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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정혁 Apr 11. 2017

축구협회와 슈틸리케 감독 비판에 대하여

차라리 스폰 업체 불매와 A매치 티켓 불매를 하라

울리 슈틸리케 감독 유임한 거 짜증 나시는 분들 계실 거다. 팬들의 '비판' 화살이 어긋났기 때문에 더 허탈감이 커 보인다.


솔직히 스포츠 미디어에서 아무리 축구협회 물고 뜯어봐야 눈 깜짝 안 할 거다. 그곳은 국민 여론에 크게 영향받는 곳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나라 특수성이 반영돼 '축구국가대표팀'을 운영한다는 상징성이 투영된 곳이다. 거칠게 말하면 현재로썬 현대 일가 사조직이나 다름없는데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풀어보자면 축구협회는 정부 예산으로 운영되지 않는다. 게다가 우리나라에선 '축구협회 최상위팀 운영'이라는 사실보다 '국가대표팀 총괄'이라는 왜곡된 애국심이 부여된 곳이다. A대표팀은 각 '국가'가 아닌 '각 국가의 축구협회'를 대표할 뿐인데 우리는 그렇게 분리해서 인식하지 않는다. 축구대표팀은 특정 국가 축구협회 내 최고의 선수가 모인 팀이다. 특정 국가를 대표한 축구 선수가 모인 팀이 아닌 거다. 말장난 같을 수 있는데 엄밀히 따지면 개념 자체가 그렇다.


그런 의미에서 백날 천날 스포츠 매체가 축구협회와 슈틸리케 비판하고 팬들이 합세해 욕해봐야 크게 달라질 거 없다. 차라리 축구협회 스폰 업체 불매 운동을 하라. 아니면 국내 개최 A매치 티켓 불매 운동을 펼쳐라. 그게 슈틸리케 감독 경질 입장 여러분의 주장을 관철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물론 나는 슈틸리케 감독 외 당장 큰 대안이 없다는 축구협회 주장에 동의한다. 세계 무대에서 한국이란 나라의 축구 사정을 봤을 때 그렇다. 러시아 월드컵이 내년인데 제대로 된 감독 하나 데려오는 거 쉬운 일 아니다. 이건 돈과 매력 포인트가 모두 얽힌 일이다.


솔직히 국제 축구계에서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은 그리 매력적인 자리 아니다. 예전에 판 마르바이크 감독이 재택근무하려고 했던 것에 든 이유가 압축돼 있다. 그러니까 이 글은 반 축구협회와 반 슈틸리케를 선동하는 게 아니다. 날이 좋아서 벚꽃에 취해 끄적거린 것이며 '아 이럴 수도 있나?' 정도로 읽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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