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되는 길

멀고 험한 길

by 아마따상

아이에게 화를 내고 나면 언제나 가장 괴로운 건 바로 나다. 혼이 나고도 아이는 특유의 아이다운 순수함과 회복탄력성 덕분일까 천진하게도 다시 엄마를 부르고 조잘댈 때가 많다.

하지만 한번 상한 기분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나는 이후에도 표정부터 말투까지 뭐 하나 곱게 나가지가 않는다. 참으로 못난 사람이다.

오늘 아침에도 등교준비로 분주한 와중에 아이의 곱지 않은 대답이 거슬렸던 나는 훈육을 하겠다는 이유로 최근 비슷하게 자주 보였던 아이의 잘못된 점을 조목조목 따지고 들었다.

훈육 자체가 나빴던 건 아니었지만

타이밍이 등교 전이었다는 것과

감정적인 말투로 비난을 섞어가며 굳이 불필요 한 말들을 쏟아낸 것이 내내 마음에 걸린다.

현관문을 나서면서 엄마 안녕 밝게 인사하는 아이에게 웃어주지도 않고 현관문이 채 닫히기도 전에 중문을 먼저 닫고 돌아선 나 자신이 너무 싫다.

예의 없는 말투를 고쳐주고 싶었으면서...

정작 아이를 존중하지 않는 비겁하고 예의 없는 양육태도를 바꾸는 게 먼 저이지 싶다.

아직도 가야 할 길.

최근 아이와 같이 놀던 아이친구가 엄마의 말에 바로 "네"라고 대답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이게 무슨 희귀한 장면이라고.

놀랍기도 하고 비결이 궁금하기도 했다.

오늘 아침의 일도 아이의 예의 없는 대답을 들으면서 아마도 동시에 저 희귀한 장면이 떠올라 더 열이 받았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낳은 아이 두 명은 존댓말을 가르쳐도 쓰질 않는다. 다행히 선생님이나 이웃어른들께는 존댓말로 대답하고 인사하는 모양인데 나와 남편을 비롯한 할아버지 할머니 이모 등 혈연관계의 어른에겐 존댓말을 하는 법이 없다.

남편은 아이들이 엄마아빠를 친근하게 생각하니 그런 거라 괜찮다 하지만 나는 글쎄 잘 모르겠다.

그저 내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아이의 어떠함에 화가 나는 거라면 그건 거의 내 잘못일 테다.

엄마가 되는 길은 정말이지 멀고 험하고 고되다.

좋은 엄마가 되는 길은 있긴 한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