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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우 Jan 26. 2023

최근 일어난 HR관련 사고

팀장님은 이 사건을 '있을 수 없는 사건'이라고 표현했다.

내가 다니는 회사는 2개의 원거리 사업장을 보유중이다. 하나는 몇년 전부터 휴업상태라 실제 운영하고 있는 사업장은 하나이다. 이곳은 특이하게 완전 도급형태로 운영중이다. 다른 모회사의 사업장처럼 몇 개의 공정만 (예를들면 독립적으로 공정을 운영할 수 있는 완제품 포장 라인이라던지) 운영하는 것이 아니고 생산 전체를 도급사에서 맡아하고 있다. 혼재 이슈가 없어 도급법 상으로는 가장 완벽한 운영체제를 갖춘 곳이 바로 이 사업장이다.


몇년 전 갑작스럽게 이 도급사에 대한 관리 업무를 맡게되었고 정말 도급에 '도'자도 모르는 상태에서 부딪혀가며 업무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나랑 상관없는 사업장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맡게되니 도급사 관리 뿐만아니라 이 사업장에 있는 몇 안되는 우리회사 직원의 관리까지 자연스럽게 맡게되어 처음 몇 달은 마음을 다잡기가 너무 힘들었다. (내 업무가 아니라 생각해서였다...)


사실 완전 도급체제는 법적 Risk는 줄어들지 몰라도 어떤 도급사인가에 따라 다른 Risk가 더 커질 수도 있다. 이를테면 품질이라던가 안전이라던가 아니면, 이번에 터진 HR 이슈라던가. 경영에 간섭하면 안된다는 기조아래 도급사 대표님하고만 간단히 구두로 질의응답하며 잘되고 있는지 체크하는 수준이었는데 잘하고 있다는 HR에 관한 사고가 생각보다 크게 터지고 말았다.


사람 구하기가 어려워 인력업체에서 끌어 쓰고 있던 것이 화근이었다. 직접 구하기는 어려워 인력업체 몇군데와 계약을 맺고 거래하고 있었는데 으레 그렇듯 '아무렇게나' 확인도 없이 사람을 보내준 것이다. 문제는 없는 사람인 것인지, 가령 불법체류자 신분이거나 취업비자가 아닌 관광비자로 입국한 외국인인지 등등의 확인절차는 없었다. '관행'대로 업체는 계속 사람을 보냈고 도급사는 당장 급하니, 그리고 매일매일 바뀌는 사람을 매일매일 확인할 수도 없으니 그냥 들여보냈던 것이다. 결국 누군가의 신고로 출입국사무소 직원이 들이닥쳤고 왔던 인력의 50%가 붙잡혀 압송되었다.


사고 수습을 위해 방문했고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보고서를 작성했다. 대표님의 생각은 간단히 얘기해서 '운이 나빠 걸렸다.'는 식이었다. 우리가 어떻게 매일 바뀌는 사람을 일일이 관리하냐고. 그러니까 조금이라도 일용직을 줄였어야지. 정규직을 늘리기 위해 노력한다고는 하지만 나도 정규직과 단기직 채용을 하는 입장에서 정말 그걸 노력이라고 하는걸까? 라는 의구심이 들 수 밖에는 없었다. 보고서를 쓰는동안 괜히 주변을 배회하는 모습이 어찌나 별로던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관리 감독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해야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더 궁극적인 해결방법은 없을까, 고민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사건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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