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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삼 Oct 25. 2019

쉴 때는 확실하게

이번 글은 조금 책임 소재 문제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미리 한 가지를 언급하고자 한다.
앞으로 언급될 학습 방법은 수능시험을 보려는 학생들에게 해당되는 학습 방법이 아니다. 물론 적절히 사용하면 일부 도움은 되겠지만, 집중적으로 그리고 많은 시간을 두어 노력해야만 점수를 받는 공부를 하고 있다면 지금 보는 글은 분명 잘못된 방법일 수 있다고 말해 두려 한다. 게다가 사람마다 공부하는 습관과 패턴이 다 다르기 때문에 지금 필자가 이 글을 썼다고 해서 반드시 필연적이며 절대적이지 않다는 말을 하고 싶다.
글이라는 것이 참으로 무섭다. 나라는 사람은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써 내려가지만, 오히려 그 글이 누구에겐 가는 피해의 원인으로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글이란 그만큼 자유로우면서도 책임감이 동반되는 일일 것이다. 그래서 나의 글 쓰는 자유를 위해서 동시에 책임을 다하고자 글을 시작하기 전에 미리 주의를 두는 바이다. 
그리고 글이란 원론서와 같은 전문서적을 제외하고 대부분이 객관적 근거를 두고 글을 쓴다지만 거의 개인적 경험이 바탕되어 태어난다. 그렇기 때문에 글을 쓰는 사람의 책임도 중요하며 동시에 글을 읽는 사람의 변별력 있는 판단도 중요하리라 본다. 


학위 논문을 준비하는 사람에게는 늘 피곤하고, 머리는 계속해서 지루하며, 몸은 늘 쳐진다. 

실제 앉아서 컴퓨터를 들여다보고, 책을 살피며, 글을 적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 몸에서 가장 당 성분을 많이 소비한다는 뇌가 함께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내 주위를 둘러봐도 유독 단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미 단 맛에 중독이 된 학자들이라고 표현하면 너무 왜곡되려나? 

조금 억지스러운 상상을 펼치자면 요즘 남성보다 여성학자들이 많아지는 이유도 여성들이 단 것을 좋아해서 그렇지 않나 하는 엉뚱한 생각도 든다. 

실제로 학회 세미나에 참석할 때, 학회 측에서 제공되는 대부분의 간식거리는 고열량의 초콜릿이나 사탕, 그리고 쿠기가 대부분이다. 하긴 학회 세미나 때 어묵이나 불고기를 놔둘 수는 없겠지만.... 어쨌든 당을 많이 소모하는 행위가 공부인 셈이다. 


반면에 뇌는 단순하다. 그런데 단순한 뇌가 편의적으로 정보를 조작하는 경우도 있다. 달리 말해서 사리분별을 잘 못할 때 이와 같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즉, 쉬지 않으면 뇌는 왜곡된 정보를 생산할 수 있다는 말이다. 사실 뇌는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 그래서 체력이 되어 매일 12시간 공부하면 1년 안에 대학 4년과 대학원 석박사 4년 합이 8년의 수학을 다 할 수 있다고들 한다. (좀 더 쉬운 비유를 들자면,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사람들을 보면 알 수 있는데, 남들은 3년을 다녀야만 받을 수 있는 졸업장을 마음만 가지면 충분히 1년 안에 졸업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 그러나 역시 체력이 문제이다. 체력이 부족하면 몸은 쉬고 싶고 자연히 뇌는 피곤하지 않음에도 억지로 쉬어라며 자신을 설득시킨다. 게다가 그 신호로 집중 대신에 잡념을 계속해서 보낸다. 좀 더 달리 생각하면 건강을 해치기 전에 미리 보내는 사인과 같다고 보면 될 것이다. 


그때는 반드시 쉬어야 한다. 

우리가 흔히 공부는 체력이라고 말하는 데 정말 그렇다. 

체력이 떨어지면 당연히 집중보다는 잠이 쏟아지고 잡념이 많아진다. 특히 잡념이 많아지면 글을 쓰다가도 잘못된 어법으로 글을 쓸 수 있기 때문이며 동시에 잘못되거나 지나친 주관적 생각이 글에 담길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잠도 줄이고, 노는 것도 줄이며 정말 열심히 글을 썼지만 처음부터 다시 작성해야 하는 경우를 맛볼 수 있다. 필자인 나도 이런 경험을 수 차례 했었는데, 처음엔 그런 모습까지 모두 포함해서 열심히 했다고 생각을 했는데,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그건 열심히 한 것이 아니고, 그냥 아웅다웅 몸부림친 것뿐이었다. 


학습하는 동안 짧은 휴식시간이 학습 효율성을 높인다는 1885년 에빙하우스의 주장처럼 공부를 할수록, 다시 말해서, 머리를 쓸수록 육체피로를 풀 수 있는 그리고 기분이 전환되는 휴식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어렵더라도 최대한 쉴 때는 논문에 대한 생각을 덜 하며 기분 좋은 휴식을 즐기는 것이 좋다. 그래야만 놀고 나서도 덜 억울하다. 제대로 놀지 못하면 놀고 나서 못 놀았다는 후회로 더욱더 공부와 멀어지는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기간 지식을 습득하고 글을 써서 학위 논문을 준비하는 학생의 경우,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쉬는 것은 필수다. 그리고 충분히 쉰다고 하면 금방이라도 알고 있던 지식이 날아갈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쉬었다가 다시 텍스트를 보게 되면 좀 더 명확하게 보일 것이라고 장담한다. 

이유는 다시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자신을 더 부추기면서 집중을 요하게 되고, 

집중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이전에 봤던 내용들도 생각나게 된다. 만일 생각이 나지 않는다면 이해하지 못한 지식일 수 있다. 그렇다면 다시 해도 무방할 것이다. 쉬지 않아서 피곤한 상태에서 공부를 했다면 더 이해가 되지 않았을 테니까. 


흔히 엉덩이가 무거워야 학위 논문을 쓴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언제 엉덩이가 무거워지는지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엉덩이가 무거워지는 경우는 딱 두 가지 경우이다. 

첫 번째가 디데이가 얼마 남지 않았을 경우이고, 두 번째가 정말 논문에 대해 흥미를 가지고 자신이 써나가는 텍스트에 재미와 보람을 느낄 때이다. 전자의 경우, 불만과 함께 엉덩이를 붙여야 하지만, 후자의 경우, 엉덩이가 탈출하고 싶어도 계속 구속해 두기 시작한다. 왜? 빨리 그 결과를 알고 싶으니까. 또는 빨리 글을 마치고 싶으니까. 


그렇다면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할까? 

가장 중요한 것은 준비하고 있는 논문에 대해 애착과 흥미를 가져야 한다. 그리고 연구를 함에 있어서 자신이 하고 있는 연구의 가치가 크지는 않더라도 그렇다고 너무 가치 평가를 절하하면 안 된다. 자신이 공부하는 것에 대해 가치를 느낌으로써 재미가 동반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또 여기서 논문에 대한 재미를 위해서 애착과 흥미를 어떻게 가져야 할까? 

그건 정보 습득에 달려 있다. 책을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연 자신이 연구하고자 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어떻게 반영되고 문제시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언론을 고찰해 보는 것이 하나의 팁이 될 수 있다.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정보를 메모해 두어서 논문 연구 시 대화를 할 때 알고 있는 지식(사례)들을 말함으로써 좀 더 공부에 친밀감을 느낄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스스로가 관여도를 높이는 방법이다. 

관여도 역시 지친 몸과 두뇌를 가지고 발휘하기 쉽지 않다. 

전문지식이 부족하더라도 주변에 널려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정보를 이해하려는 노력, 관여하려는 마음이 많을수록 기존에 없던 흥미를 가질 수 있다. 
보통은 공부가 어렵다고 하는 것은 선지식 부족도 있지만 대부분이 새로운 것에, 귀찮은 것에, 또는 어려워 보이는 것에 관여하는 마음을 가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관여도의 정도는 처음에 가지는 관심 정도가 아니다.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것을 뜻한다.


머리를 쓰는 일은 제대로 쉬어줘야만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다. 

그러니 제대로 된 열심히 하는 공부 습관이 필요하다고 말할 수 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비가 오면 술 한잔 하고, 

눈이 내리면 눈 밭을 거닐고, 

바람이 불면 집에서 이불 뒤집어쓰고 만화책이라도 보면서 

몸과 마음을 쉬게 하여 다시 뛸 준비를 하는 것이 현명하리라 본다. 


그리고 긴 시간을 요하는 학위 논문은 계획하기 나름이겠지만 완벽하게 쉬는 날도 계획에 넣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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