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과

by 이지완

《모과》


쌓인 눈 밑에

싹 틔우려는 조바심이었을 것이고


꽃 진 늦봄에

겨우 몽울진 수줍음이었을 것이고


여름 소낙비에

숨죽여 젖는 무기력이었겠지만


그윽한 향기 얻을 생각에

야멸차게 갈라

차로 우릴 욕심에


이제야 알아보아서

미안해




《못생김》


달린 모과 모습에

비웃지 말 것


모두가 반할 향기 만들려고

얼마나 애썼는지

너는 모르잖아


탐스런 과일에 눈길 주고

화사한 꽃밭에 발길 가지만


콧길이란 것도 있다면

눈 감아야 맡아지는 진짜 향 있다면

그건 단연코 저 녀석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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