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R 척도 검사 <채점>했더니 점수 <0.5>

by 콕 선생님


어떤 날 아침, 가족들이 어르신을 보며 말문이 막히는 순간이 있어요.


어젯밤에 뭔가 이상했는데, 오늘 아침에도 어딘가 낯설어 보이는 그 눈빛.



치매일까, 아닐까.


그 경계선 위에서 가족 모두가 불안에 떨고 있는 상황이죠.



안녕하세요.



CDR이라는 단어를 검색하셨다면 아마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도 비슷한 상황에 계실 거예요.



단순히 나이가 들어서 생긴 건망증인지,


아니면 진짜 치매로 진행되고 있는 건지 확인하고 싶으셨을 거고,


병원에서 받았던 CDR 검사 결과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막막하셨을 거예요.



저는 지난 10년의 시간 동안 매일같이 환자를 봐 오면서,


이러한 환자분들을 너무 많이 만났습니다.



저는 콕통증의학과 신경과 전문의 조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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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신경센터에서 매일 인지기능 저하 환자분들을 보면서,


이 검사가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얼마나 오해를 많이 받는 검사인지 늘 느끼고 있어요.



오늘 이 글이 그 혼란을 조금이나마 정리해드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진료실에서 만났던 한 분 이야기






몇 달 전, 70대 여성분이 딸과 함께 진료실에 들어오셨어요.


두 분 다 얼굴이 많이 굳어 있었습니다.



이분은 오래전부터 불면증이 있어서 수면제를 복용하고 계셨어요.



그런데 어느 날 밤 수면제를 드시고 주무시다가 새벽 두 시쯤 혼자 집 밖으로 나가셨는데,


익숙하게 다니던 동네였는데도 집을 찾지 못하셔서


결국 이른 아침에 동네 주민분의 도움으로 귀가하셨대요.



가족들 입장에서는 정말 아찔했겠죠.


이분은 처음에 수면제 부작용이었을 거라고 생각하셨다고 해요.



그런데 돌이켜보니 그 전부터 이상한 일들이 있었다는 게 딸 분의 설명이었어요.



전날 한 이야기를 다음날 처음 하는 것처럼 반복하시거나,


가끔 날짜나 요일을 헷갈려하시는 일이 부쩍 잦아졌다는 거였죠.



치매인지 아닌지를 확인하기 위해 콕을 방문하셨고,


당일 뇌 MRI와 MRA, 인지기능 검사를 받으셨어요.



당일 CDR 검사 가능한

콕통증의학과 오시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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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SE 점수가 14점으로 나왔고,


MRI상 뇌위축이 상당히 진행된 소견이 확인되었다는 결과지가 나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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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 환자분은 치매일까요?



많은 분들이 인지기능 검사라고 하면 MMSE만 떠올리세요.


실제로 인지기능을 선별하는 데 MMSE가 널리 쓰이는 건 맞아요.



그런데 MMSE는 어디까지나 선별 검사예요.



MMSE가 측정하는 건 지금 이 순간의 인지 능력이에요.



날짜가 몇 월 며칠인지, 지금 여기가 어딘지,


세 가지 단어를 기억할 수 있는지처럼 비교적 단순한 항목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물론 이것도 중요하지만,


이분이 실제 일상에서 얼마나 독립적으로 생활하고 있는지는 MMSE 점수만으로 알 수 없어요.



점수가 낮게 나왔다고 해서 모두 같은 정도의 치매인 건 아니고,


반대로 점수가 비교적 괜찮게 나왔다고 해서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다고 단정할 수도 없어요.



그래서 CDR 검사가 필요합니다.







CDR 검사란 무엇인가요







CDR은 Clinical Dementia Rating의 약자로, 임상치매척도라고도 해요.



CDR의 핵심은 인지능력 자체를 테스트하는 게 아니라,


인지기능 저하가 실제 생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평가한다는 점이에요.



이게 MMSE와 가장 큰 차이입니다.



CDR은 총 여섯 가지 영역을 평가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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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억력 — 최근 일을 잊어버리는 정도, 반복적으로 같은 이야기를 하는지


✅ 지남력 — 날짜, 요일, 계절, 현재 위치를 제대로 인식하는지


✅ 판단력 및 문제해결 — 일상적인 상황에서 적절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지


✅ 사회활동 — 직업, 쇼핑, 종교활동, 사회적 모임 등에 참여할 수 있는지


✅ 집안일 및 취미 — 가사, 요리, 좋아하던 취미 등을 유지하고 있는지


✅ 개인위생 및 자기관리 — 씻기, 옷 입기, 화장실 이용 등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지



이 여섯 가지 영역 각각에 점수가 매겨지고, 전반적인 CDR 등급이 결정됩니다.







CDR 척도, 점수는 어떻게 읽나요







CDR 채점은 0점부터 3점까지 이루어져요.



✔️ CDR 0 — 정상. 인지기능 저하 없음


✔️ CDR 0.5 — 최경도. 의심스러운 치매 단계. 일상생활에 큰 지장은 없지만 기억력 저하가 간헐적으로 관찰됨. 경도인지장애(MCI)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아요


✔️ CDR 1 — 경도 치매. 기억력 저하가 분명하고 사회활동이나 가사 일부에서 어려움이 생기기 시작. 그러나 혼자 기본적인 생활은 가능


✔️ CDR 2 — 중등도 치매. 일상생활에서 도움이 필요하고 판단력, 문제해결 능력이 눈에 띄게 저하된 상태


✔️ CDR 3 — 중증 치매. 일상생활 전반에서 타인의 도움이 필수적이며 의사소통이나 자기관리가 매우 어려운 상태



CDR 채점에서 또 중요한 수치가 하나 있는데, 바로 CDR-SB(Sum of Boxes)예요.



여섯 개 영역의 점수를 모두 합산한 값으로, 0점에서 18점 사이로 나옵니다.



CDR 등급이 같더라도 CDR-SB 수치를 함께 보면 같은


CDR 1 안에서도 경과가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치료 후 얼마나 안정되었는지를 더 세밀하게 추적할 수 있어요.



치료 반응을 모니터링할 때 CDR-SB가 실질적으로 더 유용한 이유가 여기 있죠.







이 환자분의 CDR 결과, 그리고 제가 느낀 것







이분의 CDR 평가를 진행하면서 저는 몇 가지를 주의 깊게 살폈어요.



기억력 영역은 CDR 2 수준으로 상당히 저하되어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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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화 내용을 거의 기억하지 못하시고,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시는 빈도가 많이 잦았습니다.



지남력은 날짜와 계절 인식이 불안정한 상태였고,


판단력과 문제해결 영역에서도 어려움이 확인됐어요.



그런데 제가 주목한 건 기억력 수치만이 아니었어요.



이분은 전신 통증, 불면, 소화장애를 오랫동안 함께 겪고 계셨어요.



수면이 만성적으로 부족하면


뇌의 노폐물 청소 기능이 저하된다는 건 현재 신경과학에서 잘 알려진 사실이에요.



수면 중에 뇌척수액 흐름을 통해 뇌에 쌓인 노폐물이 배출되는데,


이 과정이 장기간 방해받으면 인지기능 저하를 가속시킬 수 있습니다.



통증 역시 마찬가지예요.



만성 통증은 지속적인 스트레스 반응을 일으키고,


이는 뇌의 염증 반응과 연결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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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Queensland Brain Institute - The University of Queensland









그래서 저는 인지기능 저하에 대한 약물 치료만 시작하는 게 아니라,


자율신경 상태와 경추, 요추 상태도 함께 평가하고


통증 치료와 주사 치료를 병행하는 방향으로 치료 계획을 세웠습니다.



치매 치료를 하면서 통증까지 왜 같이 보느냐고 의아하게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하지만 뇌 기능은 몸 전체의 상태와 연결되어 있어요.


몸이 편안해야 뇌도 쉬고, 뇌가 쉬어야 회복도 가능한 거예요.



치료를 시작하고 몇 달이 지난 지금,


이분은 수면이 조금씩 안정되셨고 전신 통증도 줄어들었다고 하셨어요.



일상생활이 조금씩 안정되고 있다는 말씀을 들을 때, 저도 모르게 안도하게 되더라고요.







CDR 검사, 이런 분들께 필요해요







CDR 검사는 치매 진단을 위해서만 하는 게 아니에요.


이미 진단을 받으신 분들의 경과를 추적하거나, 치료 효과를 평가하는 데도 중요하게 활용됩니다.



✔️ 치매 진단을 받으셨고 현재 어느 단계인지 정확히 알고 싶으신 분


✔️ 부모님이나 배우자가 기억력이 부쩍 저하된 것 같아 걱정되시는 분


✔️ MMSE 결과를 받았는데 일상생활과 연결해서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모르시는 분


✔️ 치매 약을 복용 중인데 치료 효과가 있는지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싶으신 분


✔️ 경도인지장애 진단을 받으셨고 치매로 진행되고 있는 건지 모니터링이 필요하신 분



이런 경우라면 CDR 척도 평가를 포함한 종합적인 인지기능 검사를 받아보시는 게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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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라는 단어 앞에서 많은 가족들이 당황하고,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 막막해하세요.


저도 진료실에서 그 당황스러움을 수없이 마주했어요.



한 가지만 말씀드릴게요.



치매는 일찍 확인할수록 선택지가 많아요.



CDR 0.5,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 발견했을 때와


CDR 2 이상으로 진행된 후에 발견했을 때는 치료의 폭이 달라져요.



숫자에 겁먹기보다는, 지금 이 순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게 먼저예요.



오늘 이 글이 검사 결과를 이해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해요.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가벼운 마음으로 문의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조성호 드림




[출처] CDR 척도 검사 <채점>했더니 점수 <0.5> 나왔어요 이거 치매인가요? <현직 의사 솔직 대답>|작성자 콕통증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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