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5월23일)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8주기인데 스포츠로 보자면 故 송지선 아나운서가 세상을 떠난 지 6주기 되는 날이기도 하다.
굳이 '야구'라고 하지 않고 '스포츠'라고 한 것은 송 아나운서가 야구뿐만 아니라 농구 등 겨울 스포츠 현장도 다녔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오늘도 이를 추모하거나 최소한 기억하려는 움직임이 없어 씁쓸하다.
2년 전까지만 해도 나는 송 아나운서를 기억하자는 글을 썼다. 그런데 여전히 해당 사안을 검색할 때마다 내 글이 포털 상단에 올라 있어 '동어반복'이 되는 기분에 그 이후론 쓰지 않았다. 바꿔 말하면 미디어에서 송 아나운서에 대해 보도를 하지 않고 있다는 거다.
나도 어떨 때는 '네가 그 사건의 진짜 내막을 아느냐?' '괜한 행동으로 사건과 연계돼 남아 있는 사람까지 더 아프게 하는 것 아니냐?' 등등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확실한 건 나는 그 사건과 연관된 선수의 근황을 개인적인 채널로 계속 듣고 있단 거다.
극단적인 사고 직후 송 아나운서의 동료 아나운서가 비통해했던 모습이 생생하다. 해당 사건과 연계된 선수 이름을 동료 아나운서가 말하지 않고 그냥 '선발 투수'라고 뭉뚱그려 회피했던 것도 떠오른다. 개인적으로는 당시 몸담고 있던 매체에서 출근하지 않는 송 아나운서 소재지를 찾아가 '뻗치기'를 하라고 했다. 이는 내가 그 매체를 석 달 만에 떠나기로 결정한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
언젠가는 송 아나운서 가족을 찾아가려고도 했다. 그런데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고백하자면 그건 '기레기 정신'을 '기자 정신'으로 포장해 '잘 팔리는 글'을 쓰고 싶었던 것이었다. 냉정히 가슴에 손을 얹고 곱씹을수록 어설프게 글 몇 줄로 쓸 일은 아니라는 결론이 나왔다. 내 능력 밖이었다. 그래서 접었다.
시간이 많이 흘렀다. 야구계나 스포츠계가 송 아나운서를 '동업자'로 생각했다면 지금처럼 침묵해선 안 된다. 사건의 진짜 진실이 뭔지는 몰라도 같이 울고 웃었던 고인에 대한 기억 정도는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