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

해방

by 아마따상

도무지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긴 겨울방학이 끝나고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방학은 아이들도 나도 무척 힘든 시간이었다.

모두가 가엽고 딱한 그런 시기였던 것 같다.

며칠 전부터 비행기를 탔을 때처럼 귀가 먹먹하고 목욕탕에 들어가 있는 듯 웅웅 거리 더니 급기야 한쪽 귀에서 매일 듣던 음악의 음정이 갑자기 찌그러지면서 불협화음으로 들리기 시작했다. 기분 탓인지 어지러운 느낌은 덤. 느닷없이 이석증이나 메니에르 초기증상일까 봐 귀는 치료 골든타임을 놓치면 회복률이 뚝 떨어진다기에 병원에서 이런저런 검사를 해보았다.

음정이 왜 찌그러지게 들리는지는 의사 선생님도 밝혀내지 못하셨고 검사결과 한쪽 귀의 청력이 현저히 떨어져 있었다. 스트레스에 의한 저주파 돌발성 난청을 의심하며 스테로이드 처방만 받아 돌아왔다. 고막에 주사 맞을 수도 있다는 남편의 말이 빗나간 것에 안도하며.

귀에 병까지 얻은 험난한 방학이었다.

가여운 내 아이들

병약하고 너그럽지 못한 엄마라서 미안하다.

김창옥교수가 말하기를 좀 놀아본 엄마들이 오히려 별일 아닌 듯 관대하고 쿨하게 아이들을 잘 키운다고, "괜찮아 유리 좀 깰 수 있어 그럴 수 있지. 들어가 있어 엄마 담배 한 대 피우고 올게"

담배는 안 피지만 나도 좀 그런 엄마이고 싶다.


새 학기라 동네가 한층 활기차졌다.

집 앞 공원 새로 생긴 벤치가 우리 집 방바닥보다 따뜻하다. 일어나기 싫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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