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뜰의 은행나무

by 꼬망

뒤뜰의 은행나무

수박씨를 퉤 퉤 뱉어서

수박이 얼른 자라기를 바랐지.


물도 화단에 듬뿍 주었어.

해님에게 수박이 주렁주렁 달려

한여름엔 동네방네 수박파티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빌고 또 빌었어.


잎이 난다 잎이나.

조금씩 솟아나는 새싹을 보고

신이 나서 동네방네 소문을 냈다.

앞 동에 영철이, 뒷동에 순이까지

빌라 친구들 모두 모여

수박 파티를 기다리고 있는데

뜨거워지는 해님이 와도

수박은 깜깜무소식이네.


솟아 난 잎줄기를 발견한 아이들이

한둘씩 모여들었다.

옆 동에 할아버지가 은행나무를

밟지 말라고 면박을 줬다.


우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뒤뜰의 은행이

바닥에 떨어지기 시작했다.

작은 은행을 하나둘 주워온

아이들은 연탄불에 굽기 시작했다.


그제야 고소한 맛에 미소를 머금었다.

그렇게 우리의 뒤뜰엔

은행나무가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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