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공삼 Jan 14. 2020


공부습관은 평상시 태도와 관련된다.

나는 아이의 공부습관이 평상시 태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믿는다. 

성격이 급한 아이일수록 공부습관도 둘쑥날쑥하고, 침착한 아이일수록 안정적인 공부습관을 가진다. 


그래서 나는 내 딸아이와 공부를 할 때 꼼꼼하고 침착하게 책을 읽게 하고 숫자를 계산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내가 어렸을 때의 반대의 방법이다. 


내가 어렸을 때, 어른들에게 공부를 배울 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빨리빨리"였다. 아마도 어른들이 보기엔 쉬운 문제여서 내 아이가 잘 못 풀면 답답했으리라 본다. 그 때문에 지금도 내가 쓴 글은 악필이며, 모든 일에 급하게 처리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정말 뒤늦게 공부에 대해 재미를 느끼면서 빨리 보다는 한 구절 한 구절 꼼꼼하게 보기 시작했고, 덕분에 정확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여전히 글씨는 악필이다. 

실제 공부를 제대로 하면서부터 악필인 글씨도 바꾸려도 노력을 많이 했다. 

노력 끝에 단어나 한 문장 정도는 예쁘게? 쓰지만 장문의 글을 쓸 때면 여전히 들쑥날쑥이다. 


옛일을 생각해 보자면, 급한 마음에 글을 써서 악필이었고, 

급한 마음에 글을 읽어서 제대로 글을 파악하지도 못하고 더불어 글을 읽을 때 더듬거리기까지 했었다. 

또, 급한 마음에 계산을 해서 쉬운 문제도 틀린 적이 많았다. 


즉, 급하지 않았다면 쉽게 갖출 수 있는 공부습관을 급해서 엉망으로 만든 셈이다. 

핑계를 두자면 어릴 때 제대로 된 공부습관을 배울 수 없는 환경에서 살았다는 이유일 것이다. 그런 환경에 노출되어 공부에 대한 흥미를 잃어갔었다. 

흥미를 잃게 되면 공부에 대한 관심도와 관여도가 떨어지게 되고, 이 때문에 공부에 대한 지속적인 노력이 저하되기 마련이다. 이렇게 단언적으로 이야기하는 이유는 개인적 경험 때문이다. 

고등학교 때 유일하게 잘했던 공부가 있었다면 단 2과목이다. 국어와 프랑스어. 

특히 프랑스어를 처음 접했던 나는 전과 다른 공부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고, 다른 공부보다 상대적으로 재밌을 것 같다는 기대에 유독 많은 관여도를 가졌던 기억이 있다. 솔직히 프랑스어 시험은 서너 차례를 제외하고 늘 100점을 받았었다. 그래서 그것이 계기가 되어 대학도 불어과를 지원해서 들어갔다. 대학에 들어가서도 다른 학생들보다 프랑스어 실력이 나았던 터라 대학교 졸업 이후, 대학원 진학도 불어불문학과에 진학했었다. 물론 박사과정은 다른 전공을 선택했지만 프랑스어에 대한 나의 관여도가 상당히 오랜 기간 영향을 준 사례라 볼 수 있다. 


고등학교 때 다른 공부보다 프랑스어 공부에 대한 나의 태도를 말하고자 한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국어와 더불어 프랑스어 시간만큼은 내가 제일 좋아했던 시간이었는데, 평상시 내 태도를 돌이켜보면 미리 예습하고 복습도 스스로 했던 과목이기도 하다. 그만큼 타 과목과의 태도가 상이하게 달랐다는 점이다. 

학생들마다 과목에 대한 태도가 각기 다 틀리다. 쉽게 말해서 잘하고 좋아하는 과목에 대한 태도는 우호적이며, 그렇지 않은 과목에 대해서는 비우호적이다. 그리고 이런 분위기는 학교 내 대부분의 학생들에게서 지켜볼 수 있다. 반면 모든 과목에 대해 공부를 잘하는 학생에게는 모든 과목에 대해서 우호적인 성향을 살필 수 있는데, 그것은 평상시 그 학생들의 태도에서 공부습관을 유추할 수 있다. 

한 번은 졸업 이후 공부를 잘했던 학생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가장 흔한 질문이었지만 그들에게 평상시 어떤 일을 하고 여가를 어떻게 보내는지를...

그들의 답변에서 공통점을 살필 수 있었는데, 특이한 점을 살필 수 있었다. 

모두들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 수집을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수집 과정에서 꽤나 오랜 시간을 투자하고 아끼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즉, 관심을 가지는 것에 대해 수집을 하고 분류하는 과정에서 정보에 대한 변별력과 집중력을 높이고 있었고, 오랜 시간을 투자하는 과정에서 급하지 않고 인내하는 과정을 즐기고 있었다. 심지어 자신이 가진 것을 응용하여 그럴싸하게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는 집으로 돌아와서 내 책상을 보는데 전혀 분류되어 있지 않았고 인내스러움은 없었으면 뭔가를 재창조하려는 의지를 찾아볼 수 없었다. 막연하게 당시에는 그랬구나 정도로 그들과 나의 차이를 인정을 했었다. 그러다 대학원에서 인지과학 박사과정을 지내면서 교육과정 저널을 찾아보다가 공부 잘하는 사람들에 대해 역학조사를 한 내용을 접한 적이 있다. 실험 참여자 모두 어렸을 때부터 뭔가를 집중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버릇을 가지고 있었고, 동시에 오랜 시간을 투자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요약하자면, 어렸을 때 어떤 습관과 버릇을 가지고 있느냐와 인내하는 법을 제대로 아는 것이 올바른 공부습관으로 이어지는 핵심 요소라는 점이다. 


공부습관은 성인이 되어서도 크게 작용한다. 흔히 공부라면 학교 성적과 대학 진학과 관련된 성적에 국한하여 생각하지만 좀 더 넓게 생각하자면 평생 동안 필요한 것이 공부습관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 이유는 매 순간 살면서 자신에게 떨어지는 의사결정의 순간 때문이다. 


만일 잘못된 공부습관을 가지고 있었다면 좋은 쪽으로 변화를 시도해 보는 것도 좋은 도전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어린이 공부습관에 대해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