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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담다리담 Mar 18. 2022

PO 입사 세 달, 이젠 조금 알 것 같다.

압도

일이 갑자기 들어와서 패닉하다가도

이후에 다시 보면 금방 끝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뒤돌아보면 그렇게 패닉할 필요가 없는 일이었다.


상황에 압도되지 말자

급한 마음에 스케쥴을 도미노처럼 좌르륵 잡아놓으면 결국 더 일을 만드는 꼴이 된다.

나도 마음이 급하고 다른 사람들도 이랫다저랫다 해서 더 헷갈린다.

모든 것이 내 마음처럼 문제 없이 이루어지는 상황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그런 일이 혹여나 일어난다면 그것이 행운이다.

마음이 아무리 급해도 다 정리될 때까지 기다리자



준비

2주마다 임원에게 진행상황을 보고하는 건이 있다.

첫번째에는 완전 긴장하고 준비했는데 두 번째에는 긴장을 좀 놓고 대강 했더니

역시나,, 엄청 더듬더듬했다.

상대방이 눈을 감는 것을 보았고 내가 말하는 것을 잘 전달하지 못한다는 것을 느꼈다.

다음 번엔 더욱이 더 열심히 준비해야겠다. 내가 더 적응되고 더 잘 할 때까지.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긴장을 놓으면 어설픈 게 티가 나기 마련이다




시간관리

기획자와 가장 다른 점 중 하나는 PO 작은 일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다는 점이다. 기획자는 몇 개의 큰 프로젝트만 관리하고 챙기면 됬었는데, 지금 PO로서의 나는 그렇지가 않다. 문서에 잘 정리할 정신도 없고 그렇게 일하지도 않는다. 개발자분들과의 합의가 필요할 때만 회의록을 쓴다. 이것조차 감지덕지다.


PO가 관리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PO의 시간이다.

개발자와 회의할 때는 가능한 meeting miuntes를 그 자리에서 바로바로 쓰자

나 혼자 종이에 적지 말고 slack에 모두가 볼 수 있게 화면공유해서 쓰자

그게 시간 아끼는 길이다.


한 번에 많은 건들이 진행되어서 내가 뭘 하고 있는 지, 어떤 건에 대한 걸 진행하는 지 헷갈릴 때가 있다.

이전에는 기획서에 한 번에 정리해두면 그거가지고 다 얘기하면 되었었던 건을 이제는 정리는 간략하게, 이후 개발하며 얘기해가며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라 머리가 진짜 복잡하다. 내가 진짜 내 것으로 머릿속에 집어넣지 않으면 금새 회의에서 바보되기 십상이다.


A플젝에 이슈가 생겨서 온 정신을 A플젝에 집중해서 끝내고 나면 기다렸다는 듯 B플젝에서 해결할 부분들이 봇물터지듯 나온다. 그럼 나는 다시 B플젝을 처음 보는 마음으로 다시 하나하나 짚어간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아직 여러 이슈가 와장창 터지는 적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2주 뒤 곧 와장창 터지게 된다..)


책임전가

이 곳에서는 “내가 못 챙겨서”라는 말이 무의미하다.

왜냐하면 처음부터 꼼꼼하게 다 챙겨서 가는 것 자체가 요구사항이 아니기 때문이다.

최대한 빠르게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중간중간 빠져먹은 것은 계속 나오기 마련이다.

이렇게 얼기설기 엮은 부분들은 known issue가 되기도, 혹은 큰 이슈로 불거져 나오기도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어떻게 이 이슈에 대응하느냐다. 빠르고 정확하게 의사결정해서 문제를 해결하면 그만이다. 이는 새로운 작은 일로 이어지긴 하지만 빨리 런치할 수 있으므로 큰 걱정 없다.

최근 개발하려면 일정이 늘어나서 해당 부분은 누락하고 런칭한 건이 있었다. 테스트를 하다 보니 그 부분이 불거져서 다시 수정해서 릴리즈를 해야 하는 상황이 왔다. 이전 회사 같았다면 왜 제외하고 진행했느냐 를 가지고 한참 얘기했을테지만, 여기서는 아무도 그런 것을 묻지 않는다. 어짜피 리소스 싸움인 걸 알고 있으니까.

그대신 한 번 돌린 실험에서 어쨌든 레슨런을 얻었고, 그럼 된건다. 구멍난 부분은 메꾸면 된다.


득과실

테스트하다가 이슈가 나왔을 때 항상 경중을 따져야 한다

Is is a launch blocker?를 항상 생각하고 일정을 짜야 한다.

런치 블로커가 아니라고 판단하면 이걸로 개발자분들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아야 한다.

버릴 줄 알아야 한다.



생각맞추기

전략을 만들었을 때, 로드맵, viewpoint가 있을 때

개발자, 디자이너 모든 분들에게 공유해서 뷰포인트를 얼라인하자.

혼자만 꽁꽁 쥐고 잇거나 리더분들한테만 보고하고 끝내기는 아깝다.


회의를 하기 위해 사람들을 요청한 경우, 꼭꼭 why를 설명해 드려야 한다.

왜 필요한지, 언제 필요한 지를 모두 이해해야만 같은 목적을 향해 움직이기가 쉽다.


일머리

A/B 테스트를 컨테이너를 나누어서 진행하는 것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컨테이너를 나누는 것은 트래픽이 줄어들기 때문에 기간이 두 배로 늘어나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


인사이트

데이터를 많이 보려면 내가 먼저 인사이트를 가지고 요청해야 하는데

내가 고민할 시간이 없어서 데이터를 충분히 요청하지 못하는 점이 참 아쉽다.

데이터는 요청하는 만큼 얻는 것이다. 데이터가 많을 수록 내가 할 말이 늘어난다.


중요한 것과 급한 것

AB를 읽고 맥락을 읽는 것이 지금 나에게는 가장 시급한데 가장 뒷전이 되고 있다.

가장 나에게 필요한 능력 중 하나인데, 아무도 요걸 나에게 강요하지 않으니 그걸 보지 않는다

일을 f/u 하기 위한 간단한 잡무가 가장 시간을 잡아먹고 있다.


우선순위

내가 진행하는 플젝들을 꿰고 있어야 한다

그를 기반으로 리소스를 요청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선순위가 명확해야 한다.

우선순위를 명확하게 세우자!!


후회

다시는 급하게 피쳐를 만들지 않으리라. 아니 만들더라도 결과를 포기하지는 않으리라. 떠밀리듯 시간 없다고 가지고 가면 이런 결과가 나온다. 결국 내가 다 해야하는데 의사결정자가 여러명인 상황이라도 디자인 리소스가 없다고 해도 내 페이지는 내가 가지고 가야 한다.

그냥 어어어 하며 떠밀려왔다가 지금 이렇게 최종 리뷰에서 스트레스만 받는 상황이 왔다. 이럴거면 처음부터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디자인에 공을 들였어야 했다. 디자인 리소스 없어서 뭐 추가하거나 변경하는 것도 다 까였는데 결국은 돌아돌아 왔을 뿐이다. 리소스를 적게 쓰라는 말이 결과를 희생하라는 말은 절대로 아니다. 급하게 가더라도 꼭 필요한 만큼의 일은 하고 가자.


장기전

입사 초기에는 맡은 일을 다 끝내고 가기 위해 하루에 12시간씩 컴퓨터 앞에 앉아있었다. 뭐라도 놓치면 안될 것 같아서

그런데 조금씩 적응하는 방법을 익히기 시작했다. 꼭 필요한 것이 아니면 다음 날로 미루어도 된다.

밤 9시에 밀린 슬랙 채널을 다 읽고 있을 필요는 없다. 그렇지 않으면 금새 지쳐 나가떨어지기 마련이다.



동지

나보다 한 달 뒤에 늦게 입사한 이와 점심을 먹었다. 그는 지금의 나보다도 더 괴로워하고 있었다. 서로의 괴로운 마음을 나누며 혼자만 힘든 것이 아니라고 위로하며 점심을 마무리하고 조금 늑장을 부리다가 후다닥 오후 업무를 위해 각자의 사무공간으로 돌아간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조금 위로가 되면서도 나는 왜 이런 길을 택한 것이 생각이 든다. 이 일을 평생 할 것도 아니라면 더욱이.



한 배

AB테스트는 나만이 하는 것이 아니다.

개발자, 디자이너분들 모두가 하는 것이므로, 잘되건 못되건 결과를 공유하는 것이 맞다.

한 팀으로서 일하고 같이 결과를 공유하고 피드백을 받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이 곳의 일하는 방식이 잘 이해가 간다. 설득하고 이해하는 것, 내가 확신이 있을 때 설득하는 것.


회의를 시작할 때는 항상 컨센서스를 맞추기 위해 “왜 필요한 지”를 맞추어야 한다.

요건 지난 달부터 생각하고 있는데도 잘 되지 않는다. 회의에서는 아직 얼레벌레 내가 할 말을 제대로 말하는 데 집중하기에 바쁘다.


내가 할 일

내가 중간에서 중심을 잡고 하지 않으면 안된다.

내가 하는 플젝들의 우선순위는 내가 정하고 이를 사람들에게 설득할 줄 알아야 한다.

예상이슈도 내가 붙잡고 있고 스케쥴링도 내가 정해서 안 되는 것 없이 ETA받아야 한다.

의존하지 말자. 의존할수록 여러 곳에서 태클만 더 들어올 뿐이고 사공이 많아질 뿐이다.


근데 진짜 웃기는 일은 내가 노를 잡기 시작하니 오히려 마음이 아주 편하다는 것이다. 말할 때도 조금 더 명확하게 말할 수 있다. 누군가의 생각을 예측해서 말하는 게 아니라, 내 생각과 내 의견을 말할 수 있으니까. 바보같은 순간도 조금은 줄어든다.



요령1

리더들이 항상 why에 대한 데이터를 요청하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것, 왜 시작해야 하는 지 이해가 안 가는 건, 컨센서스가 없는 건들에 대한 데이터만 요청한다.

설득하기 위해 데이터가 필요하다지만 반대로 말하면 설득할 필요가 없으면 데이터가 없어도 된다.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자.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면 그들을 설득시킬 에너지를 아낄 수 있다.


요령2

그렇지만 발표할 때는 숫자를 가지고 발표해야 한다.

오를 겁니다. 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몇 %를 커버할 수 있다고 말해야 한다. 기본적인 이야기지만 회의를 자주 하다보면, 정신이 없다보면 맹목적으로 할 일만 끝마치기 위해서만 시간을 쓰기도 한다.

숫자들은 이미 나와있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다만 나와있는 숫자들을 머릿속에서 연결해서 말만 하면 된다

임팩트를 생각할 때 숫자를 기준으로 생각하는 연습을 하자.


요령3

로깅을 할 때는 꼭 연결해서 직접 클릭해보고 어떤 지표가 뜨는 지 확인해 보고 진행하자!

그러지 않으면 기존의 현황을 명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진행할 수 있다.

즉 중복되는 로깅을 만들거나 규칙이 다른 로깅을 만들 수 있다.

이런 현상은 막는 것이 좋다.

물론 가장 최고는 DA분이 해 주실 수 있는 상황이지만.



유용한 일상 영어표현


it’s diluted (실험결과가) 묽어졌어 즉 오염됐어

inner layer - 안에 입는 옷, tops 속옷 같은

incremental - 사소하지만 점진적인

propensity 경향

abandonment rate - 페이지이탈

they are juggling between who is take it

will you update us on this feature?

can you elaborate on ~~ ~좀 더 설명해줄래??

This broke my heart - 이거 진짜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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