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먹는 밥이 가끔은 지겨울 때가 있다.
밖에서 일할 때는 몰랐는데 집안일을 하면서 삼시 세끼 차려 먹다 보면, 할 말은 아니지만, 식충이가 된 것 같다. 나 자신을 비하하려는 것이 아니라 솔직히 그런 생각이 든다.
그래서 점심과 저녁을 정당하게 먹기 위해서 열심히 집안일을 하고, 오늘 하루 무엇인가에 대해 목표를 잡아 일을 하고, 나의 경우는 글을 쓰고, 새로운 일을 준비하고, 그간에 못했던 공부를 한다.
TV에서 방영했던 삼시 세끼라는 프로는 정말 매 순간마다 이벤트가 있고, 구성원 간의 대화와 소통으로 재밌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집에서 혼자 있으면 절간처럼 조용함에 잠식되어 지루함이 배가 되는 경우가 흔하다. 다시 말해서 심심하다는 말이 가까울 것이다.
그래서 심심하지 않기 위해서 이런저런 일을 벌인다.
다이소에서 물건을 사다가 만들고,
청소를 하고,
빨래를 하고,
지난 자료를 찾아보고,
책도 보고,
영화도 보고,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그런데 이런 것들이 재미가 덜한지 그렇게 나 자신에게 활력을 주지 않는다. 그나마 이런 활동을 해서 게을러지지 않으려고 노력할 뿐이다. 게다가 집에 있으면서 매일같이 돈을 쓰는 것도 적잖이 부담이 된다. 나름 바쁘게 움직이다 점심이 되어 식사하려는데 이 또한 귀찮을 때가 많다. 그나마 저녁은 딸아이랑 같이 있어서 아이가 먹을 때 나도 먹으니 괜찮다.
뭘 했는지 배는 고픈데 혼자 먹으려니 뭔가 부족하고 그렇다고 잘 먹자니 집에 있다 보니 비생산적인 일을 한다는 생각에 점심 한 끼도 꺼려질 때가 있다.
난 개인적으로 집안일이 생산적인 일이라고 생각지는 않는다. 현상 유지를 위한 일이라 보고 있다. 아내의 말에 따르면 다른 사람을 써서 집안일 맡기는 걸 생각하면 남편인 내가 집안일을 하면 되려 돈을 버는 셈이라고는 하지만 그리고 그 뜻도 이해는 하지만 나라는 사람이 아직 수긍을 못하는 것 같다.
아마도 이건 다 나의 어릴 때 교육 때문에 세뇌가 된 것 같다. 어릴 때부터 부모로부터 일하지 않으면 먹지도 말라!!! 음식을 남기면 지옥 가서 네가 버린 음식을 고스란히 먹는다!!! 게으른 사람은 밥 먹을 가치도 없다!!! 등등...
어릴 적에 우리 부모님은 밥과 연결하여 나를 많이 가르치셨다.
어쨌든 요즘 난 집안일을 하면서 틈틈이 돈을 벌 수 있는 것들을 찾고 있다. 한 푼이라도 번다면 매일 먹는 밥이 맛있을 것 같다.
그런데 일하면서 주부생활을 하면 더 이상 전업주부가 아닌 건가? 갑자기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