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받은 시술은? <현직 의사 칼럼>
샤워를 마치고 머리를 말리는데, 뒤통수가 묵직하게 조여온 적 있으세요?
아무것도 안 했는데, 그냥 누워 있었는데도
머리 뒤통수 통증이 사라지지 않아 하루 종일 불안했던 날이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이 글을 읽으실 차례입니다.
안녕하세요.
뒤통수 통증 때문에 혹시 뇌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밤새 걱정하며 잠 못 이루신 분들을 진료실에서 정말 자주 만납니다.
오늘은 그런 분들이 꼭 알아두셨으면 하는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드리려고 해요.
콕통증의학과 신경과 전문의 조성호입니다.
신경과 전문의로서 두통 환자분들을 오랫동안 진료해오면서,
뒤통수 통증의 진짜 원인이 생각보다 다양하다는 걸 매번 실감하고 있어요.
오늘은 제가 직접 진료했던 사례를 통해, 그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드리려 합니다.
뒤통수두통, 뇌 때문이 아닐 수 있습니다
얼마 전, 70대 환자분 한 분이 내원하셨어요.
양쪽 뒤통수가 계속 묵직하게 아프고,
일어설 때마다 어지럼증이 동반된다고 하셨습니다.
특히 잠을 제대로 못 주무신 날이면
두통이 훨씬 심해져서 하루 종일 고생하신다고 하셨어요.
74세 고령에 당뇨까지 있으시다 보니
당연히 뇌혈관 문제를 먼저 걱정하셨고,
이미 대학병원에서 뇌 MRI 검사도 받으셨고
주사 치료도 해보셨는데 나아지질 않으셨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한 가지를 바로 짚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뒤통수두통이라고 해서 무조건 뇌 문제를 먼저 볼 이유는 없어요.
오히려 경추, 즉 목뼈의 문제가 원인인 경우가 훨씬 많거든요.
저는 당일 뇌 MRI와 함께 경추 X-ray를 함께 확인했어요.
당일 뇌 MRI 검사 가능한
콕통증의학과 오시는 길
결과가 꽤 명확하게 나왔습니다.
뇌 MRI에서는 두통을 유발할 만한 특이 병변이 없었어요.
하지만 경추 X-ray에서는 퇴행성 변화가 뚜렷했고,
정상적으로 C자 곡선을 이루어야 하는 경추가
곧게 펴져 있는 변형, 즉 일자목 소견이 관찰되었습니다.
게다가 자율신경계 검사까지 진행해보니
기립성 저혈압이 동반되어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어요.
당뇨가 오래되면 자율신경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이게 어지럼증을 더 쉽게 유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어요.
경추 변형, 퇴행성 변화, 자율신경계 이상,
이 세가지가 복합적으로 맞물려 있었던 거예요.
뇌만 들여다봤을 때는 보이지 않는 그림이었던 거죠.
경추성 두통이 뭔지 알면 뒤통수 통증이 이해됩니다
경추성 두통은 목뼈의 구조적 문제, 즉 퇴행성 변화나 디스크 탈출, 협착 등으로 인해
신경이 자극을 받으면서 생기는 두통이에요.
이 신경이 분포하는 범위가 꽤 넓어서,
✔️ 뒤통수
✔️ 이마
✔️ 귀 주변
✔️ 턱
✔️ 눈 주변
이렇게 얼굴 전반까지 통증이 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환자분들 입장에서는 뇌 문제인지, 눈 문제인지, 귀 문제인지
헷갈리시는 경우가 정말 많아요.
실제로 이비인후과나 안과를 먼저 다녀오신 분들도 꽤 있고요.
뒤통수 통증이 반복된다면, 목을 먼저 확인해보는 게 맞아요.
단순히 뇌 이상 여부만 확인하고 끝내기엔 놓치는 게 너무 많습니다.
출처: Cole Pain Therapy Group
이 환자분의 경우,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접근했어요.
첫 번째는 자율신경계 증상을 안정시키기 위한 약물 치료였습니다.
기립성 저혈압이 동반된 상태에서는 어지럼증이 반복적으로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먼저 잡아드리는 게 중요했어요.
두 번째는 SI(초음파 유도하) 주사치료였습니다.
경추 신경 자극을 완화하고, 혈류 개선을 함께 도모하는 방식이에요.
초음파로 목 주변 구조물을 직접 확인하면서 정확한 위치에 접근하는 방식이라
단순히 촉진에 의존하는 것보다 훨씬 정밀하게 치료할 수 있습니다.
이전에 대학병원에서 맞으셨던 주사가 효과가 없었던 이유가
아마 이 정밀도의 차이였을 가능성이 있어요.
목 주변은 생각보다 구조가 복잡하고,
영상 유도 없이 접근하면 목표 지점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적지 않거든요.
치료 이후 환자분은 뚜렷하게 좋아지셨어요.
두통이 경감되었을 뿐 아니라,
반복적으로 호소하시던 어지럼증도 함께 나아지셨고,
잠을 못 잔 다음 날 특히 심했던 증상의 기복도
많이 줄었다고 하셨습니다.
무엇보다 외출할 때 불안하지 않게 되셨다는 말씀이 저는 가장 기뻤어요.
통증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통증 때문에 스스로를 제한하게 되는 일상의 변화,
그게 회복됐을 때 환자분들의 표정은 정말 다르거든요.
머리 뒤통수 통증, 이런 경우라면 경추성 두통을 의심해 보세요
경추성 두통은 의외로 흔한 질환이지만,
뒤통수두통이라는 증상만으로는 자가 판단이 어려워요.
그래도 아래 항목들이 해당된다면 경추 문제를 먼저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요.
1️⃣ 오래 앉아 있거나 고개를 숙이고 있을 때 두통이 심해진다
2️⃣ 목을 특정 방향으로 돌리면 통증이 유발된다
3️⃣ 뒤통수에서 시작된 통증이 앞이마나 눈 쪽으로 뻗친다
4️⃣ 어깨와 목 근육이 자주 뭉친다
5️⃣ 수면이 부족한 날 두통이 확연히 심해진다
6️⃣ MRI 등 뇌 검사에서는 이상이 없다고 했는데 통증이 반복된다
이 중 두세 가지 이상 해당된다면,
뇌 검사 외에 경추 상태도 함께 확인해보시는 걸 권유드립니다.
하나 또 기억하셔야 할 건, 뒤통수 통증은 왜 아침이나 수면 부족 시 더 심해집니다.
이걸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목 주변 근육과 신경은 수면 자세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습니다.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근육 이완이 불충분하게 이루어지고,
경추 주변의 긴장이 지속된 상태로 아침을 맞이하게 돼요.
거기에 기립성 저혈압이 동반된 분들은
자리에서 일어나는 순간 혈압 변화로 인한 어지럼증까지 겹치게 되니
아침이 특히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어요.
이 환자분이 잠을 못 잔 날 유독 힘드셨던 게
다 이유가 있는 거예요.
단순히 피로감 때문이 아니라,
수면 부족 → 근육 긴장 지속 → 경추 신경 자극 증가 → 두통 악화,
이 흐름이 반복되는 구조였던 거죠.
뒤통수두통, 어떤 병원을 찾아야 할까요
머리 뒤통수 통증이 반복된다면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건 뇌혈관 이상 여부예요.
이건 분명한 사실이고, 배제 검사로서 반드시 필요합니다.
하지만 뇌 MRI에서 이상이 없다는 결과를 받고도
통증이 계속된다면, 그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해요.
경추 문제, 자율신경계 이상, 근막 통증 등
두통의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한 가지 검사 결과만으로 모든 걸 설명하려 하면 놓치는 게 생깁니다.
신경과 전문의 입장에서 드리는 이야기인데요.
뒤통수 통증과 어지럼증이 함께 있는 경우,
두통의 원인을 구조적으로 파악하고
그에 맞는 치료 방향을 설계하는 과정이 중요해요.
단순히 진통제 처방이나 일회성 주사에 그치지 않고,
왜 이 통증이 반복되는지를 함께 파악해 드리는 곳을 찾아가시는 게 좋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이런 조건을 확인해보시면 도움이 돼요.
✔️ 뇌 검사뿐 아니라 경추 상태까지 함께 평가해주는 곳
✔️ 초음파 등 영상 장비를 활용한 정밀 주사치료가 가능한 곳
✔️ 두통과 어지럼증이 동반된 경우, 자율신경계 검사까지 고려해주는 곳
증상이 복합적일수록, 한 가지 원인만 보는 곳보다 전체적인 흐름을 함께 봐주는 곳이 훨씬 도움이 된답니다.
이 환자분의 사례가 저한테도 인상적이었던 이유가 있어요.
단순히 뒤통수가 아프다는 증상 하나로 왔는데,
풀어보니까 경추 변형, 퇴행성 변화, 자율신경계 이상이
모두 연결되어 있었거든요.
고령의 환자분에게 검사 결과를 설명드릴 때,
이게 뇌 문제가 아니라 목에서 오는 거라는 사실을 전달하는 순간
표정이 얼마나 달라지시는지,
저는 그 순간을 진료실에서 볼 때마다 신경과 전문의라는 직업을 참 잘 선택했다고 생각해요.
뒤통수두통, 단순히 피곤해서 그런 거려니 넘기지 마세요.
반복된다면,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
오늘 이 글이 조금이나마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조성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