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SE 검사 점수 <이렇게> 나왔는데 치매 판정?

by 콕 선생님


어머니가 새벽에 잠옷 바람으로 집을 나갔다가


경찰관의 손에 이끌려 돌아왔다는 이야기,


들으신 적 있으신가요.



혹시 가족 중에 이런 증상이 있어서,


고민하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우선 제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안녕하세요.



MMSE 검사 결과지를 손에 쥐고


이게 무슨 의미인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막막한 마음으로 이 글을 찾아오신 분들께


오늘은 제가 진료실에서 직접 마주했던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보려 해요.



콕통증의학과 신경과 전문의 조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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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라는 말은 참 무섭죠.


저도 진료실에 치매 환자가 올 때마다 마음이 조금 무겁습니다.



하지만 치매라는 사실을 인지할 수 있을 정도라면,


진행 속도를 늦추는 것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이 환자분처럼요.







그날 밤, 무슨 일이 있었냐면요







60대 여성 환자분이 내원하셨을 때,


보호자분의 표정에서 이미 많은 게 읽혔습니다.



놀람, 불안, 그리고 조금의 죄책감까지.



경위를 들어보니 이랬어요.



평소 불면증이 있어서 수면제를 복용하고 계셨는데,


어느 날 새벽 수면제를 드시고 잠들었다가


잠옷 차림으로 혼자 밖에 나가셨대요.



집을 찾지 못하고 헤매다가


결국 경찰관분들이 데려다 주셨다고 하시더라고요.



본인은 그 상황을 어렴풋이만 기억하고 계셨어요.


수면제 부작용이 아닐까 싶으셨다고 했는데,


가족들은 그 말이 오히려 더 불안하게 느껴지셨던 것 같아요.



치매라는 단어가 머릿속을 맴도셨겠죠.


그렇게 저를 찾아오셨어요.



내원하시고 나서 저는 순서대로 확인을 시작했어요.



먼저 당일 뇌 MRI와 MRA 검사를 진행했어요.



당일 뇌 MRI 검사 가능한

콕통증의학과 오시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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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I로는 뇌 피질과 해마의 위축 정도,


급성 병변이나 경색 흔적이 있는지 확인하고,


MRA로는 뇌혈관의 협착이나 이상 여부를 함께 보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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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인지기능 검사를 병행했어요.


여기서 많이들 들어보셨을 MMSE 검사가 등장하죠.



MMSE가 정확히 뭔지 아세요?



MMSE는 Mini-Mental State Examination의 약자로,


한국어로는 간이정신상태검사라고 해요.



시간과 장소에 대한 지남력,


기억력, 주의력과 계산능력,


언어 능력, 시공간 구성 능력까지


총 30점 만점으로 평가하는 인지기능 선별 검사예요.



검사 자체는 어렵지 않아요.


오늘이 몇 월 며칠인지, 지금 계신 곳이 어딘지,


세 가지 단어를 기억했다가 다시 말하는 것,


100에서 7씩 빼는 계산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그런데 이 간단해 보이는 검사가


인지기능 저하의 정도를 꽤 예민하게 반영해요.







MMSE 점수, 어떻게 해석하냐면요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은 이래요.



✔️ 24점 이상 → 정상 범위


✔️ 20~23점 → 경도 인지기능 저하 의심


✔️ 10~19점 → 중등도 인지기능 저하


✔️ 9점 이하 → 중증 인지기능 저하



단, MMSE 점수는 교육 수준과 연령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어요.



학력이 낮은 고령 환자분의 경우


정상이어도 점수가 낮게 나올 수 있어서,


수치 하나만 보고 단정 짓는 건 위험해요.



임상에서는 반드시 전체적인 맥락과 함께 봐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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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의 MMSE 점수는 14점이었어요.



중등도 인지기능 저하 범위예요.


점수만 보면 이미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길 수 있는 수준이었죠.


그리고 실제로 그 밤의 사건이 그것을 보여줬던 거예요.



MRI 결과도 함께 봤을 때,


급성 뇌경색이나 출혈 같은 즉각적인 위험 병변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뇌 위축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어요.


해마 위축도 관찰됐고요.



결론은 치매 전 단계를 넘어서,


인지기능장애 진단을 내릴 수 있는 상태였습니다.



이분이 인지기능 문제만 가지고 계신 게 아니었어요.



진료를 하다 보면 환자분의 전체적인 상태를 봐야 하는 순간이 있는데,


이분이 딱 그런 케이스였어요.



심한 전신 통증, 오래된 불면증, 소화장애까지.


이 세 가지가 동시에 있으셨거든요.



이게 왜 중요하냐면,


수면 부족과 만성 통증은 뇌의 인지 기능에 실질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요.



수면 중에 뇌에서 노폐물을 제거하는 글림프 시스템이 작동하는데,


불면이 지속되면 이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요.


결과적으로 인지기능 저하를 가속화할 수 있죠.



만성 통증도 마찬가지예요.


통증이 지속되면 신체적 스트레스 반응이 계속 활성화되고,


이게 뇌에도 부담을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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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Queensland Brain Institute







인지기능 저하와 만성 통증이 함께 있는 분들을 진료하다 보면


이 두 가지가 서로를 악화시키는 악순환 구조를 자주 보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자율신경 상태와 경추, 요추 상태를 추가로 확인했어요.


단순히 뇌 문제만 보고 끝낼 수 없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치료는 어떻게 진행했냐면요







크게 두 축으로 나눴어요.



1️⃣ 인지기능장애에 대한 약물치료


치매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되는 약물 치료를 시작했어요.


치매 약이 무서워서 거부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는데,


진단 후 치료를 빨리 시작할수록 진행 속도를 늦추는 데 유리해요.



이분도 처음엔 약을 드셔야 한다는 것에 당황하셨지만,


충분히 설명 드린 후 치료를 시작하셨죠.



2️⃣ 통증 및 자율신경 치료


전신 통증 개선을 위한 주사치료와 함께


자율신경 안정화를 위한 치료를 병행했어요.



불면과 소화장애, 전신 통증이 함께 개선되면서


전반적인 컨디션이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수면의 질이 좋아졌고, 몸이 조금씩 가벼워지셨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보호자분이


표정이 달라졌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낮에 더 명료해 보이고,


전보다 대화가 잘 된다고요.



이 말이 저한테는 점수보다 더 의미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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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SE 검사, 언제 받아야 하냐고 물으신다면







저는 이렇게 말씀드려요.



기억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느낌이 든다면,


가족이 그런 이야기를 꺼낸다면,


그리고 갑자기 익숙한 곳에서 길을 잃는 경험이 있었다면,


너무 오래 고민하지 마시고 검사를 받으시는 게 좋아요.



MMSE는 검사 자체가 어렵지 않아요.


짧은 시간 안에 현재 인지기능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접근성 높은 선별 도구예요.



물론 MMSE 점수 하나로 치매를 확진하거나 배제하지는 않아요.


임상 증상, 영상 검사, 다른 인지기능 평가 도구들을 종합해서 판단하는 거죠.



그래서 점수가 낮게 나왔다고 해서 무조건 치매가 아닐 수도 있고,


점수가 정상이어도 초기 변화를 놓치지 않기 위해 경과 관찰이 필요한 경우도 있어요.



핵심은 결과지를 받았을 때


혼자 해석하려 하지 말고,


경험 있는 의료진과 함께 전체 그림을 보는 것이에요.



치매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감이 있어요.


그 단어가 나오는 순간 당황하고 두려워지시는 게 당연해요.



그런데 제가 진료실에서 가장 안타까운 건,


무서워서 확인을 미루다가


치료 시작이 늦어지는 경우입니다.



이분 사례처럼, 수면제 부작용이겠지 하고 넘어갔다면


그 새벽의 사건은 그냥 해프닝으로 끝났을 수도 있었죠.



하지만 그 사건을 계기로 정확하게 확인하고


치료를 시작하셨기 때문에 지금 일상이 안정되고 있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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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에 발견할수록,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져요.


MMSE 검사는 그 첫 번째 문을 여는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오늘 이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셨으면 해요.


분당 신경과 병원


콕통증의학과 신경과 전문의 조성호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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