니다.
며칠 전 진료실에 들어오신 30대 남성분 이야기
얼마 전, 30대 초반의 남성 환자분이 콕병원 통증의학과로 오셨어요.
첫인상부터 심상치 않았습니다.
대기실에서 진료실로 들어오시는 모습부터가 조심스러웠거든요.
허리를 살짝 구부린 채로, 한 발 한 발
디딜 때마다 표정이 일그러지는 게 보였어요.
제가 자리에 앉으라고 요청드리자마자
환자분은 의자에 앉는 동작 하나에도 몇 초를 망설이셨습니다.
그리고 천천히, 정말 조심스럽게 엉덩이를 의자에 내려놓으시더니...
앉은 순간 고통이 새어 나오는 표정이었죠. ㅜㅜ
"선생님, 제가 며칠 전에 허리를 삐끗했는데요...
처음엔 그냥 좀 뻐근한 정도였어요.
파스 붙이면 나아지겠지 했죠."
환자분은 이렇게 말씀을 시작하셨습니다.
근데 이틀 지나니까 누울 때마다 왼쪽 허리가 너무 아프셨대요.
특히 왼쪽 허리 뒤쪽이 아파,
자려고 누우면 통증이 확 올라와서 잠을 못 자겠다고…
파스를 계속 붙였지만 전혀 나아지지 않았고,
오히려 앉았다 일어날 때는
다리까지 저릿하고 꼬리뼈 쪽도 아프다고 하셨어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런 케이스 정말 많습니다.
처음엔 "좀 쉬면 낫겠지" 하시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통증이 점점 심해지고,
결국 일상생활 자체가 불가능해진 상태로 병원에 오시는 분들이요.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며 버티다 병원에 오시는 환자분들이 생각보다 많아요. 그런 환자분들에게 도움을 드리는 게 제 역할이죠.]
이 환자분도 마찬가지였어요.
"삐끗한 정도였으면
이틀 정도면 좀 나아져야 하는데, 왜 더 아플까요?"
환자분의 질문에 저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허리를 삐끗했다는 건, 단순히 근육만 다친 게 아닐 수 있어요.
특히 누웠을 때 더 아프다면,
디스크나 척추 주변 구조물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환자분 표정이 굳어지더라고요 ;;
"디스크요...? 저 아직 30대인데요..."
네, 맞습니다.
나이는 중요하지 않아요.
오히려 30대가 허리 문제로 가장 많이 오시는 연령대 중 하나거든요.
정확한 진단이 먼저였습니다
저는 일단 환자분께 당일 MRI 검사를 권유드렸어요.
당일 MRI 검사 가능한
콕통증의학과 오시는 길
지금 상태로 봐서는 정확히 어느 부위에서
문제가 생긴 건지 확인이 필요하기 때문인데요.
특히 누울 때 통증이 심하다는 건,
척추에 가해지는 압력이나 신경 자극이 있다는 신호일 수 있거든요.
MRI 결과는... 예상했던 것보다 조금 더 복잡했습니다.
✅ L1-2번 디스크 돌출
✅ L2-3번 디스크 돌출
✅ L4-5번 디스크 돌출 및 협착증
한 군데가 아니라 여러 군데에서 문제가 발견된 거예요.
환자분께 결과를 보여드리면서 설명했습니다.
"보시면, 디스크가 여러 층에서 튀어나와 있고요,
특히 L4-5번은 협착까지 동반되어 있어요.
이게 왼쪽 허리 통증의 주된 원인입니다."
환자분은 화면을 보시다가 물으셨어요.
"그럼... 수술해야 하나요?"
수술? 아직은 아닙니다.
사실 MRI 결과만 보면 PEN(Percutaneous epidural Neuroplasty) 시술까지도
고려할 수 있는 상태였어요.
하지만 저는 환자분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봤을 때,
아직은 보존적 치료로 충분히 좋아질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왜냐하면,
1️⃣ 환자분이 젊고 건강한 30대 남성이었고
2️⃣ 다리 저림이 있긴 했지만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으며
3️⃣ 운동 장애는 없었기 때문이죠.
일단 CI 주사 치료와 후관절 치료를 병행해보려 했습니다.
CI(C-arm Intervention) 주사치료, 그리고 후관절 치료란?
많은 분들이 이 치료에 대해 생소하게 느끼시는데요.
간단히 설명드리면,
✔️ CI 주사치료는 경막외강 내로 약물을 주입해서 염증을 가라앉히고
신경 압박을 줄여주는 치료예요.
디스크로 인한 신경 자극을 직접적으로 완화시키죠.
[환자분도 C-arm 영상 장비를 통해 병변에 정확히 약을 투여할 수 있었어요. ^^]
✔️ 후관절 치료는 척추 뒤쪽에 있는 관절의 염증이나
손상을 치료하는 방법입니다.
특히 누울 때 허리 통증이 심한 경우,
후관절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거든요.
이 두 가지를 함께 진행하면서,
환자분의 통증을 근본적으로 줄여나가는 게 목표였습니다.
치료 후 며칠 뒤, 다시 오신 환자분
치료하고 일주일쯤 지났을까요?
환자분이 다시 병원에 오셨어요.
이번에는 진료실로 들어오시는 모습부터 달랐습니다.
허리를 구부리지 않으셨고, 걸음걸이도 훨씬 자연스러웠어요.
"선생님, 진짜 신기해요. 누울 때 아프던 게 거의 사라졌어요.
왼쪽 허리 뒤쪽 통증도 많이 줄었고요."
환자분이 웃으면서 말씀하시는 걸 보니까... 저도 기분이 좋더라고요 ㅎㅎ
물론 완전히 회복된 건 아니었지만,
일상생활이 가능한 수준까지 좋아진 거예요.
지금은 경과 관찰 중이고,
추가로 재활 운동과 생활 습관 교정을 병행하고 계십니다.
왜 누울 때 왼쪽 허리가 더 아플까요?
이 환자분 사례를 통해 제가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어요.
"누우면 편해야 정상 아닌가요?"
네, 맞습니다. 정상이라면 그래야 해요.
하지만 누웠을 때 오히려 통증이 심해진다면, 이건 명확한 신호예요.
출처: Orthoinfo
✅ 디스크가 신경을 압박하고 있거나
✅ 척추관 협착으로 신경 통로가 좁아졌거나
✅ 후관절에 염증이 생겼거나
✅ 척추 주변 인대나 근육이 불안정한 상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왼쪽 허리 뒤통증처럼 한쪽으로만 통증이 집중된다면?
이건 그쪽 신경이나 관절에 문제가 생겼다는 거예요.
이때 파스는 일시적인 진통 효과만 있을 뿐,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파스에만 의존하다 보면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되고,
그 사이 디스크는 더 튀어나오고,
협착은 더 진행되고,
신경 손상은 더 심해지죠.
이 환자분도 파스만 계속 붙이셨다가
결국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악화된 후에야 병원에 오셨잖아요.
만약 조금만 더 늦게 오셨다면?
보존적 치료로는 안 되고,
수술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었어요.
언제 병원에 가야 할까요?
정확한 기준을 말씀드리자면,
1️⃣ 누울 때 허리 통증이 2~3일 이상 지속된다
2️⃣ 한쪽 허리(왼쪽 또는 오른쪽)만 유독 아프다
3️⃣ 앉았다 일어날 때 다리 저림이나 힘 빠짐이 느껴진다
4️⃣ 꼬리뼈나 엉덩이 쪽까지 통증이 번진다
5️⃣ 파스나 진통제를 써도 나아지지 않는다
이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지체하지 마시고 병원에 오셔야 합니다.
저는 항상 환자분들께 이렇게 말씀드려요
"통증은 몸이 보내는 경고 신호입니다."
그 신호를 무시하면, 나중에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돼요.
이 환자분처럼 조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면,
시술로도 충분히 좋아질 수 있습니다.
물론 모든 케이스가 다 똑같지는 않아요.
어떤 분은 정말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고,
어떤 분은 간단한 물리치료만으로도 회복되는 경우도 있죠.
하지만 그건 정확한 검사와 진단을 통해서만 알 수 있습니다.
누울 때 허리 통증으로 고생하고 계신다면,
더 이상 참지 마세요.
"이 정도는 괜찮겠지"
"조금만 더 버티면 나아지겠지"
이런 생각이 결국 상황을 더 악화시킵니다.
저는 매일 진료실에서 환자분들을 만나면서 느껴요.
조금만 더 일찍 오셨더라면,
조금만 더 빨리 치료를 시작하셨더라면,
훨씬 수월하게 좋아지셨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요.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도,
혹시 누울 때 허리가 아프거나
왼쪽 허리 쪽으로 통증이 집중되는 증상이 있다면,
꼭 한 번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김환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