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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담다리담 Feb 09. 2022

휘몰아치는 새 직장으로 이직하고 배운 것

입사 6주차

입사 6주차. 연말과 설날을 거쳐 벌써 6주차가 되었다.

언제 1인분을 하냐는 부담과 함께 벌써 어느덧 0.7인분 정도는 하고 있는 스스로가 놀랍다.

하지만 0.7인분을 하기 위해서는 nine to six로는 어림도 없다.

히스토리 파악도, 영어로 말하는 것도 느린 나는 남들보다 느린 속도로 일한다. 효율성이 나지 않아 답답하다.

그래도 벌써 효율성에 대해 생각하는 단계까지 다다른 스스로가 대견하기까지 하다.




요가로부터

흔들리는 내 삶의 유일한 지지대, 아침 요가에서 한 발로 서는 자세를 하며 새삼스럽게 생각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되내었다.

흔들리지 않아야 하는 게 아니다. 흔들려도 괜찮다. 넘어지지만 않으면 된다.


Baseline

개발에서 이슈업 한 케이스를 해결하기 위해 회의를 진행한다.

파트리더와 30분 간 열띤 토론을 하며 고민했는데

뒤늦게 들어와 한 마디로 압축해 준 팀리더.

오프라인분석할 수 있는 건 그냥 오프라인에서 분석하자. 괜히 개발 복잡하게 만들지 말자.

간단하다. 요걸 지침 중 하나로 삼아야겠다.


냉혹한 현실

이 곳에서는 가장 부족한 리소스는 개발이다. 그 다음은 Data Analyst.

그것만으로도 이 세계의 진리를 보여주는 것 같다.

이 시장에서 가장 몸값이 비싸고 손이 귀한 순서대로, 항상 리소스가 부족하고

모든 스케쥴은 그들에 의해 좌우된다.


대화를 이어가는 법

상대방이 의견을 주면, "내 의도는 이랬다" 라고 다시 설명해주기보다(어짜피 상대는 이미 다 알고 있으니)

맞는 말이다 그리고 그걸 이런 식으로 풀어보면 좋을 것 같다. 라고 나아가는 대화를 해야 한다.


MVP

PO가 서비스기획자와 가장 다른 점 중 하나는 MVP가 있다는 것이다.

어떤 피쳐를 만들 때 나도 모르게 습관처럼 이것도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이 필터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MVP인가요?”다.

이 곳은 모든 걸 최대한 조그맣게 잘라서 진행한다.

추천위젯 추가하는 거 하나, UX 바꾸는 거 하나까지도 MVP로 조금씩 조금씩 잘라서 진행한다.

그렇지 않고는 이 속도가 나올 수 없다.

여러 개 던지고 잘 나오는 게 있으면 그 때 iteration을 진행하자.


벤치마크

이전에 내가 기획자로서 하던 많은 일을 디자이너 분이 해 주신다. 상세 로직을 구현하고 스토리보드를 쓰고 벤치마킹을 하는 등.

그래서 초반의 나의 두려움은 디자이너의 선을 넘어서 그들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건 어쩌면 기우였던 것 같다. 내가 그들의 경계까지 생각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그들과 소통을 잘 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벤치마크는 디자이너분들이 해 주신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벤치마크를 놓아도 된다는 건 아니다. inspiration은 벤치마크에서 온다. UX를 온전히 디자이너에게 맡기는 것은 아니다.


칩거

3일째 밖에 안 나가고 집에만 틀어박혀 있는 나로서는

등산가고 여행가고 하는 사람들이 왠지 다른 세상 사람들 같이 느껴진다.

적고 나니 유난스러운 엄살같긴 하지만 정말로 멀게 느껴졌다.

나에게는 일주일에 내 자아를 실현하는 시간이 금토일 3일 밖에 없는 것 같다. 나머지 4일은 업무자아를 성장시키는 시간에 모두 써야만 겨우 할 일을 해 낼 수 있다.

시간이 안 간다는 것은 아니다. 시간은 오히려 더 잘 간다. 고3생활이 어떻게 지나갔는 지 기억이 안 나듯. 다만 소화가 점점 더 안 되고 다리에 살이 찌는 것이 느껴질 뿐이다.


MBTI의 진실

나는 10년째 확고한 ISTP다. I(내향)대신 E(외향)이 나올 때는 있어도 나머지가 바뀐 적은 없었다. 그런데 어제, 문득 친구가 보내 준 링크에서 MBTI를 했는데 세상 본 적 없었던 ISFP가 나왔다. 그것도 무려 F가 90%에 육박하는 수치로. (T:thinking 이성적이고 냉정한 편, 공감을 잘 못하는 편, F: feeling 감성적이고 공감하는 편, 상처도 잘 받는 편)

믿을 수가 없어서 ISTP vs ISFP 검사까지 다시 했으나 여전히 ISFB를 보여주는 수치. 왜일까? 하곤 금새 까먹었는데 다음 날 이성적이고 예리한 피드백으로 대차게 까이며 깨달았다.

MBTI는 내가 생각하는 나의 성향에 불과하다는 것을.

새로 속하게 된 이 집단은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T성향에 가까운 이성적인 집단이다. 대학이나 이전에 다니던 대기업 그 어느 곳보다도 논리가 지배하는 곳. 이 집단에서 지내다보니 어느새 스스로를 물렁하고 감성적인 사람로 생각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반박

사실 비판을 듣는 상황의 반응에 대해서도 크게 생각을 해 본적이 없다. 대놓고 비판을 듣는 일이 그리 흔치 않으니까. 그런데 여기서는 비판을 듣다보면 비판에 반응하는 나를 비판에 대응하는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게 된다.

시니컬한 비판을 들으면 나는 곧바로 반박하지 못한다. 왠지 다 맞는 것 같고 일단은 듣고 만다. 꼭 반박을 해야 할 지도 모르겠고 그냥 귀를 지나 흘러간다 (영어라 반밖에 못알아들어서 더욱 그렇다)

그래서 여기서 앵글을 돌리거나 반박을 함으로써 비판을 넘어가는 사람들이 그저 신기하다. 이런 상황이 나에게는 익숙하지 못하다.


유용한 영어 표현들

Oh, fair enough - 상대방이 한 말이 맞을 때, 오 그래

let me know if we have a lead on solution to this - a lead on soloution 해결책에 대한 힌트

freebie 회사에서 공짜로 주는 사은품, freebie pen (=giveaway, free gift)

That’s the point  그게 핵심이야 (그것 때문에 이 테스트를 하는 거야)

like I said, 말했듯이

Unless I’m mistaken, 내가 틀린게 아니면

sure thing, I can do it 할 수 있어요

it’s promising 테스트 전망 보고 희망적일 때

it’s a road not taken

A takes priority A가 우선순위를 가지다

x-sell = cross sell

x-category = cross 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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