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먹으면 완치 가능한 건가요?
검사해도 이상 없다는데 왜 이렇게 아픈 걸까요?
지난달, 30대 후반 여성 환자분이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오시면서 첫 마디가 이거였어요.
이미 여러 병원을 다녀보셨는데
손발 저림, 따가움 때문에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인데
검사 결과는 늘 정상이라고만 하더랍니다.
심지어 정신과 치료까지 권유받으셨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이분, 정신적인 문제가 아니었어요.
정확히는 자율신경계에 문제가 있으셨던 겁니다.
안녕하세요.
검사상 아무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들으면서도
계속되는 증상 때문에 혹시 내가 예민한 건가,
정말 정신적인 문제인가 자책하셨던 분들 많으실 거예요.
하지만 대부분은 단지 원인을 찾지 못했을 뿐입니다.
저는 그 원인을 찾아 주는
콕통증의학과 신경과 전문의 조성호입니다.
오늘은 제 진료실에서 자주 만나지만
많은 분들이 모르고 지나치는
자율신경실조증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말초신경병이라더니 아니라고요?
이 환자분은 처음에 양쪽 손발에만 저림과 따가움이 있었대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팔다리 전체로 증상이 퍼져나갔고,
나중에는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가 됐다고 하셨습니다.
당연히 병원에 가셨죠.
첫 병원에서는 말초신경병 같다며 스테로이드 처방을 받으셨어요.
그런데 전혀 효과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병원에서 신경전도검사, 근전도검사까지 받아보셨는데
결과는 말초신경병이 아니라는 거예요.
그럼 대체 뭐가 문제냐고 물으니,
명확한 답은 없고 정신과 상담을 권유받으셨답니다.
환자분이 진료실에서 하셨던 말씀이 아직도 기억나네요.
어느 병원을 가야 하는지,
대체 뭘 더 검사해야 하는지 정말 막막했다고요.
자율신경실조증 원인, 왜 찾기 어려울까요?
이 환자분을 보면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이거였어요.
자율신경계를 확인해봐야겠다.
왜냐하면 환자분이 호소하시는 증상들이
전형적인 말초신경병 패턴과는 좀 달랐거든요.
ㄴ 환자의 작은 차이를 놓치지 않고 파악하는 게 의료진으로서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꼼꼼하게 살피겠습니다.
손발 저림만 있는 게 아니라 두통도 있고,
혀까지 저리다고 하셨고, 어지럼증도 동반되어 있었습니다.
게다가 일반적인 신경전도검사에서는 아무 이상이 안 나왔고요.
이런 경우 의심해봐야 하는 게 바로 자율신경실조증입니다.
자율신경계라는 건 우리 몸에서
의식적으로 조절할 수 없는 기능들을 담당하는 신경이에요.
✔️ 심장 박동
✔️ 혈압 조절
✔️ 체온 유지
✔️ 소화 기능
✔️ 호흡 조절
이런 것들이 다 자율신경계가 알아서 조절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 자율신경계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될까요?
우리 몸의 말초신경과 근막이 비정상적으로 예민해집니다.
그러면 정상적인 감각 자극도 저림, 시림,
따가움 같은 이상 감각으로 느껴지는 거예요.
문제는 이게 일반적인 신경 검사에서는 잘 안 잡힌다는 겁니다.
신경전도검사나 근전도검사는
말초신경 자체의 손상을 보는 검사거든요.
그런데 자율신경실조증은 신경이 손상된 게 아니라
기능이 떨어진 상태라서,
일반 검사로는 정상으로 나올 수밖에 없어요.
저는 이 환자분께 자율신경계 기능검사를 권해드렸습니다.
이 검사는 심박변이도, 기립경사검사 등을 통해
자율신경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검사예요.
결과는 명확했습니다.
환자분의 자율신경 기능이 현저히 떨어져 있었어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균형이 무너져 있었고,
특히 스트레스 반응을 조절하는 기능이 약화되어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말초신경이 과도하게 예민해져서
일반적인 자극도 저림이나 따가움으로 느껴지고 있었던 거죠.
여기서 끝이 아니었어요.
자율신경실조증 원인을 더 깊이 파고들어야 했습니다.
자율신경계 기능이 왜 떨어진 걸까요?
저는 환자분의 경추와 요추 상태를 함께 확인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모르시는데,
목과 허리의 문제가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줄 수 있거든요.
경추와 요추에서 나오는 신경들은
자율신경계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특히 경추 상부와 흉추 부위는 교감신경절이 위치한 곳이라서,
이 부위에 문제가 생기면 자율신경 기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그래서 당일 MRI 검사를 진행했죠.
당일 MRI 검사 가능한
콕통증의학과 오시는 길
MRI 검사 결과 경추 3-4번, 요추 4-5번에서
추간판 퇴행성 변화와 경미한 신경 압박 소견이 관찰됐습니다.
단독으로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있지만,
이게 자율신경계 기능 저하와 결합되면서
전신적인 이상 감각을 유발하고 있었던 거예요.
1️⃣ 경추와 요추의 구조적 문제
2️⃣ 이로 인한 자율신경계 기능 저하
3️⃣ 말초신경 예민도 증가
4️⃣ 전신 저림, 따가움 발생
이런 연쇄반응이었던 겁니다.
자율신경실조증 약만으로는 부족해요
많은 환자분들이 자율신경실조증 진단을 받으면
약물치료만 받으시는 경우가 많아요.
물론 약물치료도 중요합니다. 자율신경계 기능을
안정화시키는 약물들이 분명 도움이 되거든요.
하지만 제 경험상, 약물치료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자율신경실조증 원인이
단순히 스트레스나 정신적인 문제만이 아니라,
이 환자분처럼 구조적인 문제와 결합되어 있는 경우가
상당히 많기 때문이에요.
저는 이 환자분께 복합적인 접근을 했습니다.
✅ 자율신경계 안정화를 위한 약물치료
✅ 경추 및 요추 신경 압박 해소를 위한 신경차단술
✅ 자율신경 기능 회복을 위한 생활습관 교정
특히 신경차단술은 C-arm 영상장비를 이용해서
정확하게 눌린 신경 부위에만 시행했습니다.
이렇게 해야 불필요한 약물 사용을 줄이면서도
효과적으로 신경 압박을 해소할 수 있거든요.
자율신경실조증 완치, 가능할까요?
환자분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시는 질문입니다.
완치가 가능하냐고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자율신경실조증 완치라는 개념은 조금 조심스러워요.
왜냐하면 자율신경계는 한번 기능이 떨어지면
완전히 원래대로 돌아오기까지 시간이 꽤 걸리거든요.
게다가 재발 가능성도 있고요.
하지만 적절한 치료와 관리로
일상생활에 전혀 지장 없는 수준까지
회복하는 건 충분히 가능합니다.
이 환자분도 치료 2주 후부터 증상이 눈에 띄게 좋아지기 시작했어요.
손발 따가움이 먼저 줄어들더니,
한 달쯤 지나니까 저림 증상도 거의 사라졌습니다.
두통과 어지럼증도 함께 개선됐고요.
지금은 3개월째 경과관찰 중인데,
거의 모든 증상이 호전된 상태로 잘 지내고 계십니다.
물론 완전히 끝난 건 아니에요.
정기적으로 자율신경계 기능을 체크하면서,
스트레스 관리와 생활습관 유지에도 신경 쓰고 계시죠.
이런 관리가 병행돼야 재발을 막을 수 있거든요.
제 진료실에서 자율신경실조증으로
진단받는 환자분들의 공통점을 정리해봤어요.
출처: Mayo Clinic
✔️ 여러 검사를 받아도 원인을 못 찾았다
✔️ 손발 저림, 따가움이 양쪽 대칭으로 나타난다
✔️ 증상이 팔다리 전체로 퍼지는 양상이다
✔️ 두통, 어지럼증이 동반된다
✔️ 혀나 입술도 저리다
✔️ 가슴 두근거림이나 소화불량도 있다
✔️ 스트레스를 받으면 증상이 악화된다
✔️ 잠을 못 자면 더 심해진다
이런 증상들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데
일반 검사에서 이상이 안 나온다면,
자율신경계를 한번 확인해보시길 권합니다.
왜 신경과 전문의를 찾아야 할까요?
자율신경실조증은 진단 자체가 어렵습니다.
일반적인 혈액검사, 신경전도검사로는 잡히지 않거든요.
자율신경계 기능검사라는 특수 검사가 필요하고,
이 결과를 해석하는 데도 전문성이 필요해요.
게다가 자율신경실조증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신경계 전반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단정하지 않고,
경추나 요추 같은 구조적 문제는 없는지,
다른 신경계 질환은 배제됐는지,
약물 부작용은 아닌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거든요.
이 환자분도 만약 자율신경계 검사를 받지 않으셨다면,
계속 원인 모를 증상으로 고생하시면서 정신과 약만 드셨을 겁니다.
검사상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해서,
당신의 증상이 거짓이거나 정신적인 문제인 건 아닙니다.
단지 아직 원인을 찾지 못했을 뿐이에요.
이 환자분도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방황하는 시간이 너무 길었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정확한 진단 하나로 이렇게 달라질 수 있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 중에도,
원인 모를 손발 저림이나 따가움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혹시 자율신경계는 확인해보셨나요?
여러 검사를 받아도 이상 없다는 말만 들으셨나요?
두통, 어지럼증, 가슴 두근거림도 함께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한 번쯤은 자율신경계 기능검사를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원인만 정확히 찾으면, 치료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
감사합니다.
조성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