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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삼 Jan 19. 2020

출처 인용, 위선자와 신사 간의 한 끗 차이

출처 인용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출처를 인용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따라 사람을 편가르기 하기란 적절하지 않아 보이긴 하지만, 출처 인용이 중요하다는 생각은 어느 정도 식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모두 동의하리라 본다. 그래서 개인적인 관점이지만 이와 관련하여 몇 글자 적어보고자 한다. 


요 며칠 전, 나는 어떤 주제에 대해서 나름 읽기 편한 보고서 형태로 글을 쓴 적이 있었고, 그 글을 전체가 볼 수 있도록 했는데 다시 비공개 글로 변경했다. 

이유는 남들이 나의 글을 인용 출처도 밝히지 않고 도용할까 봐서다. 


지인이 나의 글을 읽었는데 나에게 연락을 해서 해당 글을 비공개로 바꾸라는 조언을 해 주었다. 적어도 경고 문구를 달라고 했다. 

솔직히 졸필이라 생각하여 뭐 상관이 있을까 싶었는데... 다음 이야기를 듣고 글을 비공개로 결정했다. 


실제 연구원에서 기획서나 정책 보고서를 준비할 때 연구책임자인 박사 연구원들이 직접 자료를 찾고 초고를 작성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일부 위촉연구원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위촉연구원들이 글을 작성하면 이를 전달받아서 그제서야 박사 연구원들이 그 글을 짜깁기 또는 다듬는 과정을 거친다고 한다. 이 경우, 위촉연구원들이 의외로 브런치나 블로그 등에서 언급되는 이야기를 활용하여 자신들의 아이디어인 양 도용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만일 자료출처라도 명시하여 인용해 준다면 좋겠지만 인용 표기도 없이 마치 순수하게 자신이 생각해서 만든 것처럼 자랑스럽게 위선을 떠는 연구원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비공개로 결정을 했다. 그래도 나의 의도는 누군가 내 아이디어를 보고, 공감한다면 괜찮을 것이라 생각을 했는데,,, 

결국 이 말은 많은 연구원의 자질 문제가 심각하다는 소리가 된다. 


나도 예전에 연구원 생활을 했던 터라, 불로소득형으로 연구원 생활을 하는 연구원들을 많이 접했었다. 

자신은 정치색이 강한 대외 활동이나 회의 참석만 우선시하고 나머지 골머리 아픈 글을 쓰거나 분석하거나 하는 일은 정작 밑에 연구원에게 맡기는 식을 많이 보아왔다. 늘 그런 모습으로 한동안 살았었다. 일종의 모럴해저드와 같이.... 심지어 그런 모습이 당연하다 믿었고, 그래도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정작 그런 사람들로 인해서 피해 보는 사람들이 여럿이라는 점을 알고 그런 사람들을 경멸하며 살았다. 그래서 솔직히 연구원과 같은 시스템에서는 "나"라는 사람은 선호대상이 아니었다. 


연구원에서는 크게 세 가지 연구원들로 분류할 수 있다. 

개인적 기준인 만큼 신뢰성은 다소 떨어지는 글이 아닐까 싶다. 이점에 대해 양해를 구하며 글을 적어본다. 


먼저, 가장 이상적인 케이스로 실력도 되고 정말 노력하고 정직한 연구원이다. 이들은 자기가 참고한 자료에 대한 인용을 반드시 한다. 그리고 실제 실력이 있어서 남에게 업혀 가려 하지 않는 연구원들이다. 게다가 정당한 협업일 경우, 적극 나서서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이다. 


다음은 자기 할 일만 하는 개인주의 형 연구원들이다. 정말 자기 할 일만 한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일거리를 맡으려 하지 않고 기본만 하려는 사람들이다. 그래도 이런 사람들이 큰일을 맡으면 의외로 잘하는 사람들이 있다. 


다음은 남들에게 업혀가려는 연구원이다. 연구 보고서를 쓰다 보면 혼자서 보고서를 작성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내가 아는 지인처럼, 혼자서 수백 페이지의 보고서를 쓰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보통은 여러 전공을 융합하여 보고서를 작성하기 때문에 여러 사람들과 협업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공동연구원으로 참여하며 일을 하는데. 이때 정작 일을 하지 않고 요리조리 피해 다니는 연구원들이 있다. 그래도 그들이 다음에 언급할 사람들과 차이가 있다면 늦더라도 반드시 결과물을 내놓는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질적으로 최악인 연구원으로 위선적인 연구원들이다. 

위선적인 연구원에 대해서도 몇 가지로 나뉜다. 그만큼 여러 방면으로 위선을 떨기 때문인데, 각 기관의 발전에 저해되는 가장 심각한 질병과 같은 존재가 아닐 수 없다. 정작 문제는 위선자들이 자기가 위선을 떠는지를 전혀 인지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어쩌면 우리나라 지역 발전과 나라 발전이 이 모양 이 꼴이 된 것에 대한 원흉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다. 있어야 할 사람들은 없고, 전부 위선으로 똘똘 뭉친 사람들이 자리하여 월급만 축내고 있으니... 

그럼 어떤 위선자들이 있는지 나열해 보자. 


위선자 1: 자기가 다 할 것처럼 해 놓고 정작 누군가에게 손을 벌리는 사람들

위선자 2: 입으로는 공사 구분한다고 하지만 정작 행동으로는 공사 구분이 없는 사람들

위선자 3: 자신이 저질러 놓고 남 탓하는 사람들

위선자 4: 있는 사실도 아닌데 자신의 상상을 보태어 남을 험담하는 사람들

위선자 5: 무슨 일이든 남에게 미루려 하는 사람들

위선자 6: 이미 저질러 놓고, 그럴 의도는 아니었다면서 자신은 무고하다는 사람들

위선자 7: 자신은 나이스해야 하기 때문에 상대를 이리저리 재는 사람들

위선자 8: 어제 말 다르고 오늘 말 다른 사람들

위선자 9: 남들에게 하지 말라고 해 놓고, 자신은 아무렇게나 하는 사람들 

위선자 10: 더 무서운 것은 하지 말라는 일에 대해 자신에게는 스스로 면죄부를 주는 내로남불의 사람들

위선자 11: 자리 보존을 위해서 윗 상사에게 잘 보이려고 내린 결정을 아랫사람에게 일을 전가하는 사람들

위선자 12: 무조건반사적으로 남들이 틀리다는 것을 옳다 말하고, 남들이 옳다 말하는 것을 틀리다 말하는 사람들

위선자 13: 남들 앞에서는 절대 그러지 않을 것이라 말해 놓고, 정작 자신이 그렇게 행동하는 사람들

위선자 14: 무엇보다 윗 사람에게 잘보이려고 노력하면서 아랫 사람에게 거드름 피는 사람들

위선자 15: 착한 아빠인 척, 착한 엄마인 척 하는 사람들

위선자 16: 가정에 충실한 척 하는 사람들, 가정에 충실했다면 술을 왜 그리 마실가? 

위선자 17: 대화 속에 자기 생각이라는 것을 쏙 빼는 사람들

위선자 18: 팩트를 알고 있음에도 팩트를 보호하려하지 않고 가지고 놀듯이 거짓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

위선자 19: 자신은 최선을 하지도 않으면서 남들에게 최선을 외치는 사람들

위선자 20: 자신이 모르는 것도 다 아는 것처럼 행사하는 사람들



사실 사람들은 어느 정도 위선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서 집에서는 편하게 하는 행동을 밖에서는 하지 않는다거나, 남들 앞에서는 행동거지를 조심하는 행동들을 말한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하는 것들이라서 위선이라는 말 대신에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한 "예의"라고 말한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한 여러 위선의 행동은 자신에게 오롯이 스스로가 면죄부를 주는 행위일 뿐이며 남에게 그 피해를 준다. 그렇기 때문에 나쁜 것이라 말한다. 그리고 정말 가장 무서운 사람은 스스로가 위선적인 행동을 하고 있음에도 자신의 행동에 대해 크게 문제를 못 느끼는 사람들이다. 의외로 이런 사람들이 많다. 


어쨌든 나름 가지고 있던 생각을 정리하여 올린 글을 선의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 다시 내렸다. 

연구를 하다 보면 누군가의 선행연구와 글을 토대로 쓰게 마련이다. 하지만 의외로 그 글을 읽어 내려가는 사람은 어느새 그 글이 자기가 한 것처럼 스스로 머릿속에서 조작하고 인식하여 남을 위한 배려를 전혀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만일 위촉연구원이 윗 상사의 지시를 받아서 글을 쓰고 있다고 가정하자. 그리고 보통은 학사나 석사를 졸업한 사람들이 위촉연구원을 역임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작 그들에게 있어서 쉽게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방법은 외국 원서나 저널을 통해서가 아니라 웹사이트에 떠 돌아다니는 정보일 것이다. 특히 블로그나 최근 브런치, 티스토리, 워드프레스 등과 같은 곳은 사람들의 생각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정제되지 않은 지식 보물창고와도 같다. 그곳을 이용하여 글을 쓴 사람은 적어도 자신의 노력과 시간을 투자하여 작성한 글이 많은데... 거기에 대한 보상은 그리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저 보상이라면 내가 글을 써서 널리 알리는 만족과 누군가 댓글을 달아주거나 좋아요 나 구독을 해 준 것에 대한 만족이 전부일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보람을 느끼는 것은 누군가가 인용 출처를 달아줄 때이다. 그만큼 내 생각을 존중해 준다는 신사적인 행위라 본다. 


어쨌든 내가 언급했던 것들이 어느 정도 진행될 때쯤에 다시 내가 만든 글을 전체보기로 변경할 생각이다. 

모쪼록 주요 기관에서 일을 하는 연구자들이 스스로 전문가들의 글을 찾아 읽어가며, 이해하고 응용하여 더 좋은 연구 결과를 생산해 내기를 바란다. 


솔직히 자신의 생각이 아니라 남의 글을 읽고 얻은 정보를 자기 것인 것처럼 행사하는 것은 도둑질이나 마찬가지이다. 

혹자는 남의 것을 보고, 거기서 출발하여 새로운 생각을 창출하는 것이니 어쩔 수 없다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그래도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최종적으로 본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보다 한층 더 나은 아이디어를 제시해야 한다는 점이다. 단어만 적절히, 순서만 적절히 바꿔서 자신이 만든 것처럼 하는 행위는 누가 봐도 다 알게 되어 있다. 글을 좀 써 본 사람이라면 말이다..... 

적어도 양심적으로 인용을 언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외로 개인 글을 쓰는 플랫폼(네이버 블로그, 다음 블로그, 티스토리, 워드프래스 등)에서 언급된 글에 대해서 사람들이 그냥 너무나 쉽게 생각해 버리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그런 플랫폼에서 쓰여진 글을 그냥 쓰는 글이 아니라는 점을 알았으면 좋겠다. 앞으로 CCL이 더 강화될 것이라고 한다. 즉, 네이버에 어떤 글을 읽고 논문에 활용을 했는데, 인용하지 않았다면 표절에 해당됨 알아야 할 것이다. 연구원에서 출간되는 보고서에 대해서는 표절에 대한 강제성이 좀 덜하지만 출처에 대한 적절한 인용하는 행위가 연구자의 양심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 연구보고서에도 출저 인용을 강제하는 것이 정말 제대로 된 연구 결과를 생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연구자의 양심. 자신 스스로 열심히 했는지, 남의 것을 도용하지는 않았는지. 충분히 객관적인 연구인지를 말하는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그리고 그 핵심을 증명하는 데 있어서 출처인용은 기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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