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쳐버린 당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

by 장기중

지쳤다는 건

감정보다 감각이 먼저 사라지는 것.

입맛이 없고, 말수가 줄고,

누가 곁에 있어도

그냥 시선을 피하고 싶다.

힘내라는 말, 견디라는 말은

위로가 아니라 숙제가 된다.

누군가의 다정한 말조차

지금의 당신에겐

빛이 닿지 않는 심해에서 바라본 수면 위의 너울거림.

당신의 고단함을 모두 들여다보진 못한다는 걸 당신은 알고 있다.

하지만 한 가지

당신이 지금

멈춘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사실은

밀물 전의 고요한 바다처럼

다시 흐를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

겉으론 아무 움직임이 없어도,

그 속엔 수면 아래로 천천히 밀려오는 당신만의 흐름이 있다.

지금은 단지,

그것의 방향을 바꾸는 시간일 뿐이다.

누구에게도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

당신은 지금도

아주 조용한 생존의 언어로

살아내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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