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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우 May 21. 2023

내 첫 노래곡 발매기(3)

"제 곡 방향성과는 맞지 않는 것 같아 여기까지 해야할 듯 합니다."

"네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또 이런 답장은 되게 빨리 온다. 어쨌든 빨리 결정을 해야 세션 녹음이 들어가기 때문에 과감하게 보컬 교체를 선택했다. 그래서 내 답은 원래 두번째 곡을 도와주기로 했던 친구였다. 내가 느끼기에 그 친구는 실력도 실력이거니와 무엇보다 '책임감'이 장점이었다. 제안을 받으면 자신의 일처럼 도와주던 그런 친구였다. 한 곡 더 해야된다는 부담감은 있었지만 그래도 흔쾌히 승낙해주어 정말 다행이었다.


자, 이제 거의 모든 것이 준비되었다. 키를 정하니 편곡과 녹음은 일사천리도 진행되었다. 녹음은 너무 궁금해서 스트링 녹음은 회사 반차를 내고 보러갔다. 사실 녹음실에 도착하니 내 곡을 위해 이렇게나 많은 분들이 고생하고 있구나 감격스러우면서도 굉장히 부끄러웠다. 인사를 드리고 싶었는데 발걸음이 쉽지 않았다. (이것도 이제 내가 넘어야할 산이라고 생각했다. 어쨌든 내가 이럴수록 아마추어에 머물 수 밖에 없으니, 내 곡인 만큼 프로처럼 행동해야겠다는 생각을 지나고 나서야 하게 되었다. ('프로처럼'이라는 말은 세션 분들에게 다가가 안녕하세요~ 이 곡 작곡한 사람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하면서 자신있게 인사하는? 그런 의미다. 별거 아니다...)) 어쨌든 편곡하신 실장님의 지휘 아래 녹음이 진행되었고 나는 뭐라도 대접해야 된다는 생각에 부리나케 카페에서 라떼를 가지고 돌렸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은 시립 오케스트라 단원 등등 모두 프로 연주자로 활동하시는 분들이 다수라는 점이었다. 너어무 감사했다.


보컬과 함께 지인찬스로 해결했던 악기는 클라리넷이었다. 내가 대학생때부터 인연을 맺어 요즘은 간간히 연락하고 있는 누님이었는데 이번에 작업하는 두 곡 중 한 곡에는 꼭 클라리넷을 넣고 싶었다. 그래서 편곡의 방향성을 잡는 초반에도 편곡자분에게 데모를 보낼 때 클라리넷을 추가해서 보냈었다. 편곡자분도 오케이를 했고. 세션 녹음은 편곡자께서 대신 해주셨는데 사실 내가봐도 리듬이 좀 어려워서 살짝 애를 먹기는 했으나 무난히 끝났다.


자, 이제 세션 녹음은 얼추 마무리가 되었고, 이제는 보컬만 남았다. 보컬은, 스튜디오 실장님이 말씀하시길 '본인이 직접 프로듀싱하셔야죠?' 였다. 원래 내가 직접 해야되는 건가? 이 업계를 알 수가 없으니 그냥 알았다고는 했는데 한번도 해본 적이 없는 일이었다. 정말 어떻게 보면 감으로, TV에서 보던 것이 전부여서 정말 자신이 없었다. '그냥 하면 되지~!' 라는 보컬 친구에 말에 좀 안심이 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뭘 어떻게 해야할 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유튜브에도 사실 보컬 프로듀싱하는 법에 대해서 그렇게 자세히 나와있지는 않았다. 나는 사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하는 지 실제로 보고 싶었고 그래서 스트링 녹음할 때 일부러 휴가내서 스튜디오를 방문했었다. 그렇지만 세션과 보컬은 좀 달랐다. 보컬은 뭐랄까, 악기보다 조금 더 변수가 많은 느낌? 사람의 몸 상태가 그대로 반영되기 때문에 좀 더 신경쓸 것도 많고 프로듀싱할 것도 많다고 생각했다. 처음하는 이 일을 어떻게 해야할까. 단순히 보컬에게 맡겨버리기에는 서로의 일이 바빠 곡에 대한 충분한 소통도 되어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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