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콩나물하다 Mar 31. 2021

고사리와 춤을

<콩나물하다>시즌 1 - 11화

콩나물은 고사리에게 전화해요. 일부러 더 밝고 흥분 된, 큰 목소리로 어디냐고 물어요. 


“놀자! 우리집 와! 얼른!”


고사리는 콩나물의 목소리 톤만 들어도 콩나물이 어떤 상태인지 알아요. 버스로 10분 거리에 사는 고사리는 금새 콩나물의 집에 도착해요. 

콩나물은 냉장고 안의 맥주를 전부 다 꺼내 마시며 이 얘기 저 얘기 해요. 혼자 막 웃기도 하고 짜증을 내기도 해요. 고사리는 다 들어줘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지도 않아요. 

취한 콩나물은 춤을 추자며 고사리를 일으켜 세워요. 콩나물과 고사리는 춤을 춰요. 몸이 흐물흐물해질 떄까지 춤을 춰요. 

지쳐 잠시 쉬던 콩나물은 지리산 약수물이 정말 좋다며 몸에 약수물을 콸콸 쏟아부어요. 

물에 젖어 축 쳐져있던 콩나물은 쓰러져 잠들어요. 



고사리는 묵묵히 콩나물이 어지른 집을 치워요. 그리고 너무 축축해진 콩나물의 몸을 쓱쓱 닦아주고 잘 눕혀줘요. 콩나물이 잘 자는지 확인하고는 조용히 집 밖으로 나와요. 



애인 고수를 불러 같이 산책하며 집으로 가요. 고수가 물어요. 

“무슨 일 있었대?”

고사리는 덤덤히 말해요. 

“그냥 그런 날 있잖아. 춤 추고 싶은 날. 그런 날이었나봐.”



오디오 클립 링크 - 11화 고사리와 춤을


* <콩나물하다>는 오디오 클립을 통해 음성으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오디오 클립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글. 허선혜, 고권금

그림. 신은지

구성. 김은정

작가의 이전글 씁쓸한 첫사랑의 맛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