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곳은 경기도의 한 신도시이다.
신도시라 함은 새로 생긴 도시 곧 아직은 시골티를 벗지 못한 동네라는 뜻도 될 수 있겠다.
도시적인 느낌보다 자연친화적 느낌이 강한 곳.
집 앞에 호수가 있고 공원이 있고 오르막길도 없도 교통체증도 없는 곳이라 아이들 키우면서 살기에는 참 좋다고 생각되는 동네이다.
30년 이상을 살았고 친정 식구들이 있는 도시를 떠나 이곳에 정착한 지도 어언 4년째가 되어가고 있다.
원래부터 인간관계가 넓지 않았고 만나는 친구들도 제한적이었으며 지인들에게 먼저 연락하는 열심도 없는 편인데 아무 연고가 없는 곳으로 이사를 오면서 정말로 만날 사람이 없다는 것을 깨닫는 요즘이다.
이모는 친한 친구가 몇 명이냐는 조카의 질문에
글쎄 이모는 친구가 없는 것 같아라고 대답해 뜻밖에 인간성 논란을 불러일으킨 적도 있었다.
유쾌하고 활발한 성격은 아니지만 부담스럽지 않고 속이 깊다는 평가를 받곤 하는
한마디로 별 재미는 없지만 대체로 무난한 성격의 소유자인데 왜 친구가 없을까
학교 다닐 때나 결혼하기 전까지 사람들과 함께 있는 공간에서는 특별히 노력하지 않아도 늘 곁에 사람이 많은 편이었다. 학교나 회사 교회청년부라는 공동체 안에 들어가 있을 때는 몰랐던 당연한 것들이 테두리를 벗어나니 나의 부족한 부분으로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나의 언니는 거의 늘 하루에 약속이 2개 이상 있고 그렇게 약속을 이행해도 피곤하지가 않으며 유럽여행에서 귀국한 날에도 홍대에서 놀 수 있는 체력과 에너지를 소유한 자인 반면 나는 일주일에 약속이 한 개도 없을 때가 대부분이고 그마저도 약속이 잡히면 취소하고 싶고 약속을 치르고 온 날이면 집에 들어와 일단 소파에 드러누워야 하는 부류인 것이다. (feat 언니네 거실 소파 없음)
그만큼 혼자 있는 시간이 전혀 심심하지 않고 낯선 동네도 딱히 외롭지 않았었는데 언제부터인가 가끔은 커피 한잔 편하게 마실 수 있는 동네친구가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도시 특성상 이곳은 나처럼 타 지역에서 이사 온 사람들이 많은 동네인데 한 가지 신기한 점을 발견했다.
아파트 단지나 동네에 삼삼오오 모여있는 분들을 보면 서로 반말을 할 정도로 친하게 지낸다는 것이다.
다들 언제 이렇게 서로 친구가 된 것이지??
아이 어린이집 유치원 친구 엄마들로 구성된 모임이라기엔 너무나 허물이 없이 편안한 말투랄까.
요즘은 아이 친구의 엄마들과도 내 친구처럼 편하게 말 놓고 지내는 게 대세인가
인스타에서 보면 아이친구 엄마들과 너무 친하게 지내지 않는 게 좋다고 하던데
그래도 편하게 커피 한잔 할 수 있는 말이 통하는 엄마들을 만나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