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두 번째로 가까운 맥도날드에 이따금 간다. 차를 몰고 가야 함에도 이곳에 가는 이유는 24시간 영업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넓은 주차장까지 있어 여유 있게 앉아있기에도 편한 매장이다. 허기진 배를 채우고 새벽 공기를 사치스럽게 즐기기에도 제격이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새벽의 이곳이 불편하고 버겁다. 아침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이곳 맥도날드 주차장은 인력시장이 된다. 인력사무소에 지원한 사람들 30여명이 모여 그날의 일감을 찾느라 분주하다. 새벽 5시에 그곳에서 햄버거를 사는 나는 순식간에 다른 세상 사람이 된다.
"이쪽으로 오세요" "오늘은 왜 혼자 오셨어요?" 등의 말이 그들 사이에 오간다. 추위 혹은 더위에 어설프게 대비한 그 옷차림이 눈에 띈다. 막 자유롭게 나온 나의 후줄근함과는 또 다르다. 그러면 나는 나도 모르게 후드티를 깊게 눌러쓰고 재빠르게 주차장을 지나 맥도날드 안으로 들어간다.
창가에서 그들의 바쁨과 다양한 표정을 훔쳐보며 산다는 것의 의미와 가치를 되돌아본다. '왜 그들과 나의 삶 사이에 시간차가 벌어지며 방식이 이렇게 다를까?'에 대한 근원적 문제를 헤집어본다. 흔히 맥도날드 지수로 나라 경제와 국민 삶을 평가하기도 하는데 그러한 '화이트칼라'적인 평가 지표가 창밖의 실제 길거리와 더욱 단절된 것 같은 아득함도 느낀다.
그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머릿속에서 증폭된다. 그래서 요즘은 그들한테서 또 다른 무언가를 떠올릴지 몰라 맥도날드로 가는 발걸음을 끊었다. '내가 그들 사이에 있으면 삶을 그들 이상으로 부지런하게 채워나갈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가장 나를 괴롭혔다. 창 안에서 그들을 관찰하며 사유한 내가 크나큰 사치를 부렸다는 결론을 내렸다. 오늘도 그곳 맥도날드 주차장에서는 한 가정의 가장들이 둥지로 가져갈 양식을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