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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삼 Oct 22. 2019

셀프 포퍼먼스(자가 공연)가 한 발짝이다

제목은 그럴싸한데... 좀 더 명확한 의미 전달이 필요할 것 같다. 

뭔가를 준비한다면, 그리고 뭔가를 하고자 한다면 실전이 아니더라도 미리 준비해서 반드시 자가 공연을 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이것은 공부 습관의 하나로 매우 중요한 키포인트이기도 하다. 

참고로 자가 공연이라는 단어는 임의적으로 만든 용어로 정식 용어가 아님을 밝힌다. 그냥 셀프 포퍼먼스를 적당히 해석하려 하니 만든 단어다. 그리고 미리 말해두지만 이미지 트레이닝과 차이가 있음을 말해 둔다. 


아무리 노래 연습을 하고, 혼자서 디바처럼 노래를 불러도 남들 앞에 서면 작아지는 이들이 있다. 

아무리 영어 공부를 해도 Hello? 다음에 말을 못 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무리 PT를 잘 만들어도 남들 앞에서 목소리가 기어 들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만일 노래를 남들 앞에서 잘 부르고 싶다면 반드시 연습과 동시에 남들 앞에서 불러보는 경험이 필요하다. 

영어를 잘하고 싶다면 영어도 공부와 동시에 적어도 한국인과 함께 영어로 대화를 시도해 봐야 한다. 

남들 앞에서 발표를 잘하고 싶다면 이 또한 발표 연습과 동시에 남들 앞에서 시연을 해 보는 것이 해답이다. 


남들과 혹은 남들 앞에서 시연 또는 연습, 리허설과 같은 것을 하는 이유는 동선과 무대 또는 환경을 미리 확인하는 이유도 있지만, 나 아닌 다른 사람들과의 호흡을 미리 점검하기 위함이다. 나 혼자서는 잘하는데 남들 앞에서는 실수를 하게 되는 경우는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런 경험은 나이가 어릴 때 가질수록 자신에게 이득이겠지만, 나이가 늦더라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단지 좀 더 부끄럼이 많다는 이유로 망설이고 심지어 포기하기도 한다. 


생각은 많고 할 말은 많아도 정작 남들 앞에서는 말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도 그중에 한 명이었다. 사실 지금도 학생들 앞에서 강의할 때를 제외하고 학술대회 발표나 남들 앞에서 뭔가를 할 때는 늘 긴장한다. 비록 얼굴은 붉어지고, 느껴질 듯 말 듯 살짝 떨리는 목소리지만 할 말은 다 한다. 그리고 글을 읽다 보면 이상한 것을 느낄 것이다. 강의할 때는 괜찮고 나머지는 여전히 떨린다니 뭔가 말이 맞지 않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사실 강의를 처음 할 때 호흡 조절이 되지 않아서 조금은 힘들었던 경험이 있다. 그러나 반복학습이 무섭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강의를 수차례 반복을 하니 어느새부터인가 하루 일과처럼 자연스럽게 강의를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반면에 간헐적으로 참석하는 발표 자리의 경우, 그렇게 못하는 PT는 아니지만 그래도 늘 긴장하는 편이다. 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표 나지 않게 긴장을 한다는 것이다. 그래도 나를 잘 아는 사람이라면 긴장하고 있음을 잘 알아차리기도 한다. 


그렇다면 왜? 자가 공연을 해야 할까? 

그 이유는 주위 환경 변수에 대해 눈과 감정으로 느끼고 발화를 통해서 상대와의 호흡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이 자가 공연뿐이기 때문이다. 혹시 모르겠다. 앞으로 VR을 통해서 스스로 자가 공연을 할 수 있을지.... 

가장 중요한 것은 자가 공연을 할 때, 나의 뇌는 이미 그 상황을 직간접적으로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낯선 정보를 더 이상 이질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질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정 속에서 받아들여지는 여러 변수를 수긍할 수 있게 된다. 흔히 친숙해졌다는 의미가 여기에 사용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떨리거나 긴장하지 않는다. 특히 리허설도 여기에 해당되는데, 자가 공연과 같은 리허설이 중요한 이유는 스스로 미리 체험을 함과 동시에 앞으로 해야 할 것들을 구조적으로 뇌 속에 일종의 프레임을 설정하게 되고 그 프레임 속에서 자신을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초두에서 언급한 이미지 트래이닝과 다르다. 이미지 트래이닝은 머릿속에서 그저 그려보고 훈련하는 정도이지만, 자가 공연은 몸으로 직접 했다는 것이며 뇌에 인지되는 정도가 이미지 트래이닝과는 질적으로 틀리다. 


사람의 뇌는 의외로 단순하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데자뷔 현상을 통해서 좀 더 설명이 가능한데, 원래 데자뷔는 실제로 똑같은 것을 본 것이 아니라 지금 보고 있는 현상이 이전에 본 것과 유사한 현상이어서 머릿속에서 자신이 가장 잘 이해하는 전에 봤던 것들을 투영시켜 지금 눈으로 들어오는 정보를 이전 것과 같다고 인지하는 것을 말한다. 즉 뇌가 우리를 속이는 셈이나 마찬가지라 볼 수 있다. 사실 속인다는 표현보다는 사람은 본능적으로 위험보다는 안전을 선호하기 때문에 가장 익숙한 것들을 통해서 안전한 상황 속에 자신을 위치해 두고자 하는 것이다.

이런 데자뷔 원리를 자가 공연을 통해서 재현이 가능하다. 물론 베테랑의 경우 다르겠지만, 전문적인 베테랑이 아니라면 자가 공연을 해 본 후와 해보지 않고 실전에 들어갈 때 느껴지는 차이는 매우 크다는 것이다. 


좀 더 쉽게 사례를 들어 설명해 보자. 


내 주위 사람들을 봐도 자가 공연의 결과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남들 앞에서 서슴없이 말 잘하던 친구들은 여전히 말을 잘하고 거침없이 자신의 의사를 피력한다. 반대로 소심했던 친구들은 여전히 과묵하거나 술이 들어가면 그제야 입을 여는 경우를 볼 수 있다. 

남들 앞에서 하는 자가 공연은 가능한 한 경험이 많을수록 좋다. 경험이 많다는 것은 자신의 뇌 속에 실전에 대한 여러 프레임을 설정하기 때문이다. 어떤 일을 하든 간에 어느 정도 세월이 지나고 일에 매진하다 보면 누구나 전문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자기 스스로의 자가 공연에 소홀히 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서 차이가 많이 난다. 또한 실제 자가 공연은 학생들의 공부에도 크게 작용된다. 평상시 시험 보는 환경처럼 공부를 했던 사람이라면 시험 당일 환경에 친숙하여 긴장 없이 잘 시험을 볼 수 있으며, 그렇지 않고 이어폰을 꼽고 노래를 들으며 공부한 사람이라면 연필 소리만 가득한 시험장에서는 오히려 불안함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말하고 싶은 요지는 그 무엇을 하든지 간에 남들 앞에서 100% 이상의 성과를 보장받고 싶다면 반드시 자가 공연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다. 나 개인적으로도 자가 공연으로 덕을 본 것이 한두 개가 아니다. 더욱이 어떤 일을 할 때마다 자가 공연을 하는 버릇이 있다 보니 반드시 자가 공연을 해야만 실수 없이 좋은 성과를 얻게 되는 또 다른 법칙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노래를 잘 부르고 싶다면, 적어도 가족들 앞에서 불러보고, 

PT를 잘하고 싶다면, 동료들을 앞에 두고 직접 시연을 해 보고, 

그리고 영어를 잘해보고 싶다면, 옆에 있는 친구에게라도 영어로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 좀 더 질적인 성과를 이루는 바른 길이다. 


뭐든지 처음 경험은 버겁고 힘이 든다. 
하지만 경험이 연이어진다면 버거운 것은 가볍게 되고, 힘이 드는 것은 즐거움으로 바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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