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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릴리 Aug 30. 2022

유니콘 잔혹사 - 퇴사를 요청드립니다

리얼리티 기록을 시작합니다 D-105

새벽 네시. 눈은 떴지만 숨이 쉬어지지 않는 가슴 답답한 중압감이 몰려왔다. 어제밤 시달렸던 편두통이 자고 일어난 지금도 남아있다. 고통스럽다. 고통스럽다는  외에는 표현할 길이 없었다.


내 고통의 원인. 퇴사의 강요와 이에 불응한 뒤 겪고 있는 지금의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왜 글로 정리하기로 마음 먹었는가. 


이유1. 내가 겪고 있는 이 고통의 시간을 공유함으로써, 지금 어딘가에 나와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작게나마 힘이 되고 싶다. 


당신 탓이라고 자책하고 그 자책에 함몰되어서 깊은 우울감을 겪거나 더 나아가서는 자살같은 극단적인 생각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어둡고 깊은 진흙탕 속에 빠져있던 시기는 지나온 듯 하다. 온몸이 아팠고, 아침에 일어나면 눈물부터 났고, 신경정신과와 상담소를 전전하며 그치지 않는 눈물을 연신 닦아내며 이제 그만 관두껑을 닫았으면 좋겠다는 호소를 하며 몇달을 보내왔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나도 살아냈고 최악의 상황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러니까 당신도 지금 이 어려움을 이겨내실 수 있다는 응원, 드리고 싶었다.


이유2. 나의 합리적이지 않은 선택을 타인에게 설명함으로써 나를 치유하고 싶다. 


CEO가 직접 강림하사 회사가 제공할 수 있는 패키지를 받고 꺼져주길 요청했지만 거절했다. 패키지를 거절한 이유는 간단하다. 내가 그렇게 꺼져야하는 잘못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모함이 있었고, 대표 스스로의 실책으로 인해 악화된 상황 내 나는 피해자였다. 내 마음 속에 피해자 낙인을 찍고 싶지 않았다.


현실감각이 뛰어난 혹자는 왜 이런 바보같은 선택을 했냐며 불같이 화를 냈다. 그들이 널 난도질할텐데, 너의 진심 따위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텐데, 불섶에 뛰어드는 왜 이런 바보같은 선택을 하는지 도무지 이해 불가라며 혀를 내둘렀다.


내가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설명하고 싶었다. 나의 설명을 접한 독자 중 한명이라도 나의 선택에 공감해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할 것 같았다. 세상은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어느 한 지점에는 누군가의 진심이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그것이 때로는 사무치는 의미가 있다는 것을 설명하고 싶었고, 이를 통해 그런 선택을 한 - 나를 치유하고 싶었다.


이유3. 다음 선택에 신중을 기하고, 반드시 성공할 수 있는 길로 가기 위한 판단을 가다듬고 싶다.


내가 이 지금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건, 회사의 대표, 나를 배신한 팀의 동료, 더 나아가 이 회사 집단이 나를 철저하게 조롱하고 무시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내가 힘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을 매 순간 확인하고 경험한다. 이러한 괄시에 순응하다 중심을 잃고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으려면, 높은 도덕성으로 성공을 이루고 경제적 자유를 이루는 방법 밖에 없다는 사실을 매일 각인할 목적이다.


내가 자립하지 못한다면, 이 시간 나를 밀어내기 위한 방법을 동원하는 사람들의 행동이 정당해질 수 있다. 지금의 시간이 미래의 나에게 거름이 되기 위해서는 매 순간 객관적이고 현실적이며 정교한 판단만이 살 길이라는 생각에서. 나의 상황을 글로 정리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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