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콩나물하다 May 12. 2021

댄스? 댄스, 댄스!

<콩나물하다>시즌 2 - 1화

쿠민은 뮤지션이다. 쿠민의 부모님은 어릴 적부터 똑똑하던 쿠민이 법학을 공부하길 바랐으나, 쿠민은 그러고 싶지 않았다. 노력을 해보지 않은 건 절대 아니다. 쿠민은 부모님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 수 백 번, 아니 수만 번 마음을 다잡고 책상에 앉아 책만 들여다봤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먼지를 뒤집어쓴 채 지긋이 쿠민을 바라보는 다르부카의 소리가 귓전에 맴돌기 시작했고, 그러다 보면 책을 향한 눈과는 다르게 어느샌가 손가락이 리듬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쿠민의 노력은 계속되었지만, 안타깝게도 쿠민의 부모님은 그의 마음까지 헤아릴 여유가 없었다.


갈등의 골은 깊어져만 갔고, 더 이상의 서러움과 중압감을 견딜 수 없었던 쿠민은 다르부카를 품에 꼭 안고 집을 나섰다. 그로부터 8년이 흐른 지금, 쿠민은 나의 곁에 있었다.

“있잖아, 나는 어쩌면 평생 위태롭게 살게 될 것만 같아.”

공연 내내 행복한 미소와 발이 보이지 않을 만큼 신나게 춤추던 쿠민.


누구에게나 그렇듯, 그가 내디뎌 왔을 스텝에도 감히 헤아릴 수 없는 많은 것이 담겨있을 터였다.

한바탕 신나게 놀고 모두가 떠나간 자리에 멍하니 앉아있는 쿠민을 바라보다가, 곁에가 앉았다. 쿠민의 곁으로 한 스텝, 두 스텝 다가가 같이 있어주는 것이 내가 해줄 수 있는 최선의 것이었다. 그 날의 나의 스텝이 가장 따뜻한 춤으로 쿠민에게 남길 바란다.

오디오 클립 링크 - 1화 댄스? 댄스, 댄스!


* <콩나물하다>는 오디오 클립을 통해 음성으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오디오 클립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글. 고권금, 허선혜

그림. 신은지

구성. 김은정

작가의 이전글 콩나물하다 season 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