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렇게 도망치고 그래, 희한하네?

인물 분석: 프레디 퀠(PTA의 마스터)

by 박지수

마스터의 주인공 프레디는 3번이나 도망을 친다. 백화점에서 사진사로 일할 때 손님과 트러블이 생겼을 때. 농장에서 그의 독특한 술을 누군가가 먹고 쓰러졌을 때. 그리고 자신이 인생을 맡겼던 랭커스터라는 사람의 실체가 드러날 때. 그는 이 위기의 순간에 문제를 직면하기보단 회피하는 선택을 한다.


프레디는 제2차 세계대전에 참여했던 후유증을 겪고 있었다. 가족 문제로 인한 트라우마도 있었다. 그에겐 결핍이 있었던 것이다. 프레디에겐 목표가 있었다. 이렇게 생긴 결핍을 채워줄 수 있는 완전한 존재를 찾는 것. 하지만 문제 해결 능력은 부족했다. 그는 술, 여자라는 일시적인 위안에 빠질 뿐이다.


술에 취한 프레디는 유람선에서 랭커스터를 만나게 된다. 프레디는 처음엔 랭커스터를 구세주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랭커스터는 ‘프로세스’라는 치료법을 통해 과거를 파헤치면 어떤 병, 전쟁이든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만만하게 말한다. 프레디는 이 방법에 매료되었고, 랭커스터의 종교 단체인 코즈의 열성 신도가 된다. 랭커스터를 비판했던 기자를 폭행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프레디는 랭커스터가 자신과 닮은 인물이고, 자신의 결핍을 채울 수 없는 인물이란 걸 알아차린다. 그리고 ‘프로세스’가 치료법이 아니라 랭커스터의 결핍을 감추기 위한 조잡한 도구란 걸 깨달았다. 랭커스터는 자기 사람을 자기 곁에 두기 위해 이 방법을 이용했던 것이다. 프레디는 그 중 하나에 불과했다.


이 깨달음은 랭커스터가 체포되었을 때 더욱 명확해졌다. 랭커스터는 불법 자금 운용 혐의로 감옥에 들어갔다. 프레디는 랭커스터를 체포한 경찰을 폭행해 옆 감옥에 수감된다. 이 와중에도 랭커스터는 프레디에게 프로세스를 시도하지만 실패한다. 이들이 감옥에서 나올 수 있었던 비결은 배상금으로 지불했던 어마어마한 돈이었다.


프레디는 프로세스가 어떤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단 것을 깨닫고 랭커스터를 떠난다. 그러나 그가 선택한 해결책은 예전과 다름없는 방식이었다. 예전처럼 여자를 찾는다. 다시 자신의 결핍을 채우기 위해 일시적인 수단을 찾는 것이다. 영화 마지막에 잠시 찾아오는 잠깐의 안식이 불안한 이유. 프레디가 또 도망칠 것이라는 예감 때문이다.


마스터가 프레디와 랭커스터의 인생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했던 건 이러한 인간의 불안정성이다. 이 둘이 겪었던 실패는 완벽한 무언가를 통해 결핍을 채우기 위한 집착이 실패로 돌아갈 뿐이란 걸 보여준다. 이로 인해 상황이 조금이라도 꼬이면 또 도망칠 것이기 때문이다. 프레디의 목표는 처음부터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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