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상처 앞에서는 말이 없다.
억울함도, 분노도, 슬픔도 너무 커지면
어디서부터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막막해진다.
그래서 우리는 차라리, 작은 일에 분노한다.
커피가 식어버린 것,
신호를 무시하고 끼어든 차,
휴대폰 충전기가 잘 꽂히지 않는 순간.
사소한 불편 앞에서 쉽게 폭발하는 것은,
사실 그 뒤에 숨겨진 더 큰 무엇을 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나는 작은 일에 화를 내면서
감당하기 힘든 감정을 조금씩 흘려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감정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그 깊은 곳을 마주하는 것도 언젠가는 필요할 것이다.
누군가는 이런 나를 두고 비겁하다 비난할지 모른다.
그래도 작은 일에 분개하는 나를 비웃지는 말라.
그것은 내가 여전히 견디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