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을 걷다 보면 먼지가 자꾸만 밟혔다.
부엌으로 향하던 길. 하늘에 떠도는
먼지구름을 잡으러 헐떡거리며 뛰었지.
까만 봉지에 잘 담아놨는데
화가 난 냄비가 자꾸만
달그락거리며 재촉했다.
들끓는 국물에 진한용 너머로
달큼한 무를 자그맣게 썰었다.
그제야 냄비는 평온하게 잠들었다.
찍 돌아가는 밥 냄새에 숨을 한번 고른다.
허겁지겁 아이들을 깨워 밥 한술 먹인 아침.
가득 쌓인 그릇들이 고스란히 나를 기다렸다.
가야 하는데
물끄러미 쳐다보는 그릇을 두고 갈 수 없어서
깨끗이 거품 목욕을 시켰다.
그제야 그릇들은 바람에
몸을 말리며 미소 지었다.
시계를 보고 황급히 나오는 나는
다가오는 버스를 향해 숨을 헐떡였다.
신호등 앞에선 야속한 빨간불
버스는 훌쩍 지나가 버렸다.
힘이 쭉 빠진 얼굴로 떨어지는 방울 하나.
흐르는 슬픔을 닦았다.
초록 불이 반짝인다.
가야지. 가야지.
오늘도 그렇게
잘살아 봐야지 하며
다독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