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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정혁 Jul 23. 2017

이승우와 형, 가끔은 침묵하라

'바르셀로나 유스' 이승우 선수의 형 이승준 씨가 최근 비판에 예민 반응했다. 이승우 선수 미래를 위해 뛸 수 있는 팀으로 이적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발끈했다.


그는 자신의 SNS에 "조언을 하려거든 만나서 해달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글에 비문이 많아 직접 인용이 힘든데 충분히 비꼬는 투로 해석할 수 있는 글이었다. 이를 재차 언론에서 조명하자 이승준 씨는 글을 내렸다.

 

지나치게 과한 흐름으로 가고 있다. 과거 이영표 해설위원이 인터뷰에서 이승우 선수에게 조언했을 때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그때는 이승우 선수가 직접 "만나서 이런 얘기들 해주셨으면 한다"고 답했다.


한국 사회가 벗어던져야 할 나이나 지위 권력을 뒤로하고 단언컨대 이들은 언론의 속성을 모르고 있다.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는 일로 언론과 대립각을 세울 필요는 없다. 앞길이 창창한 선수와 측근 처지에서 봐도 이는 분명한 지향점이다. 선수와 언론 사이에서 언론의 편을 드는 게 아니라 좀 더 전략적으로 길게 보라는 얘기다.


축구 선수라는 직업은 이승우 선수가 본인 의지로 선택한 길이다. 그런데 손톱만 한 시야로 거기까지만 봐선 안 된다.


축구선수라는 현대 사회 특수 직업에서 유명세를 치르다 보면 사회 지위는 '유명인'이 된다. 이건 본인이 선택했든 그렇지 않았든 사회나 언론이 그렇게 만드는 것이다. 이 자체를 본인이 즐기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데 실제로 이승우 선수는 그런 모습을 자주 보였다. 한국 사회에서 보기 힘든 그러한 자유분방함을 다수는 높게 평가했으며 나도 그랬다.


문제는 이러한 유명세를 해당인이 지금처럼 버거워하고 부정할 때다. 다만 전지적 시점에서 따져볼 것은 그렇다고 이승우 선수와 그 측근들이 유명세 혜택을 아예 받지 않았느냐 하는 점이다. 나와 있는 사실들만 꿰어도 분명 그렇진 않다.


예를 들어 이승우 선수 측에서 거취나 기타 정보들을 언론에 흘려 일부 경제적 이익을 누린 적도 있다. 이건 자신이 선택한 축구하는 행위 그 자체만으로 얻은 단물이 아니다. 자신이 택했든 그렇지 않든 사회와 언론이 부여한 유명세 지위로 얻은 부산물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유명세의 장점을 해당 선수와 측근이 누렸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러니까 언론의 취재 대상이 되고 비평의 대상이 된다는 건 이런 장점 뒤에 또 다른 이면이 있다는 거다.


듣기 싫은 소리에 판단이 서지 않으면 침묵하는 것도 답이다. 너무 길지 않은 선에서 잠시 침묵하면 논란은 그 시점 이후 증폭하지 않는다. 침묵에 답답한 언론에서 추가 팩트도 없이 추측만으로 해당 사안을 조명하면 그때는 대중들이 먼저 '맹탕'이라고 걸러낼 것이다. 대한민국 대다수 사람들 그 정도 능력은 되고도 남는다.


반대로 침묵이 억울해 반박하고 싶다면 정제되고 논리적인 표현이 기본이다. 그렇지 않고 최근 글처럼 검토 없이 쓴다면 즉각적인 배설물로 판단돼 역풍만 맞는다. 언론을 '기레기'로 튕겨낼 수 있는 시대라 하더라도 선의에서 팩트를 근거로 비평할 권리마저 없는 비민주적 사회는 아니다. 그게 어떨 때는 평범한 선수 하나를 특급 선수로 포장해 활력을 불어넣을 수도 있는 언론의 특수성이다.


선수가 크는 건 선수 혼자만의 노력으로 어느 선까지 오를 수 있다. 그렇지만 구설에 자꾸 오르내려 기량 외적인 것에서부터 무너지는 건 선수 혼자만이 아닌 주변에서 챙길 일이다.


'적색경보' 지금까지 두 번 울렸다. 이승우 선수나 그 주변이 유연해졌으면 한다. 대한민국 '삼세번'에서 세 번째는 만만치 않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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