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주세요
도무지 다른 글은 쓸 수가 없다.
쓰고 싶은 게 많지만 결국 타자기 앞에 앉게 되는 순간은 언제나 육아 스트레스가 정수리까지 가득 찼을 때이다.
40년 넘게 살면서 또래의 성인들 그러니까 친구나 선후배 동료 이웃 등등 어른사람과의 관계에서 트러블이나 갈등이 일어난 적이 거의 없었다. 학창 시절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나에게 착하고 원만한 성격을 가졌다고 했다.
나도 내가 그런 줄 알았다.
착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두루두루 원만한 성격임은 어느 정도 맞는 것 같다. 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육아를 하기 전까지는.
남자 여자 쌍둥이를 그것도 온순함과는 다소 거리가 저만치 먼 아이들을 8년간 키워오면서
태어난 순간 둥이육아의 육체적 정신적 중노동은 언제나 디폴트값으로 정해져 있다 치더라도 육아 난이도가 상당히 상당한 아이들을 수년째 키워내면서 분단위로 드럽게 힘들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는 시점에 이르니 어느 순간 화장실에서 혼자 ㅆㅂ을 중얼대는 내 모습을 보게 되었고 나는 과연 착하고 두루두루 원만한 인간이 맞는가를 의심하며 깨달은 건
아 그거슨 ㅈㄴ 착각이었구나.이다.
내가 다른 사람들과 잘 지낼 수 있었던 이유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나랑 맞지 않거나 불편한 마음이 들면
조용히 멀어지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가족은 그럴 수가 없어서 아 그래서 내가 힘든 거구나...
어떻게 해서든 지지고 볶으면서도 함께 존재해야 하기 때문에.
벌써부터 숨이 막히고 화가 난다.
다음 주가 방학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겠지...
쌍둥이가 종일 집안을 어지르고 싸우고 삐지고 이르고를 무한 반복하며 나를 미치게 하는 건 사실이지만
아이들은 죄가 없다.
그저 지혜가 없고 융통성도 없는데 혈기만 왕성한 이기적인 부모가 잘못이다.
아무리 예쁜 옷을 입어도 예쁘지가 않은 건
몸이 예쁘지 않기 때문이지 옷은 잘못이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방학은
둥이들에게 좋은 엄마가 되기.
살도 빼기..
좋은 엄마란 어떤 엄마인가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