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점이 되고 싶었다

by 장기중

<<나는 ‘점’이 되고 싶었다>>


더 이상 불행이 나를 찾지 못하도록,

나는 한 없이 점이 되고 싶었다.

흔적 없이 작아져,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고,

아무에게도 방해되지 않는 존재가 되길 바랐다.

누군가에게 기대는 일도,

누군가에게 애쓰는 일도 지쳤다.

잔인한 거짓보다 내 안의 진실을 마주하기 두려웠다.

그렇기에 나는 한 없이 점이 되고 싶었다.


그렇게 점이 되려 했지만,

마르고 말랐던

눈물 한 방울에,

점은 번졌다.

사라지고 싶었지만, 나는 지워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선명하게, 더 깊이,

어딘가에 흔적으로 남았다.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고 싶었지만,

그 흔적은 나를 그대로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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