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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삼 Dec 30. 2019

유치원 마지막 방학

7살 딸아이의 유치원 마지막 방학을 맞이했다. 

변명 같지만 방학을 시작으로 나의 시간이 반비례적으로 줄어들고 하루 종일 딸아이와 함께 이런저런 일을 함께하고 있다. 

밤 9시가 되어서 겨우 잠을 재우고서야 설거지를 하고 컴퓨터를 켜서 몇 글자 적기 시작한다. 

한창 궁금한 것이 많은 딸아이는 컴퓨터에 앉아있기만 해도 슬그머니 다가와 한마디 한다. 

아빠, 뭐해요? 


그래, 방학인데 그래도 아이와 함께 있어야지 라는 생각에 켰던 컴퓨터를 끄고 그림 그리고, 이야기 만들기, 말잇기 놀이, 점심 만들어 먹이기, 잠시 외출하기 등 아이가 원하는 대로 하루를 보낸다. 

2019년 한 해 동안 나름 지치지 않으려고 글 같지 않은 글을 쓰려고 노력했고 어느덧 습관이 되어 게시는 못할망정 글을 쓰고 저장하는 일이 하루 일과가 되었는데, 모처럼 딸아이의 방학이 소소한 일과를 방해한다. 그래도 글은 언제든지 쓸 수 있으니까, 필요하다면 메모해서 다음에 쓸 수 있으니까 라는 생각으로 잠시 휴식기를 가진다는 생각으로 나보다는 아이에게 맞추고 있다. 


올해 겨울이 지나고 3월이 되면 딸아이는 8살, 초등학생 1학년이 된다. 

하루에도 열두 번 바뀌는 자기의 꿈으로 인해 벌써부터 고민하고 있는 딸아이이다. 어쩌면 딸에게 있어서 자신의 고민이 매우 중요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나도 저랬으니까. 


게다가 방학이 되니 벌써부터 딸은 어디 놀러 갈지에 대해 생각이 가득하다. 눈썰매장, 로봇랜드, 키즈카페, 공원 순으로 자기 나름대로 계획이 넘쳐난다. 하루에도 여러 번 내 앞을 지나면서 "여기 가면 정말 재밌을 텐데" " 와, 내가 언제 여기 가봤나?"라며 자기 혼잣말 하듯이 하면 나 들으라고 연발한다. 나름 끈질기게 외쳐대는 셈인데, 흡사 나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마지막 결정타는 "아빠는 여기 가면 재밌을 것 같아요?"다. 나름 아빠의 의중을 물어봄과 동시에 자기를 데리러 가 줄 수 있는지를 물어보는 센스 있는 질문이랄까? 자동적으로 나는 그 말을 들으며 "언제 저렇게 컸지"라는 생각을 한다. 


내가 어렸을 때는 대부분 묵살되었는데,,, 그래도 내 딸은 묵살되는 경험을 주고 싶지 않아서 틈틈이 갈만한 곳을 찾아보고 있는 중이다. 내일은 2019년 마지막 날,,, 크게 뜻깊은 추억은 아니더라도 아이가 행복할 수 있는 곳을 선택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도 마지막 유치원 방학인데... 게다가 2019년 마지막 날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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