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러지

몸의 거부권 행사

by 이지완

《꽃샘 알러지》


꽃 필 것 기다렸다는 말

거짓이었나 봐

나보다 더 화사할까 봐

질투했나 봐

네 시선 빼앗길까

시샘했나 봐

콧물 재채기 간지럼 다 끌어와

봄의 길목 막고 싶었나 봐




《베스트셀러 알러지》


이상하기도 하지 왜 나는

잘 팔리고 있는 것에서

애써 고개 돌리고

그것이 한 구석으로 찌그러지면

슬그머니 마음이 가는지


함박눈 가득하면

그 밑에 숨죽이고 있을 꽃망울 생각

꽃이 대궐 차리면

그 밑에 녹아 거름된 낙엽 생각


이상하기도 해




《블록버스터 알러지》


바보 같기도 하지 나는 왜

남들 다 열광하는 화려한 화면에 대고

하품을 해대는지

졸음을 못 참는지


벚꽃이 봄을 덮고

사람들 감탄이 꽃밭 덮을 때

노루귀 민들레 애기똥풀

찾아 쓰다듬는지


역시 바보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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