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를 하는 사람이라면, 라면 한 그릇을 두고도 술 한병 마실 수 있어야 한다."
인사직무 담당자에게 가장 크게 요구되는 덕목이 뭐냐는 질문의 답이 "음주가무"였던 시절이 내가 갓 입사했던 2018년이었고 아직도 그 답은 바뀌지 않은 것 같다. 조직의 잡음은 원칙을 지키지 않고 공정하지 않게 개인의 감정으로 '휘둘려지는' 인사제도에 있다고 생각하는데 마치 사람과의 스킨쉽이 부족해서 잡음이 튀어나오는 것이라는 생각이 아직까지 만연해있는 것 같다.
'에이 우리 서로 술도 많이 마시고 친하잖아~ 한번 넘어가자.' 이런 그림을 생각한 것은 아닐까. 물론 필요할 때도 있지만 친밀감 만으로는 궁극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바뀌는 인사제도로 본인이 피해를 본다고 생각한다면 아무리 친하더라도 이렇게 반응이 오지 않을까? '친하다고 생각했는데 인사팀 다시봤어~ 실망이야.'
인사담당자는 구성원들을 위해 어느정도 본인의 삶에서 '희생'해야한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경영진의 생각을 이해시키기 위한 다양한 활동, 간담회와 여러 소통창구를 통해 커질수 있는 불만과 불합리를 선제적으로 발굴해서 해결하는 활동은 아마 9-6 근무시간으로는 부족한 경우가 많다. 여려 사건/사고를 예방하고 사후관리하는 것도 평일, 주말이 없으니 희생이라는 단어는 인사와 뗄래야 뗄 수 없다는 것은 동의한다. 그런 희생에 있어서는 나도 각오가 되어있고 분명히 필요하다고는 생각하나 '음주가무', '술'이 인사담당자가 갖춰야할 덕목의 첫 단어로 나오는 생각은 경계해야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리고, 마치 지금 다니는 회사의 인사 업무가 마치 다른 회사의 인사담당자의 업무까지 대변할 것이라는 생각도 경계해야한다. 업에 특성에 따라 인사담당자가 중점적으로 관리해야하는 포인트가 달라질테니 내가 속해있는 제조업과 IT, 엔터 등의 인사직무하고는 또 다를 것이다. 이 생각은 너무 당연하지만 그 회사에 물들다 보면 순간적으로 내 생각이 마치 모든 사람을 대변한다는 착각에 빠질 수 있으니 일부러라도 경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