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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

내 깜냥에 주어진 하루의 삶

by 이지완

《장맛비》


도시에 내리는 비는

서럽다


스며들어 다시

샘물 되지 못하고

수챗구멍에 흘러

악취의 지휘를 받는다


거절과 배척의 다른 이름

아스팔트

섞이지 못한 채 튕겨진

내 퇴근 같다


검게 입 벌린 배수구가

소화 능력 이상을

들이키고 있고


감당 못하는 깜냥의 나도

허겁지겁 허우적거리며

휘갈겨 걷는다


23년, 장마, 대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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